포항시민 여러분들 지진 피해는 괜찮으신가요?
저는 포항에 있는 친척을 저희 집으로 불렀습니다. 체육관에 있는것 보다는 나을거 같아서...
영국 육군의 잭 처칠 중령입니다. 생긴건 참 멀쩡하게도 생겼습니다.(...)
풀 네임은 John Malcom Thorpe Fleming Jack Churchill이라고 하며, 1906년 영국 서리(Surrey)에서 태어나(홍콩 출신이라고도 하더군요.) 킹 윌리엄 대학을 졸업 후 샌드허스트 왕립 육군 사관학교에 입교하여 버마의 맨체스터 연대에서 근무 했습니다.(영국 육군은 해군, 공군과는 달리 왕립이 아니며 사관학교만 왕실에서 설립 해 줬다고 합니다.)
'대학을 나왔는데 사관학교를 또 갔다고?' 하실수도 있습니다만 영국의 사관학교는 4년제 대학으로 학위를 주는 미국이나 한국의 사관학교, 일본의 방위대학과는 달리 교육 기간이 1년도 채 되지않는 단기 교육기관이고 학위도 수여되지 않습니다.(11개월의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졸자라도 왕립 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 소위가 될수 있지만 영국의 대입 시험인 A레벨에서 세과목 이상 B등급을 받아야 입교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근데 어디서 듣기로는 이정도로 공부가 되면 영국에서 꽤 준수한 대학에 들어간다고 하데요.(...)
하여간 1936년에 예비역 대위로 전역하여 신문사의 편집자로 일했다고 합니다.
꽤나 다재다능한 사람인지 활도 잘 쏘고 백파이프도 멋들어지게 불줄 알아 바그다드의 도둑이라는 1924년작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멋진 특기를 가진 예비역 대위에 평범한 인텔리 사회인의 이야기입니다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영국 육군은 예비역들을 소집 했습니다.
다시 군복을 입은 잭 처칠 대위는 프랑스로 파병되었는데, 여기서 이사람이 남긴 어록을 봅시다.
"칼을 휴대하지 않는 모든 장교는 복장 불량이다."
이 말을 그냥 보면 그냥 평범한 칼덕후 아저씨의 이야기 같지만 말이죠...
상륙하는 잭 처칠 대위. 여러분들 눈에 저 아저씨가 손에 든게 뭘로 보이십니까?
다른 영국 군인들이 라이플을 들고 싸울때 이 골때리는 아저씨는 클레이모어와 롱보우를 들고 참전 했습니다.-_-;;;
후술하겠지만...저따위 무장을 들고 2차대전의 전장에 뛰어든 주제에 어마무지하게 잘 싸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골때리는게 아일랜드 출신인 잭 처칠 대위가 웨일즈의 롱보우와 스코틀랜드의 클레이모어를 들고 전쟁에 나갔다는게 참...(...) 국민 대통합
프랑스로 처들어간걸 보면 백년전쟁 2라운드라도 하고 싶었나 봅니다. 상대가 독일군일 뿐.
하여간 이 아저씨가 말하는 칼이라는게 진짜 클레이모어를 말하는거였습니다.(...) 총검 몰라 병신아?
그런데 이 아저씨가 자기 부하들에게 공격명령을 내리는데 그 명령을 내리는 방법이라는게 말이죠?
롱보우로 독일군 병장을 쏴서 거꾸러트리는걸로 공격 명령을 내렸답니다. 기묘합니다.(...)
당시 처칠 대위의 부대는 탑 안에 숨어 있었다는데 독일군이 나오는걸 보고 제일 먼저 나오던 그 운없는 병장을 쏴 버렸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2차대전 내내 활로 적을 사살한 사례는 이 아저씨가 유일하댑니다.-_-;;;
영화로도 유명한 됭케르크 전투에 참가한 이후 처칠 대위는 영국 육군 특수부대인 코만도에 지원했고, 1941년 12월 27일에 노르웨이에 주둔한 독일군을 공격하는 활 작전, 즉 Operation Archery(...)에 참가합니다.
여기서 그는 수류탄을 던져 적을 사살하는 무훈을 세웠는데, 문제는 이 공을 세우기 전에 전쟁터 한가운데서 백파이프로 '카메론의 사내들'이라는 곡을 연주했다고 합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군사작전 중인 전장 한복판입니다.(...)
