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산
사건의 여파로 진실을 추적하는 이슈탐정소장. 잡글이라면 다 쓰는 잡문쟁이. 한량 생활에는 염증이 나고 샐러리맨이 되기는 두려운 졸업 유예자로 캠퍼스를 어슬렁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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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2세가 은밀히 나를 호출했다. 아이패드 2세는 편지 다발을 내밀었다. 수십 통의 편지는 모두 같은 내용으로 단 한 줄만이 적혀 있었다. I KILL YOU. 살해 예고 편지라니, 어떤 찌질이야? 아이패드 2세가 고작 편지 따위에 겁을 먹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아이패드 2세는 2011년 후반기에 친족인 맥북과 미니맥을 변방으로 쫓아내고 정상의 자리를 꿰차지 않았던가. 아이패드 2세에게 맹렬히 공격당한 맥북과 미니맥은 생명 유지가 위태로운 상태라고 들었다. “편지 외에 다른 협박은 없었습니까?” “편지뿐입니다. 처음에는 무시했는데 편지 오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어요. 아내는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2세는 임신 중인 아내 화이트를 걱정했다. 아이패드 3세가 올 3월에 출산될 예정이다. 청순한 외모지만 남편 블랙보다 맥북과 미니맥을 잔인하게 짓밟았던 화이트다. 화이트도 엄마구나. 아이패드 2세 부부는 3세가 태어난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다.
가산 부근의 디지털 단지에서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곳에서 아이패드가 협박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 편지를 누가 보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거론되는 용의자는 일곱. LG의 옵티머스패드 LTE, 삼성의 갤럭시탭 7.7, 인텔 레퍼런스의 X(익명), 도시바의 레그자, 팬택의 엘리먼트, 구글의 X(익명), 국제 비영리재단 OLPC(One Laptop Per Child)의 XO 3.0으로 추려졌다. 아이패드 2세가 앉은 정상의 자리를 노리며 칼을 갈고 있는 자들이다. 음모는 뒷골목에서 나온다.
나는 디지털 단지의 뒷골목을 샅샅이 뒤졌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실망할 무렵 누군가를 발견했다. 갤럭시탭이다. 갤럭시탭이 골목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갤럭시탭은 아이패드 2세를 위협하는 뒷골목의 대통령으로 유명했다. 갤럭시탭은 술집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비밀 회합이 열리고 있었다. 용의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독재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그들은 각자 같은 서체로 편지를 작성했다. I KILL YOU. 선명한 문장이었다. 용의자 전부가 범인이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아이패드 2세에게 알려야 할지 망설였다. 아이패드 2세가 시대의 뒤꼍으로 사라져갈 것은 자명하다. 2012년 태블릿PC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이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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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시사이슈 & 키워드 다시 읽기
치열해지는 태블릿PC 시장
-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 2011년 약 6363만 대에서 오는 2015년 3억2630만 대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
- 현재 태블릿PC 시장의 절대 강자는 ‘아이패드’의 애플社.
- LG, 삼성 등 국내 기업을 포함한 세계 IT업체들도 올해 태블릿PC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 애플은 오는 3월 아이패드3 출시 예정, LG, 삼성, 인텔, 도시바, 팬택, 구글 등도 올 상반기 ‘아이패드 2보다’ 얇고 가벼운 태블릿 PC 출시 예고
- 애플이 태블릿PC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됨
태블릿PC(Tablet PC)
새로운 플랫폼의 PC. 노트북PC의 휴대성과 개인정보단말기(PDA)의 편의성을 겸비하고 있음. 터치스크린과 무선 랜을 장착해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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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02-09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