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제도의 주된 결과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영주나 교황의 희생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단지 마녀나 악마의 희생물이라고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 결국 마녀재판이 지닌 실제적 의미는 마녀광란을 통해 중세 후기 사회 위기에 대한 책임을 국가와 교회로부터 인간의 형태를 취한 가상의 괴물들에게 전가시켰다는 데 있다. 고통당하고 소외되고 헐벗은 대중은 부패한 성직자나 탐욕스러운 귀족을 저주하는 대신 미쳐날뛰는 악마들을 저주하게 되었다.
지금은 서울시장이 되셨죠. 박원순 변호사가 쓴 <내 목은 아주 짧으니...>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소수의 권력이 대다수의 민중을 지배하는 법은 단순합니다. 단순하고, 매 번 같으나, 언제나 통했죠. 이런 걸 보면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사회가 오백 년도 더된 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게 말이죠. 그렇지만, 그럼에도, 더 나아지겠죠. 우리가 상상할 수 있거나 상상할 필요가 있는 어떠한 한계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진보의 가능성을 믿으니까요.
책을 설명하자면, 지금까지 있었던 역사 속 재판들 몇 가지를 가져와 그것을 설명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는 책인데, 어렵지 않으면서도 분석이 굉장히 예리합니다. 이 책을 읽고 박원순 시장님을 다시 보게 됐어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실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