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제가 술 약속이 있을 때마다 꼭 데리러 나와여(그리고 같이 마심)
저 또한 남편이 술 약속이 있으면 회식을 제외하고는 꼭 함께 나가여
처음에는 남편이 불편해 하기도 하고.. 친구들 앞에서 혹은 동생들 앞에서 너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부릴 수가 없어. 창피해.. 라며
거절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제가 있어야 편하게 먹는다며 저랑 함께 약속을 잡죠
물론 밖에선 서방님 서방님 해달라더니 정작 서방님이라고 해주면 엄청 불편해 함... 오히려 애들 앞에서 먼저 엉덩이를 내밉니다(궁디팡팡!)
그럼 오늘은 다른 에피소드를 알려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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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뽀뽀
우리는 만난지 몇 달이 되가지만 그 흔한 스킨십이 없었음
드워프는 날 되게 좋아하는데 또 되게 무서워함.. 항상 날 만나면서 하는 생각이
'아 손잡고 싶다 그치만 잡으면 나 때리겠지?'
'아 뽀뽀하고 싶다 그치만 날 죽일거야'
아무리 머리 속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끝은 늘 피흘리는 자기 모습이었다 함
그래서 우리는 손도 내가 먼저 잡음... 처음 손을 잡았는데ㅋㅋㅋㅋ 애가 굳어서 삐걱삐걱 댐
20대 극 후반 해볼거 다 해본 사람들끼리 손잡고 삐걱삐걱 걸음
어느 날 엄청 걷고 술 한잔 마신 밤이었음 아마 가을쯤 됐던 듯 니트 입고 있었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거임 막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사람들도 와글와글하고
가는 길에 벤치가 보여 잠깐 앉자하고 앉음
벤치 뒤에 큰 가게가 있었는데 조명이 엄청 밝았음
얘기를 하다 드워프를 봤는데 세상에....!! 너무 이쁜거임
조명 덕에 하얀 얼굴이 포샵한 것처럼 뽀얀데다가 술기운에 살짝 홍조가 올라와있음
심지어 내가 뚫어지게 보니까 수줍어함 (남녀 뒤바뀐거 아님)
왜 그런거 있잖슴? 중국 왕이 절세미녀 하나 앞에 앉혀놓고 너무 흡족해 하는 장면들. 본인이 딱 그럼.
허허 내가 절세미남을 얻었구나 껄껄껄 (파워흡족)
얼굴에 표정이 다 드러났다 봄 왜그렇게 쳐다보냐고 감히 앙탈을 부림
그.래.서!
도망 못가게 양 볼을 꽉 잡고 뽀뽀함
헤헷
술맛남
입술을 딱 떼고 (여전히 양 볼은 붙잡고 있음) 드워프를 보는데,
드워프가 실실 웃음 (빙구 웃음임)
아.. 이상하게 몸 속이 간질간질 함.. 드워프가 너무너무 이뻐서 사람처럼 보임
그랬음 차버림 미션을 클리어 하기 위해 애정 없이 만나던 날 들을 지나
사랑에 빠져버린 거임 (폭망)
훗날 이 웃음은 본인이 빡쳐있을 때 화풀이용 혹은 가지고 싶은거 허락받을 때 남편이 유용하게 쓰임
* 첫 여행
본인의 아빠는 본인이 어려서 부터
많은 남자를 만나봐야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고 하셨고
그에 반해 엄마는
남자는 너무 착하면 안되고 너무 마르거나 살이 쪄도 안되며
적어도 동생보다 컸으면 좋겠고(본인 동생 186) 사람 됨됨이고 봐야하고
얼굴은 장동건, 송승헌 급이면 괜찮다- 주의 였음 (우리 엄마 정우성 싫어함 잘생긴거 모르겠다 하심..)
그래서 난 남자친구가 생김에도 불구하고 보여드리지 않음.
아 그래도 말은 함 일요일 오전 동물농장 보다가 드워프 닮은 강아지가 나오길래 이번에 생긴 남친이 쟤를 닮았다- 정도?
