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물론 공산당 1당 독재 국가다. 우리와는 세계관이 다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중국 관중들은 베트남 선수들이 입장(入場)하자 유달리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야, 우리 편이다” 하는 투였다.
그런데... 그런 베트남이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나자마자 있었던 중국 탱크 부대의 베트남 침입을 ‘개박살’ 냈다. 등소평 중국은 당시 베트남이 크메르 루즈 정권을 축출한 것에 대해 ‘응징’을 하려 했던 것. 그러나 중국의 오만은 베트남의 역습 앞에서 코가 납작해졌다. 지난해 중국이 베트남에 해양 분쟁을 일으켰을 때도 베트남은 “그러면 우리는 육로로 중국으로 진격 하겠다”고 응수했다. 이런 매서운 나라를 중국 아니라 그 어느 누구인들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중국은 지금 아시아 전체를 중화제국주의의 세계관에서 바라보고 있다. 옛날 당(唐) 제국의 판도를 오늘에 재현시키겠다는 기세다. 동북으로는 고구려와 발해를 중화의 지방정권으로 격하하려 하고, 서(西)로는 티베트와 위구르 민족의 정당한 항의를 총칼로 압살하고 있다. 그리고 남(南)으로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과 해상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이대로 가면 중국이 전(全) 아시아를 핀란드화 시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이 위험을 간파해서인지 미국의 관심을 앞으로는 아시아로 돌리려는 듯한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시아를 어느 한 패권국가의 독점적인 지배하에 들어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100년 전 이래의 미국의 대(對) 아시아 정책이다.
그래서인지 근래 필리핀 클라크 공군 기지에는 다시 미국 해병대의 소규모 병력이 교대로 방문하고 있다. 클라크 근처에는 남중국해의 전략요충 수빅만(灣)이 자리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도 중국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클라크가 있는 필리핀 루존 섬의 앙헬레스 거리에서는 주말이면 사복 차림의 미군 병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최근 부쩍 군침을 흘리고 있는 우리의 이어도는 장차 어떻게 될까? 보나마나 “소암초(蘇巖礁, 이어도)는 우리 영토”라며 중국 대양해군이 밀고 들어 올 것이다. 특히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는 2015년 이후에 더 노골적으로. 이어도가 중국으로 들어가면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은 거기서부터 200 해리로 다시 대폭 그어질 것이다. 황해 대륙붕을 노리는 것이다.
이런데도 한국 좌파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해적(海賊) 기지’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唐)이 백제로 밀고 들어왔을 때 피신한 의자왕을 잡아 당군(唐軍)에 넘긴 자는 백제의 성주(城主)였다. 그는 훗날 당으로 가 한 자리 했다. 한국 좌파는 이어도 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중국의 영향권 하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 그런 그들은 대한민국 군(軍)을 '해적' 의자왕'쯤으로 보는 것일까?
우리는 소국이다. 소국이 살 길은 그래도 그중 괜찮은 대국과 동맹을 맺는 것이다. 그래서 한미동맹이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자신의 결연한 국토방어 의지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제주해군기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기(氣)는 고사하고 우리 해군기지를 뭐 ‘해적 기지’라고?
이에 대해 한국의 야당 아닌 정객들마저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졸지에 모욕을 당한 군(軍)과 예비역 해군 장성들만이 함분(含憤, 분노를 품은)의 피눈물을 마음속으로, 진짜로 흘리고 있을 뿐이다, 의로운 국민은 다 어디 갔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