골때리는건 이런짓을 하고도 작전은 성공했고, 더 어이가 없는건 당시 활 작전은 570명이 투입된 대대급 작전에 처칠 대위는 그 작전의 차선임 지휘관이었습니다.
작전의 넘버 2가 전쟁터 한가운데서 악기 연주하고 수류탄 던지고 다니면서 무훈을 쌓은겁니다.;;; 기묘합니다.
하여간 이 공적으로 무공 십자훈장(Military Cross)를 수훈 합니다.
1943년에는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전선에 참전했는데 지휘관이라는 양반이 허리에는 클레이모어, 등에는 롱보우, 손에는 백파이프를 들고 소총수 한명 달랑 데리고 적에게 항복을 권유해 무려 42명의 적병을 항복시켰습니다. 기묘합니다.
사실 이때쯤이면 연합군이고 추축국이고 이 아저씨의 기행이 매우 유명했다는데, 싸움꾼 잭 처칠 혹은 미치광이 잭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고 하는군요. 사실 지휘관이 총을 안들고 다니는데 그냥 놔 두는 영국군도 대단합니다.(...)
1944년에는 유고슬라비아로 가서 티토가 이끄는 파르티잔 부대와 합류하여 싸웠습니다.
1500명의 파르티잔을 이끌고 싸우던 그는 전투 지휘를 백파이프를 불어서 했다고 합니다.(...)
첫날의 전투가 무위로 돌아가자 파르티잔들을 놔 두고 직속의 영국군 40명만 데리고 다시 전투에 나서서는 박격포 포격을 받는 와중에 전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백파이프로 '다시 안돌아올거야?'라는 곡을 연주하다가 수류탄 파편에 맞고 기절, 베를린으로 끌려갔다는군요. 기묘합니다.-_-;;;
그 뒤 두번의 탈출 시도 끝에 포로수용소 탈출에 성공하여(첫번째 탈출때는 베를린에서 발트해까지 걸어가려다가 해안선 도착 전에 걸렸댑니다.;;;) 버마 전선으로 배속 되었습니다.
이 아저씨는 일본군과 싸우는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는데...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이 인간 분명 일본 사무라이랑 칼부림을 해 보고 싶었을거다." 였고, 솔직히 저도 그렇게 생각 합니다.(...) 뭐 전선 자체가 다르지만 후나사카 히로시와 붙었다면 정말 볼만 했을지도요.-_-;;;
그런데 그가 인도에 도착할 즘 해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이 떨어져 일본이 항복 했고, 이 아저씨는 "양키 놈들이 전쟁을 끝내 버렸어! 아직 10년은 더 싸울수 있다구!" 라며 아쉬워 했다나 뭐라나...(...)
종전 후에는 20세기 폭스사의 46년작 영화 아이반호에 궁수로 출연하기도 하고, 팔레스타인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며 호주의 공지전 학교((land-air warfare school)의 교관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1959년에 중령으로 전역하여 1996년에 고향인 서리에서 작고했습니다.
온갖 흉악한 무기가 난무하던 2차대전에 좀 다른의미로 흉악한 무기를 들고 설치던 아저씨 답게 인지도가 굉장해서 이렇게 피규어도 나왔습니다.
2차대전에 등장한 영국 괴인의 포스를 느껴 봅시다.(...)
나치 독일 슈츠슈타펠의 인간흉기인 오토 슈코르체니 대령이 전후의 자서전에서 윈스턴 처칠의 아들이 유고슬라비아에서 포로로 잡혔다는 언급을 하는데, 처칠경의 아들인 랜돌프 처칠은 포로가 된적이 없습니다.
같은 성이라 슈코르체니 대령이 착각한듯.
덤1. 2차대전에 등장한 기사(물리적인 의미로)라는 점에서 일본 육군 최강의 사무라이(...)인 후나사카 히로시와의 대결이 일종의 VS놀이 처럼 언급 되곤 하는데...(언젠가 기회가 되면 자세히 소개 하겠지만 후나사카 히로시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무라이라 불릴만 한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후나사카 군조(한국군의 중사에 해당)는 저 아저씨처럼 꼭 칼과 활을 고집한게 아니라 손에 집히는 무기 중 쓸만하다 싶은건 뭐든지 쓰는 범용성이 쩔어주는 인간 흉기였던지라(...) 처칠 중령이 그리 쉽게 이기긴 힘들듯 합니다.(...)
