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가 아닌 좀 더 커피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다!
해서 핸드드립이나 콜드 브류 등에 도전하는 분들이 요즘 점점 많아지시더라구요.
그런데 처음 브루잉 커피에 도전하면 이게 맛이 있는건지,
뭔가 신맛은 나는 것 같은데 이게 산패한 맛인지 산미인건지.
쓴맛은 나는 것 같은데 잘못된 추출로 인한 나쁜 쓴맛인지 아니면 원두 고유의 좋은 쓴맛인지.
난감한 분들도 계시죠?
물론 맛에 정답은 없고 각자의 취향대로 마시는게 제 1 원칙일겁니다.
그래도 커피의 다양한 맛들을 더 풍부하게 느끼기 위한 방법이라면 일단 많이 마셔보는게 기본이겠죠.
이때 많이 마시는데, 어떻게 마셔보느냐에 대한 팁을 좀 드려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중배전(full city 정도) 로스팅한 케냐AA 를 1~2주 가량 무작정 드셔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네요.
케냐 AA는 모든 커피 맛과 향의 베이직입니다.
즉, 케냐보다 쓴맛이 강하다 하면 쓴맛이 강한 커피고, 약하다 하면 쓴맛이 약한 커피
얘보다 달면 단 맛이 강한 커피, 신맛이 강하면 산미가 강한 원두인 겁니다.
향미도 독특하지 않고 무척 베이직해서, 커핑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원두기도 합니다.
두번째로 음용할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음용하면 좋은가 하는 팁입니다.
우선 커피는 먼저 눈으로 보고 향을 즐긴 다음 혀로 느낀다고도 하지요?
에스프레소 같은 경우는 고압, 고온 추출이라 브루잉 추출에서는 나오지 않는 커피 오일 성분이 풍부하게 추출됩니다.
이걸 '크레마' 라고 하는데, 아마 크레마라는 단어 자체는 다들 들어 보셨을겁니다.
크레마를 보는 것 만으로 에스프레소가 얼마나 잘 추출됐느냐를 어느정도 평가할 수 있는데,
초심자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크레마 위에 설탕을 듬뿍 끼얹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설탕이 넣자마자 바로 쑥 가라앉는게 아니라, 순간 크레마 위에 머물러 있다가 녹아들면 크레마가 균일하게 추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걸로 에스프레소 자체를 평가할 순 없고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초심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팁으로 알아 두시면 참고가 되실겁니다.
향미를 즐기는 부분에서는, 향미는 크게 가벼운 향과 묵직한 향으로 나뉩니다.
가벼운 향은 마시기 전에 커피에서 피어오르는 향을 말하는데,
분쇄된 원두 상태의 향을 프래그런스, 물을 부었을때 피어오르는 향은 아로마 라고 부릅니다.
이 두가지는 평범하지 않고 독특한 향을 갖고 있을 수록 높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평범한 향은 뭐냐구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케냐를 익히시는게 가장 베이직한 참고가 되실 겁니다.
묵직한 향은 마시면서 내부적으로 느껴지는 향미인데,
커피를 입에 머금었을때 코로 새어나오는 향을 플레이버라고 하며,
커피를 삼키고 난 이후 여운이 남는 향미를 애프터 테이스트라고 합니다.
이 두가지는 순수한 향미라기 보다는 향과 맛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인데요,
일반적으로 애프터 테이스트가 오래 남으면 남을 수록 더 좋은 맛이라 평가합니다.
맛 부분에서는, 크게 쓴맛, 신맛, 단맛 세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건 꼭 무슨 맛이 강하거다나 밸런스가 맞는다거나 해야 좋은게 아니라, 각 원두별 캐릭터이므로 본인의 취향대로 드시면 됩니다.
안 좋은 신맛은 흔히 식초같은 얼굴이 찌푸려지는 시큼한 맛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건 산패되거나 했을 때 나는 안 좋은 맛이구요.
과일의 상큼함 처럼 자극적이지 않은 신맛이 좋은 신맛입니다.
말로 설명해서는 뜬구름 잡는 것 같아 어렵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잘 추출된 케냐를 계속 드셔보신다면 금방 감이 생기실 겁니다.
좋은 쓴맛은, 카카오 함량이 강한 쓴 초콜릿을 드셨을 때 느껴지는 쓴 맛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탄내나 떫은 맛이 포함된 쓴맛은 좋은 쓴맛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단맛인데, 이건 직접적으로 달콤함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다른 맛들을 보조해줘서 맛이 전체적으로 풍부해지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이해하시면 괜찮을겁니다.
마무리로 바디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마칠까 합니다.
이건 후각이나 미각도 아닌 촉감적인 부분의 평가인데요.
흔히 삼킬때 입술의 느낌과 머금었을때의 느낌을 통틀어서 바디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 표현하자면 바디는 입에 머금었을 때의 느낌, 입술을 거치는 감각은 마우스필 이라고 구분해야 합니다.
마우스필은 버터나 크림같이 뭉글뭉글함이 강한 느낌인지, 물처럼 술술 넘어가는지를 표현하는 방법이며 지방분 함량에 의해 결정됩니다.
바디는 입에 머금고 있을 때, 입에 맹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가벼운 느낌인지, 아니면 와인을 머금은 것 처럼 무거운 느낌인지를 나타내는 방법이며 마우스필과는 반대로 고형분의 함량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바디가 강한 커피는 향미가 잘 보존되어 강배전에도 적합하다고들 이야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