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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올라오는군요
게시물ID : emigration_26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필
추천 : 5
조회수 : 4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23 12:58:10

애초에 이민 생각이 별로 없다가 세월호 사고 취재 내려갔다 올라온 뒤 이민생각을 하게됐던 터라 오늘 세월호 인양이 참 감개무량합니다.

진도에서 뵈었던 가족들이 한분 한분 생각나는군요.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진 후, 미군 장성 중 하나는 그 모습을 "산자가 죽은자를 부러워 하는 세상"이라 표현했답니다.

진도에서, 한 일주일 지나고 나자 이제는 시체를 수습한 유가족(사망확정)들을 실종자 유가족(아직 생존자로 분류)들이 부러워 하던 모습들이 기억납니다.

가족 모두 아들 구하면 바로 만나겠다고 내려왔다가, 긴 기다림 끝에 지친 딸에게 치킨 사준다고 진도시내나와서 치킨 튀겨 돌아가다 아들 시신이 올라왔다는 얘기를 듣고 소주를 드시고 길거리에 퍼질러 앉아 우시던 그분도 생각나고요...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
그 분은 치킨을 들고 울고계셨습니다

'내나이가 45세인데 아이라곤 얘 하나였다. 얘가 죽었는데 이제 나에겐 남은게 뭐가 있겠냐. 이 나이에 애를 다시 낳을수도 없고'라며 한탄하시던 분도 떠오릅니다.

제가 이민을 결심 하게 된 것도, 아무리 내가 한국에서 '갑'으로 살건간에, 비슷한 사고를 당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국가는 제대로 구조도 안해주고, 그에 대해 항의하면 빨갱이 소리나 듣겠구나 싶어서 였습니다.

게다가 20여년 마다 바다에서 300명 이상 죽는 사고가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과적, 과승원, 구명장비 불량등 원인도 비슷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소 잃어도 외양간 고치지 못하는' 나라를 믿지 못해 이민을 오게 됐지요.

http://biz.heraldcorp.com/common_prog/newsprint.php…
[세월호 침몰] ‘소 잃고 외양간 방치하는 한국’…20년 주기(?) 한국의 대형여객선 사고, 모두 ‘이것’ 있었다

맹자 양혜왕편에는 '사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환(홀아비), 과(과부), 고(고아), 독(자식 잃은 노인)이 그들인데 이 궁한 백성들은 나라가 그 누구보다도 우선 돌봐줘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심청전에는 심봉사가 "내가 사궁 중 으뜸(사궁지수)이라는 자식 잃은 노인이 되는구나"라며 한탄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오늘 세월호의 인양이 가족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또 나라에게는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는 '소 잃은 외양간 고치는 계기'가 되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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