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를 계속 멍하게 쳐다본다. 내가 신기하게 생겨서 일까? 아니면 인적이 드문 이 곳에 사람이 오니 반가운 것일까? 한참을 바라보던 그녀가 먼저 입을 열기 시작한다. "혼자오면 분위기 있는 곳 이라서 저도 혼자왔나봐요." 그녀는 방긋 웃는다.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고 있진 않지만 바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웃고 있다는 것이 충분히 느껴진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에게 장난이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짦막하게 대답한다. "그럼 우린 분위기 있는 사람들 이네요." 내가 말하고 나서도 참 웃긴다. 스스로가 피식 웃는다. 처음만난 사람이라서 그랬을까? 다시 마주칠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서 그랬을까? 내 입에서 저런 말이 튀어나오는 것 보니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그녀가 대답한다. "그런가봐요." 그녀는 여전히 방긋방긋 웃고 있다. 다른 표현할 것이 없다. 방긋방긋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 할 말이 없다. 평소에 말을 잘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그녀를 재밌게 해 줄 말재주도 없다. 한참을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나에게 얘기한다. "사람하고 얘기할땐 마주보고 얘기해야되는 거에요." 그러고보니 나는 그녀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구나 하지만 마주보고 얘기하는 건 내 성격상 어려운 일이다. 내 소심한성격으로는 눈을 맞추는 것 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녀를 잠깐 바라보다가 또 부끄러워서 눈을 금방 돌리겠지만 웃고있는 그녀의 말을 난 거절 할 수 없었다. 짦막하게 대답하며 그녀에게 눈을 돌린다. "네.." 아.. 그녀는 눈이 참 크다. 처음봤을 때 잠깐 생각했지만 눈이 정말 크다. 크면서 졸린눈을 가지고 있다. 아니면 정말 졸린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금방 부끄러워서 눈을 돌릴 꺼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나는 그녀의 눈에 빠져들어 한참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3회 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