덤2. 잭 처칠 중령의 VS놀이 숙적(...) 후나사카 히로시 군조 역시 미군들마저 경악을한 전투력을 자랑한 인간 흉기였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소개 하겠지만, 이사람은 전투력만 쩔어주는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흠잡을데 없는 인물인데, 특히 한국의 정신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는 굉장히 고마운 사람입니다.
전후에 일본의 극우세력들이 위안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배를 째는걸 보다못해 당시 서점을 운영하며 여생을 보내던 후나사카 군조가 위안부의 존재를 증언하고 구체적인 위안소의 위치와 운영 실태까지 모조리 증언해 버린겁니다.
당연히 극우들은 게품을 물었지만, 전쟁 영웅을 함부로 대하기엔 후폭풍이 장난이 아닌지라...-_-;;;
심지어 훌륭한 무훈을 세운 군인이자 양심적인 평화운동가로 많은 존경을 받는 후나사카 군조를 함부로 욕하거나 건드린다면 아무리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일본 국민들이라도 자신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쏟아 부을것이 자명해서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덤3. 본문 마지막에 언급한 슈츠슈타펠의 인간흉기 오토 슈코르체니 대령은 잭 처칠 중령보다 한술 더 떠서 아예 별명이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였습니다.
역시 기회가 되면 자세히 소개 하겠지만 이 아저씨가 전쟁중에 하고 다닌 짓들을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가 다이 하드 시리즈의 존 맥클레인과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되시겠습니다.(...)
10대때 부터 목숨을 건 결투를 15회나 했다고 하고, 대학때는 아예 결투클럽 회원이었다는군요. 심지어 이 결투로 인해 얻은 상처가 죽을때까지 남아 있었다고...
사실 이 아저씨 젊을때는 독일에서 결투가 남자의 미덕으로 받아들여졌고 얼굴에 상처 좀 있는건 멋으로 치부됬다고 합니다.
다만 이 아저씨는 '인간 흉기'지 '인간 쓰레기'가 아니었기에 저항하지 못하는 포로나 무고한 민간인들에게는 절대 막되먹은짓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대단히 신사적이고 친절하게 대해 줬다고 합니다.
결투클럽 회원이었다는데서 짐작할수 있듯, 이 아저씨는 '전투란 모름지기 명예가 있어야 한다.'는 전형적인 유럽 장교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슈츠슈타펠의 학살, 약탈, 강간의 아이콘(...) 오스카 파울 디를레방어 상급대령을 정말 정말 싫어해서 아예 사람 취급도 안했다고 합니다.
디를레방어 상급대령이 계급빨로 찍어 눌렀지만 애초에 이 폐기물은 SS 안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 뿐이었고(...) 슈코르체니 대령은 전투만 안하면 신사적인데다, 히틀러가 신임해 마지않는 양반이었으니 사람들이 누구 편을 들었을지는...
덤4. 사실 영국군은 예비군용 무기로 진짜 창을 만든적 있습니다.
예, 2차대전때요.(...)
젊은 남자들이 다 전장으로 떠나고 본토 방어를 할 병력이 없자 영감님들 위주로 구성한 홈가드라는 예비군 부대가 있었는데, 쓸만한 무기를 전부 전방에 보내고 나니 이 아저씨들 줄 무기가 없는겁니다.
근데 또 마침 그때 수상인 윈스턴 처칠경이 "모든 홈가드 대원들은 창이나 철퇴라고 해도 무장을 갖춰야 한다"라고 발언 했는데, 이건 '홈가드 대원들에게도 제대로 된 장비를 줄수 있도록 해라.' 라는 은유적 표현이었지만 순진한 영국군 장교들이 진짜로 수도관에다가 재고품으로 굴러다니던 총검을 용접해서 창을 만들어다 지급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당연히 욕 오지게 먹었댑니다.-_-;;;
P.S. 전 이젠 처칠 중령이 파문술사나 스탠드 능력자였다고 해도 믿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