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치마 소체를 만들어 놓고 일이 좀 바빠서 한동안은 피규어에 손을 못 대고 있었습니다.
잠깐 짬이 난 적도 있었지만 그 때는 이런 걸 만드느라...
덧바르고 깎는 폴리퍼티의 물성 상, 연마시 발생하는 분진을 처리하는 것은 거의 필수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전동공구는 흔히 핸드피스라 불리는 것인데, 끝에 드릴이나 사포같은 걸 달아서 뭔가 갈아내는 데 씁니다.
최대 분당 33000회까지 회전하는 놈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분진은 거의 미세먼지 수준입니다.
그래서 시로코 팬을 하나 사다가 간이 집진기를 만들었죠.
아니 뭐 이건 본론이 아니고!
경과부터 보고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버린 놈, 버린 놈, 버릴지도 모르는 놈.
벌써 치마만 세 개째 만들고 있습니다.
원통을 먼저 깎은 다음에 플레어 스커트의 굴곡을 표현하려 했던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비교적 굴곡이 적고 단순한 스타일의 스커트를 만드는 방법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좀 다른 방법으로 스커트의 굴곡을 잡아보려고 했습니다.
먼저 종이에 연필로 치마의 윤곽을 그립니다.
그리고 그 위에 퍼티를 얹습니다.
완전경화가 되지 않는 이상, 종이에 올려놔도 비교적 잘 떨어집니다.
떼어내면 연필자국이 그대로 묻어나옵니다.
그러면 그 윤곽선을 보고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죠.
그후 고리형태의 윤곽 위에다 폴리퍼티를 적층하여 치마의 형태를 잡아줍니다.
그리고 맨 아래의 윤곽을 따라 치마 몸통에도 굴곡을 새깁니다.
그렇게 해서 겨우 이런 모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만 수 시간을 들였습니다.
사실 사진에 보이는 것들 말고도 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치마만 해결하고 나면 한 시름 놓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머리카락은 통짜라 힘이 덜 들 것 같네요.
다음번에는 좀 더 사람 모습을 만들어서 찾아오겠습니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