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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의 심판- 베이가
게시물ID : lol_17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이쥐
추천 : 4
조회수 : 12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3/11 20:13:34
들어가기 전: 

 

이 글은 북미 롤 공식 홈페이지 포럼에 올라온 팬픽입니다.

 

리그에 참가하는 챔피언들은 리그에 참여하기 전 '리그의 심판'을 받게 되죠. 여기서 챔피언들은 자신의 과거와 대면하고, 리그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지를 평가받게 됩니다.

 

현재 '리그의 심판'저널은 중단되어있구 그닥 많은 챔피언의 이야기도 올라와있지 않죠; 그래도 캐릭터 선택창에서 볼 수 있는 단편적인 배경설정보다는 그 챔피언의 배경이야기를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아직 리그의 심판 내용이 없는 챔피언 중에서 '베이가'의 이야기를 담은 팬픽입니다. 팬픽이라도 나름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흥미로워서 한번 번역해봣습니닷 재밌게 봐주세요 ㅎㅎ

 

(아 중간에 팬아트는 제가그린겁니다. 그리다보니 좀 중2병스러워져버리긴 했지만 ㄱ- 그래도 일단 올립니다...)

 

원문: http://na.leagueoflegends.com/board/showthread.php?t=252916

 

 

리그의 심판 – 베이가

 

후보: 베이가

날짜: CLE 19년, 10월 8일



 

관찰 - observation

 

베이가는 커다란 홀을 서성거렸다. 이 거대한 홀에 비하면 그의 물리적인 존재감은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베이가의 주변에 감도는 어둠의 오오라는 이 홀의 기둥과 바닥에 비친 햇빛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의 작은 체구와는 대조적으로 거대한 그의 흑요석 스태프 끝에 세공되어진 완벽한 조형의 크리스탈은 마치 그 안에 온 우주가 담겨있는 듯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홀에서 폴짝거리듯 돌아다니는 베이가의 걸음걸이는 결코 위협적이지 않았다. 많은 이들에게 그의 걸음걸이는 마치 어린아이가 행복한 놀이를 하러 춤을 추면서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 주변의 중력을 조정해서 자신에게 거의 영향이 없도록 할 수 있었다. 가끔 그게 걷거나 달리는데 방해가 되는 건 사실이었지만 이 중력 조작 능력은 베이가의 거대한 지팡이를 지탱하기 위해 꼭 필요했다. 이 지팡이는 무게 감소 마법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지팡이는 베이가에게는 지나치게 무거웠기 때문에 가끔 지팡이를 들고 있는게 버거울 때도 있었다. ‘힘을 위해서 약간의 고상함을 포기할 필요는 있지’ 베이가는 그렇게 생각했다.



홀의 끝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회고의 방’이라고 써있는 화려하게 장식된 문에 도달했다. 그 문은 작은 요들에게는 괴물처럼 크게 느껴졌다. 들어가기 전에, 그는 문의 맨 위쪽에 장식된 글귀를 읽었다.

‘진정한 대항자는 이 안에 존재한다.’
항상 마법으로 가려져 있는 베이가의 얼굴 표정은 알 수 없었다. 밝은 노란색으로 빛나는 베이가의 눈은 결코 찡그리거나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알아차릴 수도 없을 만큼 작은 힘으로 문을 건드리자, 문은 곧 활짝 열렸다.



회고 –reflection

 

어둠은 언제나 베이가에게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어둠은 베이가의 마음 속을 안전히 지켜주는 곳이었다. 그 안에서, 베이가는 누구든 의심없이 믿을 수 있었다.

“여기를 어떻게 생각해, 베이가?”

“그냥 어두운 구렁텅이잖아, 바보야.”

“하지만… 이 안은 너무 편안한걸.”

“멍청하게 앉아 있지 마! 죽여버리기 전에 여기서 뭘 해야 할지 찾아내!”

“하지만… 난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아…”

베이가는 그다음 자신에게 올 비난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 뿐이었다.

“베이가?”

응답은 없었다.

“베이가?!”

여전히 침묵만이 존재했다. 그가 기억하는 한 처음으로 그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완전히 혼자였다.
갑작스레 어둠은 베이가를 답답하게 조여왔다. 베이가는 공포로 움츠러들었다.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하여 몸을 움츠리자 그가 딛고 있는 바닥이 딱딱해짐을 느낄 수 있었고, 베이가는 자기가 녹시안의 감옥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겁에 질린 베이가는 자기의 팔을 마구 휘둘렀다. 더 이상 건틀릿을 끼고 있지 않은 그의 손은 그 바람에 한 요들 소녀의 머리를 때리고 말았다.

