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덕들이 살면서 만나는 경우,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예시 6) 각종 상용 프로그램을 컴덕이 다 가지고있는 줄 안다
컴퓨터 좀 봐달라고 해서 가보면 MS오피스, 포토샵 등 온갖 프로그램을 깔아달라고 하는데, 이거 분명히 범죄입니다. 컴덕들한테 프로그램 깔아달라고 하지 말고 돈 주고 사서 쓰시기 바랍니다. 프로그램 좀 쓰자는데 왜 돈을 내야 되냐고요?
돈 받고 파는 물건이니까요.
아래아 한글이나 Microsoft Office의 경우 가정용의 경우 사업자용보다 훨씬 싸게 나온 홈에디션판이 있으니 이걸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대학생이라면 대학생 한정으로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이를 알아보거나, 학교 IT부서에서 필요한 상용 프로그램을 대여해 주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이용하면 됩니다. 요새는 Office 365, Adobe Creative Cloud라는 게 있어서 알뜰폰 수준의 월납 요금으로 저런 프로그램들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그런 월납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돈도 없거나, 이념적으로 돈을 쓰기 싫다면 그냥 포토샵 → Paint.NET이나 MS Office → LibreOffice같이 각 프로그램들의 무료 대체제를 이용하세요.
예시 7) 고쳐준 후 문제가 발생하면 자기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의 컴퓨터 고쳐주기 가장 싫은 이유 중 하나.
위에 나와있는 것들과 연계해서 나오면 미쳐버립니다. 주로 한번 고쳐줬는데 다시 전화하면서 하는 소리가, "니가 고쳐주고나서 이상해졌어."라는 이야기.
위에도 누누히 나와있지만 대개 컴퓨터의 오류는 노후화가 되지 않은 이상 자신이 문제를 일으켜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가, 오류가 나면 친절하게 이게 무슨 오류인지 알려주는데, 일단 고친 사람이 만져서 고친 사람이 잘못 만져서 오류가 났다는 걸로 의심해서 나오는 분류. 왜 컴덕이 있을 땐 잘되고 자신이 할 때는 안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건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잘못되었다는 자각이 아예 없기 때문.
애초에 컴맹이니만큼 자신이 컴퓨터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자각 자체가 없고, 따라서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자기자신이 아니라 자기 다음으로 컴퓨터를 민감한 부위까지 건드려본 사람, 즉 컴덕을 의심하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경우의 원인이 자신이 즐겨가는 수상한 사이트나 즐겨하는 불법 복제 게임이 주 원인인 경우가 압도적입니다.
힘들게 고쳐놔도 바이러스와 트로이 만땅인 곳에 접속하면 도로아미타불이죠. 만일 죽어도 그런 곳에 접속해야 한다면 그냥 스스로 컴덕이 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에시 8) 컴퓨터 고쳐달랬더니 왜 싹 지워놨어? 중요한 파일 있단 말야!
아마 대부분의 컴덕들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이야기.
하드웨어 문제라면 잘 해결만 되면 하드디스크의 정보들이 고스란히 보존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프트웨어가 꼬였거나 컴퓨터 바이러스에 관련된 문제라면 포맷이 유일한 해결책일 경우가 많습니다. 꼬인 컴퓨터를 붙들고 오랫동안 공들여서(정말 심하게 꼬인 컴퓨터들은 포맷도 잘 안 된다) 때로는 부품까지 교체해 가면서 말끔하게 포맷해 놨더니 '나 중요한 사진 있는데 그거 왜 지웠어? 컴퓨터 고쳐달랬지 누가 지워달랬어? 이거 다시 복구 안 돼?' 따위의 말을 하는 경우. 돈 쓰면 돼, 한 몇십 정도
컴퓨터나 전자기기의 정보는 안전하지 않으며 언제라도 날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중요한 정보라면 미리미리 백업을 해 놨어야지!" 라는 말이 목까지 나오지만... 불행히도 이런 말을 할 정도의 컴맹이라면 '백업' 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진이란 추억이 담긴 거니까 컴퓨터를 고치는 것보다 더 중요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근데 그럼 알아서 백업을 하든지, 아니면 고치기 전에 백업부터 좀 해달라고 하든지...
