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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비싸도 이상할게 없는 이유.[스압]
게시물ID : art_257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쿨한A형
추천 : 13
조회수 : 2033회
댓글수 : 79개
등록시간 : 2016/03/22 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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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늘도 심심하게 둘러보다가 현대미술이 비싼이유에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게시물을 보게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미술을 전공한 미대 학생입니다.  저도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생각을 거쳐서 이까지 왔기때문에 그에대해 이해를 하면서도,
이러한 비난이 쏟아지는것에대해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가진 작은 미술계의 상식을 공유하고자 여기에 글을 씁니다.
 
저는 현대미술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알바를 하고있고, 그로인해 현대미술의 동향을 귓등으로나마, 많이 들으며 많은 오해들이 왜 생기는지에대해 알게되었고, 또한 미술작품의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소위 '큰 손'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결코 그들이 한국작가의 작품가를 10억씩 만들 수 있지는 않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작가들의 환경은 매우매우매우매우 열악하며 2~30년 전 쯤에나 작업하던 작가들 중에는 중에는 정말 빈곤하게 작업을 하시다 돌아가신분도 많고, 최근 주목받는 단색화의 경우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빛을 못 보고 돌아가신 경우도 많습니다. 오로지 작업만을 생각하며 모든것을 포기하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작업을 한다는것은 곧 평범한 삶을 살기 어렵다는것과 같습니다.  결혼,안정적인 삶.. 기타등등의 모든 삶의 가치있는 것들을 많이 포기하며 삽니다. 그렇게 최소 15년은 작업해야 작업의 맥락이 잡히고 작가로서 작은 인정을 받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터넷에서 보이는 소위 성공한 젊은 작가들은 현대미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입니다. 기대받고 인정받는 작가라고 해도 초 극소수이며, 여러분이 보시는 어떠한 예쁜 작업이나 굉장히 아름답고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업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작업은 이런 작업들이 아닙니다. 예술은 앞서가야 하는 분야임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이 이해를 한다면 그건 생명력이 긴 작업이 아니라는 얘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반짝 인기를 얻는 작업들은 90%가 10년이 지나기전에 사그라지고 잊혀집니다. 그리고 이건 순수예술이 아니라 상업예술에 가까우며, 실험적이지도, 전위적이지도 않은 상업적 예술이지 동시대예술을 하는 작가들이 말하는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그 상업예술이 가치가 없다는 말이 아니며,  같이 존재할 수 밖에없는 별개의 분야로 보시면 될것같습니다.
 
그래서 논란이 되는 값비싼 현대미술을 동시대의 시각적 예술 모두를 포괄하는 무언가로 본다면 핀트가 어긋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하고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지만, 오늘은 단순히 작품들의 작업이 비싸게 책정되는 이유와, 또한 그로인해 생기고있는 논란에대해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것이 아닌, 조금더 이해를 돕고자 제가아는 상식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저도 앞으로 향후 20년간 작업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저 뿐만이 아닌 많은 젊은 작가들이 그런 비난을 받지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일단은 작품가가 높게 책정되는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간단한 논리입니다. 물론 여기서 논란이 발생되곤 하지만,정말 단순하게 대부분의 세계적인 작가들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작품가가 높은 것입니다. 일단 작품성이 인정받으면 작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되기 때문에, 갑자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단색화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가가 비싼건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데,
 
