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2012년 4분기는, 역대 최대급 풍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작과, 대작과, 기대하지 않았던 수작들이 넘쳐난, 저에게는 너무나도 바쁜 시기였죠.
1. 중2병이지만 사랑하고 싶어
평점 : ★★★★★
이번 분기 최대의 화재작. 수많은 사람들의 손발을 소멸시킨 바로 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한가지 의의가 있는데요. 바로 교토 애니메이션의 나름 최초의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것입니다.
듣보잡 작품을 교토 스케일로 강제흥행시켜버리는게 교토의 스타일이지만, 이번에는 원작의 캐릭터만 가져오고, 전체적인 스토리 및 연출은 교토의 오리지널이라는 것이고, 이 작품의 성공으로 인해 다음 작품인 타마고 마켓은 교토 최초의 최초의 오리지널 작품으로서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뭐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1, 2화에서 쏟아져나오는 충격과 공포의 중2병 연기에 포기들 하고 있지만, 작품 전체를 봤을 때에는 오히려 최근 몇년간 보지 못했던, 매우 훌륭한 연애 드라마입니다. 여전히 유행중인 하렘물의 치정싸움도 없이, 두 주인공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중2병이라는 소재와 매우 잘 연결시키고, 또 완성시켰죠.
중간중간 상당히 시리어스한 내용도 있었지만, 결국 마무리를 훌륭하게 한 덕분에 작품의 완성도는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특히 마지막 화에서의 데코모리의 변신은, 2기던 OVA던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군요. 아 내 돈...
2. 옆자리 괴물군
평점 : ★★★★☆
이번 분기 의외의 수작, 옆자리 괴물군입니다.
이번 분기에는 특히나 JC스태프가 무려 3개의 작품을 내놓았는데요, 의외로 3개의 퀄리티가 다 매우 좋습니다. 일단 동명의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인데요. 순정만화의 특성상 애니화되면 일단 재밌습니다. 특히나 옆자리 괴물군은 주인공인 시즈쿠의 귀찮은 성격을 너무다도 잘 연기해주었고, 또 작품에 등장하는 꽤 많은 캐릭터들을 잘 살렸죠.
작화도 중간중간 약간 불안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캐릭터들이 매우 귀엽습니다.
또 중간에 꽤나 심각한 내용이 많음에도, 완급조절이 좋아서 부담없이 볼 수 있고요.
순정만화 원작 애니의 장점은 일반인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입니다.
3. 사쿠라장 애완그녀
평점 : ★★★★☆
라노베 원작 애니는 그 특성 상, 스토리의 상당수가 잘려나가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 사쿠라장 애완그녀도 그런 리스크를 상당히 많이 짊어진 작품입니다만, 그럼에도 높은 평점을 준 이유는 역시나 그 작화입니다. 이번에 JC에서 내놓은 3개의 애니는 모두 작화가 뛰어나고, 벡터가 달라서 뭐가 제일 좋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사쿠라장 애완그녀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 매우 뛰어난 작화를 보여줍니다.
또 스토리가 많이 잘려나갔다고는 하지만 13화 내에서의 배치가 나쁘지 않아서 원작을 보지 않고 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는 나름 좋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4. 리틀 버스터즈!
평점 : ★★★★
믿고 보는 KEY사의 미연시 원작 애니메이션! 물론 KEY=교토라는 공식이 뿌리깊게 퍼졌기 때문에, 맨처음 JC가 만든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 실망을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포텐 터진 JC는 나름대로 완성도 높은 리토바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야구소재의 미연시라길래 거부감이 꽤 들었지만, 별 문제는 없습니다. 야구는 거의 안하니까요. 그리고 애니를 보기 전까지는 전 쿠드가 주인공인 줄 알았습니다. 쳇.
아무튼 믿고 보는 KEY인 만큼 순항중입니다(2쿨이라 아직 완결은 안났어요)만, 코마리의 특유의 코맹맹한 연기가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모에 3인방(린/코마리/쿠드)은 일본 모에 연기의 극치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은 보기가 힘들 수도 있겠군요.
