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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어쩌다보니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핵심 스탭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40여일 간의 고생과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누군가에겐 제 경험이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7~8개의 글로 나누어서 연재하겠습니다.
1. 다시 백수로
3개월 다닌 직장을 그만뒀다. 두 번째 직장이었다.
전공이 몸에 안 맞는다는 사실을 왜 아직도 모르고 해매고 있었을까.
서울 월세는 살을 뜯어 내듯 높은데 내 통장에는 300만원이 남았다.
첫 직장 패키징 디자인,
두 번째 직장 소프트웨어 개발,
세 번째는... ?
일단 안전화를 사고, 기초안전보건교육을 받았다. 인력사무소에라도 가야 하니까.
타일이나 도배, 목공 기술을 배우는건 어떨까...
2. 전승일 작가님을 만나다.
'세 번째 직업을 갖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걸 딱 한 달만 하자'
그렇게 상상마당 오토마타 수업을 듣게 되었다.
수업은 전승일 작가님 작업실에서 진행 되었다.
각종 수공구 뿐만 아니라 밴드쏘, 테이블쏘, 드릴링머신이 갖추어진 목공작업실.
매주 일요일, 3시간씩 8주 동안 진행된 수업이었는데 수업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음악을 켜 놓고 목공작업을 하는데, 이따금 김광석 노래가 흘러 나오면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목공작업 만큼 재미있는게 술자리였다.
수업을 들으면서 알게된 예술가 분들, 이감독님 한작가님과 함께 술을 마시면,
'내가 언제 다시 전업 예술가랑 얘기를 해 보겠나'
싶어서 멍청한 질문들을 계속 해 댔다.
3.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그러던 어느 날, 작가님이 함께 일을 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5월, 9월에 수원에서 축제가 열리는데, 수원천 옆에 윌리긱(바람개비)오토마타 300개를 설치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5월에는 시민들이 참여하여서 오토마타를 만들고, 9월에는 강 주변에 설치를 하는거죠.
목공 CNC작업을 위해 도면작업자가 필요한데, 혹시 같이 할 의향이 있나요?"
"좋죠!"
돈도 벌고, 공공예술 프로젝트라니 재미있어 보여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40여 일에 걸친 고생길이 시작되는데...
출처 | http://bongseo.com/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