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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계속 쓰고는 있지만, 이제 쓰는 중인지 아니면 안쓰는 중인지도.
게시물ID : readers_260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0
조회수 : 47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8/06 22:27:09
 
 
저는 그렇습니다.
어렸을때는, 내가 밥을 굶고 살더라도 책을 쓰거나 무언가를 찾아 여행하는 것이 굉장히 매력있는 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정말 무책임하게도 진짜로 그랬습니다. 수많은, 역사책에 이름을 남긴 예술가가 되려면 이정도는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지킬것들이 생겨나니까 그런 생각들은 금세 사라지더라고요. 남들에게 보여지거나,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해하다보니 예술이라던지 작가로써의 삶이라던지 그런것들은... 잊혀졌습니다만. 왜 그런거요. 친가 처가 집안행사에
돈봉투를 내놓는다던지, 와이프가 뭘 먹고싶을 때 제깍제깍 살 수 있어야 한다던지 하는 것들요.
 
정말 비극적인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내가 꿈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실은 가까웠고 그것을 인지하는데는 오래걸리지 않았으니까요.
 
 
  
아니, 오히려 그렇습니다. 차라리 남들처럼 이렇게 사는게 더 편합니다 이제는.
글은... 그냥 쓰고싶거나 아니면 머릿속에서 뭔가 떠오를때 워드패드를 열어 쓰거나, 오유에 가끔 올리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겁니다. 작가는 개뿔 그냥 돈이나 벌다 이렇게 살겠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 된겁니다.
 
하지만 그 삶을 욕할 사람이 있을까요? 저에게도, 5년전 쯤 까지만 해도 욕해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글을 쓰거나, 운동권이거나 아니면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제 곁에 있었죠. 그런데 이제 그사람들은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거나
취업시기를 놓쳐 원치않는 백수정도가 되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5년전에 이런 결정을 하고 지금처럼 살았다면
작가로써의 프라이드를 버렸다며 굉장한 욕을 먹었겠지만... 그들은 이제 '어 잘됐네 잘됐어 언제 소주나 한잔 하자' 라며 넘기고 맙니다.
 
그들 역시, 저처럼 페이스북에 여자친구와 놀러간 이야기 아이랑 대공원 간 일들을 올리며 그렇게들 삽니다.
 
저는 뭐가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작가로써의 프라이드요? 그거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대문호가 되겠다고 하면 내가 천재가 아닌 이상 네이트판에 상주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설령 대문호가 될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요즘시대에 누가 밥 굶어가며 글을 쓰고 싶어할까요.
이것은 꿈을 버렸다던지 메말라버린 어른이 되었다 같은 감상적이기만 한 말로 채울 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무언가 하나 잃어버린 계절의 한가운데 서 있었던지 오래입니다.
잃어버렸다고 크게 찾아헤메지도 않겠지만요.
출처 휴가비 많이 나와서 기분은 좋습디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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