5. 소드 아트 온라인
평점 : ★★★★
이전 분기 최대의 화재작이지만, 이번 분기에는 주니코이에 약간 밀린 소드아트 온라인, 이하 SAO입니다. 2쿨에서는 이제 아스나를 구하는 ALO 이야기이고, 슴구하스구하가 히로인인 부분입니다. 만, 시리카가 안나와요. 제길.
아무튼 믿고 보는 대작 라노베 원작 애니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엑셀월드와 이어지는 세계관이라는 점에서,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고요. 금서목록처럼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후의 내용으로 2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6. 절원의 템페스트
평점 : ★★★★
요즘 영 힘을 못쓰는 본즈의 신작, 절원의 템페스트입니다. 일단 '로리만' 잘 그리는 본즈 작품인데 로리가 없으므로 모에모에 큥 한 건 기대하기 힘듭니다만, 원작이 스파이럴 작가입니다. 그만큼 작품 내내 긴장감과 반전이 끝없이 나옵니다. 뭐 메인 히로인인 하카제와 아이카도 모에모에하지는 않지만 꽤나 이쁘고, 주인공 남정네 둘도 커플링은(?) 좋고, 뭐 그렇습니다.
작품의 세계관도 상당히 독특하면서 치밀합니다. 다만 한마디로 아직 이야기는 진행중이고 2쿨입니다.
다만 한가지 어색한 점이라면 등장인물들은 전부 고등학생들인데 사용하는 어휘가 절대 고등학생 수준이 아닙니다. 그리고 햄릿과 템페스트(셰익스피어)가 막 쏟아져 나옵니다. 아이고.
7. 신세계에서
평점 : ★★★★
일본 SF소설대상을 받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신세계에서 입니다. 작품평을 하자면 '한없이 어둡다'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오히려 문명은 퇴화되고 초능력을 사용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지만, 매우 통제되고, 절망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습니다. 세계관 자체도 어두운데다가 분위기와 이야기 전개도 꽤나 심각하고, 또 캐릭터간의 관계도 매우 복잡합니다.
하지만 이 미칠듯한 어두움이 이 작품의 매력이고, 빠져든다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독특한 점이라면 오프닝이 없다는 점이겠군요. 원작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작화 자체도 꽤나 좋고 연출도 좋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8. K
평점 : ★★★★
이번 분기의 또다른 수작. K입니다. 뭐 많은 사람들이 (게이)라고 읽기도 하고, 작품 내에서도 참 야오이 스런 구성이 많이 나오기는 합니다.
아무튼 별 기대 없이 뜬금없이 나온 작품이기는 한데, 정말 뜬금없이 압도적인 작화입니다. 또한 매우 독특한 세계관, 캐릭터. 이것저것 중2병을 자극하는 소재들이 넘쳐나는 작품이죠.
모든 면에서 좋은데 4.5점을 주지 않은 이유는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초반에는 완전 동떨어진 두개의 스토리로 진행되는 느낌이라 이해하기도 힘들고요. 물론 2쿨로 진행중이라 세계관에 대한 설명은 계속해서 나올 것 같습니다만, 세계관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보신다면 초반에는 약간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노출이 꽤 많습니다.
9. 로보틱스;노츠
평점 : ★★★★
분명히 대작인데 의외로 조용하게 나가고 있는, 로보틱스 노츠 이하 로보노츠입니다. 이 작품 역시 믿고 보는 대작 게임 원작이고, 사실 슈타게의 애니화가 큰 성공을 거두어서 이 작품도 크게 흥할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조용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만.
뭐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애니의 캐릭터들의 귀여움이 원작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프라우를 빼고는 원작의 귀여움의 한 20%를 상실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처음에는 로봇 만들다가 점점 지구멸망을 구하는 스토리로 가고는 있지만 그 속에서 하나둘 뿌려진 떡밥들이 회수가 되면서 점점 스토리가 완성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 2쿨에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된다면 매우 흥미진진할 것 같군요.
