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
부끄럽고 화나고 싱숭생숭하고..
방금 전 있었던 일임.
우리집은 빌라 3층
화장실서 창문을 열었는데
여자의 다급한 '아악~ 사람살려'라는
비명소리를 들음.
동네에 술집이 많아 일상의 다툼은 자주 있었지만
'사람살려'라는 소리는 처음들음.
흠칫 놀라서 몸이 멈추었는데,
다시 들리는 '사람살려~ 아악~' 하는 여자 목소리.
헉 이거 뭔 일이 났구나 싶어서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112로 신고함.
화장실인데 집 밖에서 여자비명소리와
사람살려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접수하는 경찰관님의 '사람살려라는 비명소리가 들린다고요? 빨리 출동하겠습니다' 라는 굳어지는 목소리..
그리고 3-4분 뒤에 울리는 전화소리.
비명소리가 나는 곳을 못찾겠으니 잠시 내려와서
설명 좀 해달라는 젊은 경찰관님의 얘기에 츄리닝에
파카만 입고 집 밖으로 내려갔더니
세상에나 경찰차만 4대.. 그 중에 경찰봉고 포함...
그런데 진짜 난 비명을 들었는데, 비명지른 사람이 없음.
경찰관님들 이곳저곳 수색하는데 이상한 곳도 없음.
여러명의 경찰관이 주위 가게 행인들 수소문해보니
짚히는것은 없고
추측컨데 술취한 커플이 장난치다가 여자가 장난으로 소리친걸로 의심..(경찰관이 그 근처에서 장난치고
있던 커플에게 여자비명 못들었냐고 물어봤는데
못들었다고 하면서 '어라 우린가?'라고 얘기했다고 함.
뭐 어떻게 장난쳤냐고 물었는데 본인들이 뭐라고
했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
아놔.... 나무토막 보고 간첩선 떴다고 비상걸고
5대기 출동시킨 병사의 심정이 이럴까...ㅜㅜ
한 번만 나가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보고 신고할껄..
나 때문에 몇 명이 헛출동하고 이 주위를 다 들쑤신거야..ㅜㅜ
아무리 경찰관님들이 괜찮다고 잘하셨다고 했지만
이 야심한 밤에 헛출동시킨 것 같아서.. 그리고 집 주위 사람들에게 겁나 죄송함..
그리고 대략 열명쯤 되는 경찰관님들의 집중을 받아서 멘붕..
경찰관님이 '사람살려'라는 비명이 들리면 긴급상황으로 관내에서 다 출동한다고 함.ㅜ
짧은 순간에 그 많은 경찰이 순식간에 출동하는거 보면서 든든해서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너무나도 미안했음...
그리고 확실치는 않지만.. 만약에 진짜 그 커플이 장난했던거라면.. 술 좀 적당히 먹고 그런 장난은 치지말자 좀. ㅜㅜ
나 삼십대 중반 아자씨인데도, 무서웠고.. 또 너무 부끄러웠다고 ㅜㅜ
그리고 다음에 진짜 위급한 상황인데 신고할 때 머뭇거리게 될 것 같다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