엄마아빠도 별로 크게 신경을 안썼음... 그러나 귀가시간이 점차 늦어지면서 걱정하시기 시작함.
그날도 되게 화창한 날이었음
드워프가 굳이 우리 동네까지 데리러 온다길래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림
차를 가지고 옴.. 무작정 출발함
"후훗 목적지는 알려주지 않을테야 가면 되게 좋아할걸?"
"XX 가는거네 (심드렁)"
"???? 어떻게 알았어?? 여기 가봤어??"
"야 너 네비에 목적지 찍음 (힐끗) 야 우회전 해야지"
바닷가였음
하 미리 얘기라도 해줬으면 운동화에 도톰한 옷을 입었을텐데.. 힐레 얇은 자켓만 입고 감
추워서 짜증남-> 때림-> 이럴 줄알고 준비했다며 패딩을 가져옴-> 따뜻함-> 쓰담쓰담
그렇게 구경 후 더 늦어지기 전에 가려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회를 먹고 가자고 함
본인은 회 엄청 좋아하지만 이 글을 쭉 보신 분들이라면 알거임... 드워프는 해산물(특히 어패류)을 못먹음..
"너 회 못먹잖아"
"아니야 나 술이랑 먹으면 먹어"
"차 가지고 왔잖아"
"아 그럼 나는 새우 먹을게 너만 회랑 술 먹어"
그렇게 회와 새우와 소주를 시킴.... 그리곸ㅋㅋㅋㅋ너무 자연스럽겤ㅋㅋㅋ서로 나눠마심
"헐 술 마시면 어떡해 유 헤드 빙빙?"
"아냐 지금이 6시니까 한두 잔 정도는 분해될거야 한 12시쯤 출발하면(모범 시민 여러분 이런 생각도 하면 안됩니다)"
그렇게 늦게 출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으면 얘기가 재미없지
둘이 분위기에 취해 정신 놓고 마심.. 결국 방을 잡게 됨 (흐흐)
일단 화장을 지움.. 뭐 누구세여 내 여친이 아닌데?? 이런 상황을 벌어지지 않았음ㅋㅋㅋㅋㅋ
씻고 나가보니 드워프는 침대 저~ 끝에 매달리듯 앉아있음
눈동자 흔들리는게 여긴 어디 난 누구 이 상황.. 심지어 오들오들 떰ㅋㅋㅋㅋㅋㅋㅋ
"야 뭐해 안씻어? 냄새남 빨리 씻고나와"
그렇게 씻고 나옴
별 일 없이 침대 양 끝에서 나란히 잠............자다가 내가 덮침 워후!
이 때를 남편이 회상하길... 분명히 자기가 흑심을 품고 술도 마셨는데 뭔가 꼬인 느낌이었다고 함
심지어 술도 일부러 마셨다고 함
오늘은 꼭 거사를 치르겠어! 했는데 당해버림. 기분이 너무 묘했다고 함
다음 날, 내 핸드폰에는 불이 남
엄마한테 욕먹을게 뻔해서 남친에게서 한 5미터는 떨어져서 전화를 받음
예상대로 욕이... 울 엄마 할머니가 되면 김수미님 처럼 될거 같음
생각보다 성량도 좋았는지 5미터 떨어진 남친도 엄마 화내는걸 들었다고 함
그래서 내가 의기소침 할까봐 어떻게 달래줘야하지 고민 중인데 생각보다 너무 태연하게 차에 타서 놀랬다고...
"미안해 나때문에..."
"뭐 그럴수도 있지 걱정말고 천천히 가자"
"내가 진짜 너 책임질게"
"니가 뭔데 날 책임져 처음도 아니고.. (심드렁) 신경쓰지마"
(진짜 이렇게 말함.. 남편은 속으로 원래 발랑까진 애였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고, 나는 3시간 혼나고, 1박2일 보면서 칼국수 먹음(칼국수 먹고싶당...)
엄마는 그 놈을 다시는 만나지 말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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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남편 보고싶당
오늘 아침에 엉덩이 못만지고 와서 힘이 안나여...
비도 오는데 집에가서 눕고싶네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