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후 탐라국에서 꿋꿋이 덕질하는 아줌마입니다.
늘 그렇듯이 작업하면서 애니메이션 틀어놓고
맘에 드는 캐릭터가 나오면
아 코스프레 하고싶다.
하아하아 거리다가
역시 30대가 되니 체력이 딸려서
마음만 수십번 먹고 다음애니로 넘어가버리는 현상이 반복(...)
되는 접니다만,
어찌되었건 할 맘이 생긴 코스프레는
버릇처럼 남편에게 물어보곤 했어요
"이 캐릭 어때. 어울릴 거 같아?"
"ㅇㅇ"
...영혼없는 대답 ㅠㅠ
내가 덕질하는걸 좋아하고 오히려 장려하는 남편인데,
왜그럴까...
그것이 왜 그럴까 깊이 고민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아..
우리는 덕후지만 취향이 다릅니다.
달라도 너무달라요.
에바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스카 vs 카오루 인 정도로 달라요.
이 차이는 매우 작아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큰거예요....
아주 가끔 겹치는 경우가 있지만 흔치않고
코스프레의 경우는 옷이 예쁜걸 더 선호하게 되기때문에,
단 한번도 남편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코스프레 해본적이 없는것이었습니다 orz
그래서 바로 남편이 원하는 캐릭터를
코스프레 했느냐 하면...
ㄴㄴ
역시 귀찮아서 '이런 상황이다' 라는 것만 인지한 상태로 몇 주가 흐른 뒤....
저는 또 무심코 물어봤습니다.
"세이버 전부터 하고싶었는데. 할까?"
"ㅇㅇ하고싶음 해"
"세이버 릴리는 어때?"
"........"
"??? 안어울려?"
"제발 해주세요!!!!!!!!!!!!!!!!!와아아아아아!!!!!!!!!!!!!!!!!!!!!!!!!!!!!!!!!!!!!!!!!!"
.....
...
반응을 보고 저는 기억해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편 아이패드 바탕화면이...
세이버 릴리였단 사실을...
ㅠㅠ
하겠다고 하자마자 이런저런 일러스트를 보여주면서
"역시 세이버는 릴리지!!! 그냥 세이버는 옷이 안이쁘다고!!"
여느때와 다른 반응을 보이며 매우 설레어하는걸 보니
그리하여 했습니다 세이버릴리
촬영하는 도중에도 찍던거 좀 보내면서
"이렇게 찍고 있는데 이정도 느낌이면 될까?"
"공주기사니까 좀더 도도하게 해봐"
이런식으로 피드백도 하고...
그냥 혼자 찍고 즐기던 코스프레랑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ㅅ/
보정이랑 아트웍도
호무라나 다른것들에 비해 열심히 안하면
슬퍼하거나 삐질 것 같아서...
원래 적당히 끝내려다가
중간부터 열심히 함 ㅋㅋㅋㅋ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서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었습니다"
같은 느낌으로 가끔 남편이 원하는 캐릭터를 해볼까 싶어요 ㅎㅎ
끝.
덧.
얼마전에 디스이즈게임에서 코스프레 인터뷰를 했었어요 ㅋㅋㅋㅋ
심심해서 몸이 배배꼬이고 도무지 할일이없는 분들은
심심하시면 읽어주세요 ㅌㅌㅌ
진짜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