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를 타고 다니는데 일할 때 물건 떼 오고 학교로 배달해주고 할때 종종 쓰곤 합니다. 때문에 사장님도 목요일에 맞춰서 물건 필요한걸 들이거나 하죠. 일도 다른곳에 비해 힘든 편이 아니라 기꺼이 오토바이로 왔다갔다 하는데-
오늘은 한 번에 3군데에서 물건을 받아올 곳이 있어서. 대충 빠른 경로를 생각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덧붙입니다.
"너 기름값 줘야지 생각만 하면서 맨날 보낸다. 이걸로 기름 채워라"라며 만원을 더 주시더라구요.
기름 넣은지 얼마 안되긴 했지만.. 반 정도 넣었어서 기쁜마음에 받았죠. 마침 물건 받으러 가는 곳 중 한 군데가
바로 옆에 셀프주유소가 생긴대서 종종 저기서 넣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마침 오픈을 했더라구요. 오전이라 꽤 한가해보였구요. 개인적으로 셀프주유소를 좋아합니다. 직접 하는게 나름 재미있기도 하고,
평소에 주유원이 있는 곳에서 "5천원만 넣어주세요" 하기 괜히 미안한 마음도 있기도 하고 단돈 백원이라도 아껴보려고 일부러 셀프로 갔는데
바로 옆에 사장으로 보이는 분과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잡담을 나누고 계시더라구요. 그런가보다. 싶어서 셀프주유를 시작했습니다.
6천원 정도면 거의 만땅으로 차겠다 싶어서 6천원을 넣고 주유를 하는데 사장으로 보이시는 분이 다가오십니다.
"오토바이는 셀프주유소에서 넣고 그러는거 아냐."
"네?"
깜짝 놀랐습니다. 오토바이도 휘발유 먹는데.. 딱히 오토바이 출입금지라고 적힌 셀프주유소도 본 적 없구요;
것보다.. 제가 물론 20대이긴 하지만 이제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아저씨 소리도 듣는 외모인데;; 물론 사장님은 50대가 훨씬 넘어보이시긴 했지만, 다짜고짜 반말이라니;
어이가 없어서 벙벙하게 있으니 휙 가십니다. 확실히 주변을 보니 오토바이는 없었습니다. 물론 차도 한 대인가 있었구요.
내가 잘못한건가... 싶어 얼른 넣고 가려하는데 이번엔 직원분이 오십니다. 괜히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아니 왜 오토바이를 셀프주유소에서 넣어? 그러면 안되요."
이번엔 반말 반 높임말 반입니다. 그러곤 또 휙 가버리더라구요.
기분이 슬슬 나빠지더라구요. 물론 제 스쿠터 꽉 채우면 6리터정도 먹습니다. 셀프주유소랑 일반 주유소랑 리터당 가격차이가 40원 정도 난다고 쳤을때 240원 차이입니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땅 주유하면 타고 다니니 한달에 셀프로 아껴봤자 480원 아낍니다. 물론 그 돈이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괜히 주유소 직원들 번거롭게 기름 묻히느니 -물론 그분들은 직업이니 하는게 당연하긴 하지만,- 제가 직접 하는게 마음 편해서 셀프로 오는건데. 돈도 아낄겸.
시비를 붙어야하나 생각할때 기름이 목구멍정도까지 올라오더라구요. 가격을 보니 5300원 정도 됩니다. 괜히 거스름돈 받으러 또 가기 싫어 열심히 눌러담았지만 5500원에서 더 안들어가더라구요. 카운터로 갔습니다. 직원이 확인하더니 거스름돈을 준비하면서 한소리 또 거들더라구요.
"오토바이 기름 넣는건 번거롭고 막 흘리잖아. 일하는 애들은 워낙 잘해서 딱 안흘리거든 그런 낭비 다 따지면 셀프나 거기나 똑같아. 그러니까 오토바이는 넣어주는데 가요. 담부터 여기 오지말고."
그러더니 500원을 줍니다. 스쿠터에 타서 헬멧을 쓰고 도로로 나가려고 대기중인데 가만히 생각하니 화나더라구요. 아니 내가 한 방울이라도 바닥이나 스쿠터 발받이에나 흘렸으면 억울하지나 않을텐데 조심조심 천천히 잘 넣는다고 공들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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