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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매거진2580] 드리볼의 황제 캥거루느님
게시물ID : docu_26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견인차
추천 : 12
조회수 : 77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4/14 09:30:05


지난 기사

<시즌1>


[1. 상어 편]

[2. 돌고래 편]

[3. 점박이 하이에나 편]

[4. 까마귀 편]

[5. 방울뱀 편]

[6. 견공 편]

[7. 박쥐 편]

[8. 수리부엉이 편]

[9. 바다악어 편]

[10. 인간 편]

[11. 북극곰 편]

[12. 문어 편]

[13. 검은 코뿔소 편]

[14. 캐나다 구스 편]

[15. 시베리아 호랑이 편]

[16. 하마 편]

[17. 닭 편]

[18. 돼지 편]

[19. 황제펭귄 편]

[20. 말 편]


<시즌2>

[1. 붉은 여우 편]

[2. 범고래 편]








동부 회색 캥거루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여기저기 봄의 기운이 물들고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한민국 남부 쪽은 벌써 꽃이 피고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길가에 꽃이 부끄부끄 하면서 슬그머니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는데, 정말 보고 싶습니다. 벗뜨, 이건 북반구의 사정이고, 남반구는 전에 없던 폭염으로 아주 고생했다고 합니다. 가뭄도 심했고, 산불도 많이 나서 사람도 동물들도 많이 고생한 여름이었습니다.


그럼 오늘은 호주! 하면 생각나는 캥거루, 그 중에도 짱큰 회색 캥거루! 중에도 동부 회색 캥거루에 대해 알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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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 보다 상당히 빠릅니다


캥거루를 생각하면 왠지 느긋해집니다. 길쭉한 다리에 길다란 꼬리 그리고 비교적 짧은 앞다리로 언뜻 보면 티라노사우루스도 조금 생각나지만, 호주까지 가서 캥거루를 직접 만나고 온 사람들은 대부분, “응, 갸들 누워 자.” 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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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채널 돌리지마, 듣고 있어



아무리 봐도 어디서 많이 보던 자세로 누워 잡니다. 꾸벅꾸벅 졸고 있죠. 하지만, 얘들이 이래이래 누워서 꾸벅꾸벅 졸아도 맘 먹고 뛰면 끙차! 하고 7 m까지 점프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동물들이 달리는 쪽으로 진화했다면 호주의 동물들은 대부분 쩜쁘! 로 진화했고, 그 중에 가장 그 쩜쁘를 잘하는 애들이 캥거루들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잘 뛰는 애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캥거루들입니다.


움짤1.gif

철푸덕!




2. 캥거루의 ㄱㅎ은 ㅇㄱ 앞에 있어요


사람들이 호주의 따뜻하고, (나름)평화로운 대륙을 부러워하면, 호주사람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구가 호주대륙을 따로 남반구에 떨어뜨려 놓은 것은 사람들을 멀리 떨궈 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상의 온갖 위험한 동물들을 모아 가두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이죠. 그만큼 다른 대륙들과 동떨어진 호주대륙은 우리가 흔히 보던 동물들과는 많이 다른, 호주 나름의 극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적응한 다양한 동물들로 유명합니다.


드리볼

https://www.youtube.com/watch?v=sAVuhueSfHM


동물들이 살아남고, 번식하고, 종을 유지하는데 가장 다양하게 진화하고 실질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역시 생식기죠. 넵, 그렇습니다. 생식기.


캥거루의 생식기는 정말 특이 합니다. 진짜 특이해요. 수컷꺼도 특이하고 암컷꺼도 특이합니다. 특이하다는 단어는 이럴 때 가져다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ㅇㅇ 특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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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컷의 성기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모양의 반대로 생겼습니다. 고환이 음경 앞에 달렸죠. 이유는 정확히 이렇다! 고 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뛰는데 서로 부딪치지 말라고가 아닐까 하고 예상합니다. 특히 고환은 달리는 중에는 수축되어 아랫배에 붙어 있다가 멈춰 서서 쉴 때는 낮은 온도에 유지할 수 있도록 늘어집니다.


움짤 3.gif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3. 새끼는 처음 태어났을 때 째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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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새끼의 아이콘닉한 모습은 역시 엄마 캥거루의 주머니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캥거루는 유대류로 주머니가 있는 동물이죠. 막 태어난 캥거루는 엄마보다 천 배 작고 막 태어난 쥐의 반만 합니다. 숫자로 알려드리죠. 5 - 25 밀리미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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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핏덩이 같은게!!!에 가장 잘 어울림



다 자란 동부 회색 캥거루 평균 몸무게 54kg에 총 길이 2.1m에 비교하자면 진짜 발톱 하나도 안 되는 크기입니다. 새끼가 막 태어나면 어미는 혀로 핥아서 주머니까지 길을 내어 줍니다. 그러면 새끼는 (비교적) 발달된 앞발로 주머니까지 아직 먹지 못한 젖힘을 발휘하여 기어 들어갑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새끼는 젖꼭지 하나에 매달려 다섯 달을 자랍니다. 그 후에야 슬슬 밖에 나와 돌아다니기 시작하죠. 약 11달이 지나서야 어미주머니로부터 독립(쫓겨)합니다. 밖에 나와서도 한동안은 젖을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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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 포스터 잘 있나 확인만 할게요



이렇게 새끼가 독립해야만 하는 이유는 암컷의 특이한 생식기관에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따지자면, 암컷 캥거루는 항상 임신해 있습니다. 새끼를 낳을 때도 임신해 있고, 낳고 난 후 주머니에서 키우는 동안에도 계속 임신한 채로 있습니다. 뭔 으르릉컹컹왈왈한 소리 같죠…허허