 

“아얏!”

그녀의 푸른 눈은 눈물로 가득 찼다. 

“왜 그러는 거야 베이가?”

천천히, 베이가는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차렸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녹시안 시의 감옥 안 모습 그대로였다. 돌벽과 쇠창살들은 그가 몇 년 동안 봐 왔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그는 옆에 있는 요들 소녀를 바라보았다. 마리에나였다. 그녀는 살아있었고 마치 한 번도 베이가의 곁을 떠난 적이 없다는 듯이 베이가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너… 너 살아있잖아 마리에나야… 미… 믿을 수 없어.”

마리에나는 어리둥절해하며 베이가의 손을 잡았다. 마리에나는 연기로 변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마리에나의 작은 손은 현실이었고 여전히 따뜻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여기 계속 같이 갇혀있었잖아. 당연히 난 살아있지.”

베이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수년간 겪어왔던 고통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마리에나와 함께라면 이 감옥속에서 평생 동안 갇혀있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저기! 저 요들년을 처형장으로 데려와!”

갑작스레 감옥 앞에 나타난 두 명의 인간 간수를 보자 베이가는 핏줄 속의 피가 얼어붙는 느낌을 받았다.

 

안돼… 또 그럴 순 없어!

 

그들이 철창 문을 열자마자 베이가는 달려들었다. 하지만 수년간의 감옥 생활과 노동은 베이가를 일반적인 요들 한 명 만큼의 힘도 낼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의 힘없는 저항은 금방 무너져 버렸고 간수는 창 뒤쪽으로 베이가의 머리를 강타한 다음 감방 구석으로 내던져버렸다. 반쯤 정신을 잃은 채로 피를 흘리는 베이가가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마리에나의 비명소리와 간수의 웃음소리 뿐이었다.

“걱정할 필요 없단다 이 쪼끄만 쥐새끼야. 곧 저년이랑 다시 만나게 해줄테니!”


안돼… 안돼 안돼! 또 그럴 순 없어!


마지막으로 베이가가 들을 수 있었던 마리에나의 목소리는,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울부짖는 비명소리 뿐이었다. 그 순간 베이가를 둘러싸고 있던 감옥 벽이 마치 언제 존재했냐는 듯 사라졌고, 베이가의 눈물은 떨어질 곳을 찾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흘러내렸다.

잠시 후에 마리에나의 모습이 베이가의 등 뒤에서 나타났다. 그 참혹한 광경을 바라보고 난 후라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이 묻어나고 있었다.

 

“너는 왜 리그에 참가하고 싶어하는가?”

 

베이가의 얼굴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곧 베이가는 목을 가다듬고 질문에 대답했다.


“내 힘으로 이 세계에 평화와 정의를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마리에나는 베이가가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실망한 눈치를 보였다.

 

“너는 왜 리그에 참가하고 싶어하는가?”

 

“내가 겪은 고통을 누구든지 다시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마리에나는 베이가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발걸음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리고 마리에나는 손을 베이가의 뺨에 갖다댔다.

 

“베이가야, 왜 리그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거야?”

 

베이가는 그녀의 푸른 눈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분노를 느꼈다. 순수한 증오, 외로움과 후회감이 베이가를 휘감았다. 그의 작은 요들 육체에서 뿜어져 나온 미칠 듯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베이가는 마리에나의 작은 손을 굳게 쥐었다.

 



 


“마리야, 난 니가 겪었던 고통을 이 세상 모든 놈들에게 모조리 되갚아 줄꺼야. 그럴 수 있는 힘을 원해!”

 

마리에나는 아주 슬픈 미소를 지었다. 베이가는 차마 그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기분이 어떤가?”

 

베이가의 머리속은 텅 빈듯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또 다른 목소리가 그 질문에 대답을 해왔다.

 

“끝없는 고통은 끝없는 힘의 원료가 되지.”

 

세상은 다시 밝아졌다. 베이가는 다시 자신의 손에 들린 지팡이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베이가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마법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다시 한번 마법으로 얼굴을 가리고 난 후, 베이가는 아직까지 흘러내리고 있는 눈물을 금속 건틀렛으로 훔쳐내었다. 방을 나가는 길에 베이가는 리그로 통하는 문을 바라보았다.

마치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듯한 긴 계단을 바라보며, 베이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게… 제일 빠른 방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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