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쉬는 날만 되면 카메라 들고 나돌아다니던 때가 생각나네요.
쓸데없는 오브제에 꽂히는 때가 있잖아요.
저는 한 때 담벼락 사진만 찍고 다녔어요
경기도 변두리 아무 곳이나 가서
맘에 드는 담벼락 앞에 삼각대를 세우면
지나가던 동네분들이 꼭 물어봐요.
"거 뭐하시는 거요?"
"사진 찍어요."
"그러니까 뭐 찍는거요?"
"담벼락이요."
"담벼락은 왜 찍어요?"
"취미로 하는거에요."
"아 그러니까 왜 찍는거냐구요."
"취미로 그냥 찍는거에요."
"어 참 이상하네 그걸 왜 찍을까.."
매번 이런 식으로 오가는 말이 귀찮아서 어느 날인가는
"거 뭐하시는 거요?"
"작가에요."
"아...작가시구나..."
로 마무리 되더라구요.
그러니 출사 나가셔서 이상하게 보시는 동네분들의 말씀이 길어지는게 귀찮으시면
"작가에요"
하세요.
이 방법의 단점은
가끔 명함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