사실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게 포맷까지 할 상황이 되면 미리 설명을 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진짜 문제는 '안에 있는 파일 살릴 방법은 없어?'라고 묻는 것... 설명 해줄 때 뭐 들은 거야
이런일을 방지하기 위해 포맷을 하기전에 컴맹에게 백업을 하라고 했더니, 바탕화면에 있는 폴더 바로가기 파일만 백업하고 컴덕에게 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이 경우는 양반이고 최악은 백업을 해달라고 해서 컴맹을 옆에 앉혀놓고 그 수많은 폴더를 하나씩 열어보며 필요한거 일일히 물어보면서 싹 다 복사해준 경험이 있는 컴덕들도 있을 정도.
그래도 하나 참고한다면, 윈도우 비스타부터는 하드디스크 포맷을 가하지 않고 재설치가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이미 깔린 프로그램이나 레지스트리 등은 몽땅 초기화되지만 데이터 자체는 남는 것이죠. 온라인 게임이나 상용프로그램은 모두 재설치해야되는 귀찮음이 기다리고 있지만 기존에 저장해 둔 사진이나 영화, 게임 세이브파일 같은것들은 모조리 고스란히 남아있게 됩니다.
포맷을 하기 부담스럽지만 윈도우를 밀어버려야 할 일이 있다면 이 수단을 기억해 두도록 합시다.
예시 9) 빨리 좀 고쳐!
컴맹의 요청으로 컴퓨터를 점검하게 된다면 무조건 빨리 끝내달라고 보채는 건 일상이죠. 점검과 수리 후 최종검수도 끝내지 못하고 응급처치도 미처 완료하지 못하고 컴퓨터 앞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서 고치지 못한 부분에 직면하면 왜 "이건 안 고쳤느냐" 혹은 "니가 고쳐주고나서 이상해졌어." 라는 불평을 듣게 됩니다.
소프트웨어에 한해 빠르게 고치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 고스트 같은 프로그램을 써서 이미 세팅한 복구 이미지를 돌리면 되죠. 문제는 그 과정도 1시간은 잡아먹는데다가, 컴맹들이 소중히 여기는 개인 자료 같은 것은 싹 날아가고, 컴맹들이 복구 이미지 따위를 만들어놓았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보편적인 컴퓨터를 기준으로 한 복구 이미지를 돌리므로 컴퓨터가 좀 느려지고 잔고장이 많이 날 확률이 높다는 거죠.
아니면 윈도우 CD 달랑들고 재설치한 다음에 드라이버는 드라이버 부스터 2 등으로 잡으라고 하고 가버리면 되긴 합니다.
이건 소프트웨어 한정으로, 그래픽 카드가 고장났거나 램이 불량이거나 하드디스크가 망가진 경우같이 하드웨어에 문제가 생기면 몽땅 분해한 후에 하나씩 연결해서 테스트하는 개고생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죠.
컴덕들이 프로그램을 하나씩 정성들여 깔고 업데이트 하는 것은 다 의뢰자에 대한 애정이 있고 정성을 들여서 하는 것이니 방해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컴퓨터는 무릇 사람 만큼이나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물건이니만큼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물건이며, 따라서 컴퓨터를 수리하는 것은 사람을 수술하는 것 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작업입니다. 급하다고 환자의 수술을 빠르게 마무리지어서는 안 되듯이 컴퓨터의 수리를 빠르게 마무리지으려고 들어서는 안 됩니다.
예시 10) 넌 컴퓨터 종사자/컴덕이면서 그것도 없냐?
컴맹의 요청으로 컴퓨터 점검/수리 하다 보면 교체해야 되거나 요구사항 충족에 필요한 부품들이 있기 마련이죠.
이 경우 일단 해당 컴덕과 컴맹은 서로 친분이 있는 관계이므로, 컴맹의 지출 절감을 위해, 그리고 컴덕의 정리정돈을 위해(컴덕의 집을 뒤지면 호환이 안 되서 혹은 사용하지 않아서 방치했거나, 엔지니어링 목적의 부품들이 몇 개씩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덕이 가지고 있던 스페어 부품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정도는 좋은 상부상조에서 끝날수도 있지만, 가끔 스페어 부품 없다고, 혹은 있긴 있는데 해당 컴퓨터와 안맞는다고 난리를 치는 작자들이 있어서 문제입니다. 애초에 공짜로 받아 사용하려 들었던 입장이면서, 설령 부품이 없어도 자신을 위해 수고해준 컴덕을 위해 감사하다는 말은 못할망정 컴덕에게 짜증을 낸다는 점에서부터 답이 없죠.
부품으로 장사할 것도 아닌데 애초에 모든 부품을 컴덕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는 뭐란 말입니까.
아직 몇편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