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전에 컴덕 관련 글을 썼으니 컴맹도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는데, 최근 컴게가 대폭발을 하면서 '이번에는 컴맹 이야기를 해봐야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계획이라면 부트캠프나 해킨토시에 대해서 쓰려고 했는데 이놈들에게 별로 흥미가 가지 않는 것도 있고요생전 맥을 써보질 않았으니

[특징]

컴맹은 그대로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어원은 문맹에서 온 듯.

실제로 정보화 초창기였던 1990년대 중반 무렵에는 매체에서 '컴퓨터 문맹'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 것으로 보아 어원이 문맹인 것은 맞는 듯합니다. 컴알못이라는 말도 자주 쓰입니다.

ex) 컴알못 견적 좀 봐주세요 ㅠㅠ

컴덕과 PC방의 주적 1호. 이타적인 컴덕의 성격도 바꿔놓는 재능을 가진 사람. 컴덕들의 입에서 RTFM(Read The Fucking Manual) 튀어나오게 하는 주범.

아무래도 컴퓨터를 많이 접하지 못한 주로 40 ~ 50대 연령대에 많을 것 같으나 의외로 20 ~ 30대에도 컴맹들이 많습니다.

이유인 즉 컴퓨터를 쓰면서 게임이나 인터넷 말고 다른 건 안해서인데, 농담같지만 슬픈 사실이죠. 차후 후술하겠지만 컴퓨터의 특정한 기능 한두 가지만 집중적으로 쓰다보니 다른 기능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이게 그 다른 기능을 활용할 상황이 다가오면 여기서 막혀버리면서 별의별 기상천외한 트러블이 발생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기성세대는 '젊은이니깐 컴퓨터에 대해 잘 안다'는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 또는 공익근무요원하면 높으신 분들이 컴퓨터에 대해서 엄청 많이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컴맹이면 실망감과 함께 "젊으면서 그런 것도 모르냐?"라고 갈굼을 하니깐 적어도 기초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죠. 아니면 말이라도 잘해서 넘어가게 하는 것이 좋다.

예: "여기 컴퓨터가 좀 오래돼서 그런가봐요. or 회사에서 이것(상대방이 부탁한 작업)을 못하게 막아놓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컴덕인걸 알아버리면 그날부터 100% 무상 전속 수리기사가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월수당에 꼴랑 5만원 더 주면서 부서 컴퓨터 유지보수 담당을 부서 공인 잡부/마당쇠 맡긴 사례도 있습니다. 불법SW점검이 나오거나 관련 업무 공문처리, 그리고 책임소재는 바로 귀하의 몫적당한 일코는 기본적인 생존전략

앞서 말했듯이 컴맹은 단순히 컴퓨터를 잘 못 다루는 사람만을 일컫는 게 아닙니다. 서핑을 할 능력이 있거나, 워드나 엑셀을 만질 수 있고 기본적인 사무적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타자를 잘 쳐서 채팅을 할 능력이 있더라도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전혀 무지하다면 컴맹의 범주에 포함됩니다.

컴맹이더라도 스마트폰은 또 기가 막히게 잘 다루는 경우가 있어서 판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엔 일반인들의 컴퓨터 사용 시간의 대부분이 인터넷 상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컴퓨터 = 인터넷하는 기계'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습니다.

[구분법]

-본체가 이런 책상에 놓여 있다

-아직 윈도우 XP를 쓴다

-부팅을 하면 허위백신이 여러 개 나타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열면 수많은 툴바와 애드웨어창이 뜬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사용해와서 구글 크롬이나 모질라 파이어폭스등을 전혀 모르거나 바이러스 프로그램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MS에서 새로 개발한 웹 브라우저인 엣지의 아이콘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비슷한 것도 이 때문

-네이버나 다음이 시작페이지가 아니면 당장 혼란에 빠진다

-바탕화면이 쇼핑몰, 각종사이트 바로가기로 가득차있다

-싱글코어가 아니며, RAM 용량이 4GB를 넘어가는 컴퓨터에 32비트 운영체제를 설치한다

-애플의 매킨토시를 그래픽 전문가용으로 알고있다

-블루스크린을 쿨하게 무시한다

-윈도우 업데이트도 쿨하게 무시해준다

-액티브X가 뭔지 모른다. 그냥 시키는 대로 "예"만 누를 뿐 그게 뭔지는 모른다

-컴퓨터를 끌 때 전원 버튼으로 끈다

-한글, MS오피스(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포토샵 등을 기본 소프트웨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당신은 컴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턴]

-컴퓨터 좀 싸게 사보겠답시고 용던에 가서 되려 용팔이한테 당해 몇배는 비싼 가격에 사온다. 요즘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여 많이 나아짐

-조립컴을 살 때 CPU와 그래픽 카드에만 어찌저찌 신경을 쓰지 파워 서플라이, 메인보드, 케이스는 그야말로 싸구려로 대충대충. 부품의 안정성은 그렇다쳐도 호환이 안되는 구성으로 가는 경우도 있음

-조립컴 구입에 성공해도 드라이버를 안 까는 경우가 많다

-CPU와 RAM용량만 강조된 사무용 메이커 컴퓨터를 구입해서 나중에 피눈물을 흘린다

-일부 키보드와 마우스(대부분 게임용)는 LED 튜닝이 되어있는데, 컴퓨터를 켜기도 전에 혹은 컴퓨터를 종료하고 나서도 LED가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이건 CMOS 세팅에서 조절을 해줘야 함

-메이커PC를 사놓고 A/S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컴덕한테 수리를 요청한다

-노트북중 삼성이나 LG, 그나마 좀 발전해도 애플것이 아니면 무조건 꾸지다고 한다

-일부 중증 컴맹등은 윈도우 버전으로 컴퓨터사양을 비교한다

-포토샵, 한컴오피스 한글, Microsoft Office 등의 프로그램이 전부 무료인 줄 안다

-윈도우 재설치는 동네 수리점에 3~5만원씩 주고 부탁한다. 그리고 그 윈도우를 정품OS라고 철썩같이 믿는다

-포토샵 기능중 뽀샤시, 보정만 할줄알면 자기가 컴퓨터 전문가라고 한다

-컴퓨터가 보안 위험이 있습니다라는 경고를 해도, 잘 모르는 외국 사이트에서 수상한 파일명의 ZIP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압축을 풀고 exe 파일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한다. 여기까지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의 영역에 들어간다

그래서 일부 양심이 없는 AS 기사들은 이런 컴맹들을 상태로 이렇게 사기를 칩니다.

[탈출법]

컴맹을 탈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 컴덕들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되, 컴덕을 의지하려고 하는 자세를 버리고 가르쳐 준 것을 스스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컴퓨터가 아니라 어떤 물건이건 관리 안 하면 낡고 고장난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쓸만한 정보의 상당수는 이미 인터넷에 다 나와있으니 참고하세요.

사실 일반인 수준에서는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습니다. 하라는 검색은 안하고! 인터넷 되는 컴퓨터가 있으면 뭐하니 쓰지를 않는데... 하지만 블루스크린이 뜨면 어떨까? 스마트폰의 존재는 잊은 모양이로군?

어지간한 경우 포탈 검색창에 당신의 컴퓨터에 생긴 문제를 자세히 쓰려고 하다 보면 아예 자동완성됩니다. 즉, 어지간한 수준의 고장이나 이상은 혼자만 겪는 게 아니라 무수한 사람들이 겪고 있고, 따라서 그에 대한 대답 역시 무수히 많이 나와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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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