암컷의 생식기관은 우리가 성교육 시간에 배운 인간의 생식/배변 기관과는 다르게도 밖으로 통하는 기관은 하나로 되어 있지만, 속에서는 각각 나뉩니다. 질이 세 개 자궁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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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궁



일단 수정될 때는 양 옆의 질로 정자가 이동해 양쪽의 자궁에서 각자 수정됩니다. 하지만, 둘 중에 하나만이 착상되어 태아가 발생하죠. 다른 한 쪽은 버리냐고요? 아뇨, 저장됩니다. 그 후, 나름 다 자란 태아가 가운데 질을 통해 나오고 두 번째 자궁이나 다름없는 주머니에서 자랍니다. 그리고 좀 자라서 이제 슬슬 나갈 때가 다가오면 암컷의 다른 자궁 속에 저장되어 있던 다른 수정란이 착상되어 자라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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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가 태아상태로 태어나는 부분만 보면 불합리해 보이는 번식법이지만, 암컷의 입장에서 보면 주머니에서 자라는 동안만큼은 무겁고 힘들겠지만, 생각해 보면 개체 수를 늘리는 데 파격적으로 효율적인 번식 방법입니다. 씐기씐기하죠.


움짤 4.gif

새끼 캥거루 사냥법




4. 권투선수라기 보다는 무예타이 선수입니다


Boxing Kangaroo는 호주의 국가 상징이죠.


9.jpg

슉슉휙휙 이건 입으로 내는 소리가 아니야



이 상징은 사실, 지금 현대사회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동물학대였던 말 그대로 캥거루 복싱에서 온 것입니다. 캥거루 복싱하면 수컷 캥거루 두 마리 철창에 가둬 놓고 쌈 붙였을 것 같지만, 우리의 19세기 호주인들은 그거보다 참신했죠.


본격 인간 vs 캥거루


움짤 5.gif

근데 털림



그 당시에 상당히 유명했던 유랑 서커스 쇼였었고, 20세기까지 비슷한 내용의 영화도 나오고 티비에도 나오며 유명세를 탑니다. 그리고 세계 2차 세계대전 때 호주 공군 상징으로 사용되며 점점 국가 상징으로 복싱 캥거루라는 아이콘이 생기죠.


하지만, 이런 아이콘과는 약간 다르게도 캥거루는 무예타이 선수죠. 캥거루권법? 캥거루류? 캥거루의 싸움은 수컷들 사이에서 일어나며 날카로운 손톱을 들이대며 휘적 휘적 할퀴다가 헤드락을 건 후 꼬리로 중심을 잡고 쩜쁘 해서 날라 찹니다.

주거라!! 주거!!!

http://youtu.be/xVq7Mo6LY-A


이런 싸움은 보통 투닥투닥 장난치듯 툭툭 치듯 시작해서 격해 집니다. 마치 사람이 싸우는 것 같죠. 툭툭 치다가 빡쳐서 풀스윙- 경찰차 삐요삐요


최근 제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어떤 분께서 포니(작은 조랑말)들을 만지고 사진 찍는다고 헤드락 걸고 하다가 뒷발로 차였다고 포니들 성격 나쁘다고 글을 올렸는데, 예민한 초식동물인 포니 입장에서는 화낼 만한 일이었죠. 마찬가지로 캥거루들도 365일 임신한 암컷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주변에 민감합니다. 초식동물들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만큼 얌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잡아 먹힐 수 있다는 본능적 두려움 때문에 작은 것에 놀라고 반응하죠.


그래서


움짤 7.gif

차고



움짤 8.gif

차고



움짤 9.gif

또 찹니다.


(어떻게 서서 차는지 잘 나오네요.)



고로 만일 호주에 가게 되더라도 캥거루들에게 함부로 접근하지 맙시다. 암컷들은 전부 임신한 상태고 아빠들은 투닥 거리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동물원에서 늘어져라 자고 있는 애들은 엉덩이 긁적긁적 해주면 좋아합니다.


움짤 10.gif

긁적긁적



캥거루를 처음 본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저게 뭐냐?” 라고 호주 원주민에게 물었더니 잘 못 알아들어서 “몰라요.”(강거루)라고 말해서 캥거루라고 이름 붙여진 후 244년이 흐른 지금 캥거루는 인간의 삶에 나름 성공적으로 적응한 대표적 동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육식동물이 아니라서 박멸할 필요성도 없고, 초식동물 주제에 나름 강력크 해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다가가도 쪼끔 봐주고, 나름 귀엽게 생겼고, 일 년에 수천 마리씩 차에 치이고 수천 개의 골프장 잔디 갈아먹고, 더군다나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하지 않았습니다.


그 비결에는 많은 요소들이 적용되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자식들이 혼자 총총 뛰어 다닐 수 있을 때까지 소중하게 품어 길러낸 엄마 캥거루와 주변에 못된 것들이 오면 초전박살을 내며 지켜낸 엄마아빠 캥거루의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어무니 아부지께~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잊지마세요 :)


10.jpg





11.jpg







참 고 자 료


http://en.wikipedia.org/wiki/Kangaroo


http://www.livescience.com/27400-kangaroos.html


http://animals.nationalgeographic.com/animals/mammals/gray-kangaroo/


Inside nature’s Giants: Kangaroo








 견인차


편집 :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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