10. BTOOOM!
평점 : ★★★☆
오프닝이 참 좋은, BTOOOM!입니다. 사실 소재 자체는 꽤나 흔한 배틀로얄물이고, 스토리도 그 흔한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전투소재가 오직 '폭발물'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몇안되는 개성이죠. 다만 작화는 매우 훌륭하고, 전투씬도 매우 좋습니다.
문제는 작화가 정말로 좋느냐인데, 저도 처음엔 작화가 별로인데? 라고 생각했지만, 원작 코믹스를 보고 나니 원작의 작화를 정말 잘 살린 작품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더군요.
더욱 놀라운 점은 이 흔한 소재에 흔한 스토리에 흔한 캐릭터로 만들어진 애니가 무려 2기로 제작된다는 점입니다.
뭐 제가 계속 흔하다 흔하다 흔하다라고 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어느정도 재미는 보장되었다는 소리입니다. 배틀로얄물은 뭐 봐도 봐도 안질리는 소재니까요.
11. 오빠지만 사랑만 있으면 되잖아?
평점 : ★★★☆
이미지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번 분기 노출담당. 오니아이입니다.
사실 작품 자체는 아주 평범하고 흔하고 요즘 유행하는 근친 + 하렘인 일본 라노베 원작의 애니입니다. 덕분에 작품의 완성도도 무진장 엄청 높고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만, 이번 분기에 부족한 '색'을 채워준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또 20분 내내 쉴틈 없이 색드립이 작렬합니다. 또 저렴한 제작 가운데에서도 이부분은 아주 열심히 살리는 노력이 보입니다.
오프닝과 엔딩 노래도 요즘은 의외로 듣기 힘든 발랄한 계열의 노래라 반갑고요.
12. 오늘부터 신령님
평점 : ★★★
꽤나 기대했는데, 유일하게 '아쉬움'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독은 후르츠바스켓의 감독이고, 원작도 나름 재밌는 순정만화에, 잘 구성된 역하렘. 그리고 여주인공의 귀여움. 참 밑밥은 잘 차려져있는데, 뭔가 편집과 구성이 어색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보다보면 중간중간 뭐랄까 긴장이 빠지는 부분이 종종 있달까요. 물론 이건 이번 분기 애니들이 워낙 쉴틈없이 진행대다보니 느끼는 상대적인 느낌일 수는 있습니다.
어째뜬 캐릭터들은 귀엽고, 스토리 자체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부분때문인지 관련 이미지 찾기도 어렵고, 정보도 적고, 2기의 가망성은 한 1%정도 있다고 쳐주는 정도겠군요. 여러가지로 아쉬운 작품입니다.
그 외에도 걸스 판쳐, 죠죠, 마기 등등, 이번 분기에는 정말 볼 만한 애니가 많았습니다. 다만 걸스 판쳐는 뭐랄까 약간 우익냄새가 나는(내용 자체는 크게 우익성향은 아닙니다만) 애니긴 한데 요즘 월오탱이 유행하니 월오탱 하시는 분들은 한번 보시면 꽤나 재밌을겁니다.
죠죠/마기는 코믹스로 이미 본 터라 보질 않았습니다.(죄송)
일단 평점은 모두 '주관적'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무튼 정말 바빳던 4분기입니다. 대작이 너무 많고, 별 기대도 안했는데 재밌는 작품도 너무 많군요. 중2병은 현재 애니맥스에서 더빙판으로 방영중인데, 솔직히 꽤나 어울린다고 생각중입니다. 릿카의 귀여움이 한 2.4%정도 부족하긴 하지만, 중2병의 연기랑 맞는 연기는 원작의 감동 그대로고 나머지 캐릭터들도 꽤나 잘 어울리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