 작품이 비싼값에 거래되기 전에는 아무도 쳐다도 안보는 상황이 보통의 작가들의 일상입니다. 그저 작가는 작업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떠한 전시를 하고 그 작품의 작품성을 알아본 콜렉터가 그 작업을 사들입니다. 그리고 그 인식이 전파되고 입소문을 탑니다. 물론 비평가와 기획의 힘도 굉장히 큽니다. 작가는 비평과 기획이 없으면 작품을 알리기 어렵습니다. 작업만 하는 작가에겐 PR수단이 제로에 수렴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아무전시나 잡으면 아무도 그 전시를 보러 안 옵니다. 돈만 깨지는거죠. 일단 좋은 작업으로 좋은 전시를 여러번 열다보면 기회가 찾아옵니다.
보통 15년 걸린다고 합니다. 그 기회를 놓치면 다시 15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35세~50세 이 두 번의 차이는 젊은 청년작가와, 중년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나이의 적합한 시기라서 그렇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른 작가들에 밀려서 빛을 보기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좋은 작업으로 인정받게되면,두 가지의 부류가 달라붙습니다.
하나는 작품성을 알아보고 작업을 사들이는 사람, 또 하나는 아직 작품가가 싸니 그림을 사재기 하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가 달라붙습니다.
 
그렇게 작품이 잘 나가게되면, 좋은 갤러리와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좋은 전시도 할 수 있게됩니다. 좋은 공간에서 더 많은 돈을 들여서 큰 작업을 할 수 있게되는겁니다. 이쯤되면 어시스턴트가 몇명 필요합니다. 이까지 오는 작가가 대한민국에서 미술을 하겠다고 덤빈 사람들 중에 1%가 안됩니다. 이미. 이미 안됩니다. 여기서 벌써 비난받을 여지가 없습니다. 15년이 지나기 전에 대부분, 98%, 99%넘는 사람들이 포기합니다.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지금 엄청난 금액으로 거래되는 작가들은 이러한 힘든시기를 대부분 거친 작가들이며, 상업적 예술을 하며 대중에 공개된 작가들과는 많이 다른 과정을 거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40대가 되기전에 그림 한점 팔기 어려운 작가들이 많습니다. 대중에게 어필하려고 만든 작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오롯이 순수한 작업만을 위해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50대,60대가 넘어서 그림이 1억이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비싼 작가는 단색화 제외하고 몇 없습니다.
 
하정우가 몇천만원에 그림을 팔고 해봐야 신경쓰지 않는 이유가 그 작업엔 지속성이 없고 단발성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 작업이 30년간 이어져서 무언가로 승화된다면 그 작업은 좋은 작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작가가 죽기전에 좋은 작업이라 인정 받을 수 없는 이유는 그 작업의 지속성이나 순수성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때문입니다. 그건 오로지 수십년간의 작업의 행적을 밟아야만이 보이는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늦게 빛을 봅니다. 그래서 크게 성공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도 어설픈 비평이나 남의 작업을 배껴서 작업이 인정받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혐오하는 부륜데 한국 미술계에 몇 있습니다. 대놓고 말하진 못하지만 작가들은 다 알고 욕합니다. 작업은 실제로 좋지만 자기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예술이 어려운 이유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무가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의 미니멀리즘은 예술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가? 무엇이 순수한 예술인가를 고뇌한 작가들의 창조물입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니멀리즘이 그렇게 가치있는 것이였을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굉장한 파급력을 가지는게 예술입니다.  99%를 버리더라도 단 한가지를 얻기위해 기꺼이 바닥에 깔릴지언정 전위를 부르짖는 분야가 예술입니다. 절대 무가치한 것이 아닙니다.  그 것이 투기의 수단으로 이용된다고해서 본질이 훼손되어선 안됩니다.
 
예술과 철학이 지나가지 않은 인간의 전위의 역사는 거의 없다고봐도 무방합니다. 인문학과 철학의 부재가 낳은 안타카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의 룰을 모르고서는 , 야구장에 가보지 않고서는 야구의 재미를 모릅니다.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시회와 예술에 꾸준한 관심을 들이다보면 어느순간 왜 작품이 가치가 있는지는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물론 작품 그 자체가 가진 영향력보다 미술사학적 가치가 고평가되는 경우는 작업에서 아무것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또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예술은 전 방위를 건드리고자 하니까요. 그런의미에선 그걸 아는 사람들이 비싼 값을 지불하는게 이상한게 아닌거죠.  예술을 하는 입장으로서 작품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 라고 하는 말씀들은, 제가 야구선수라고 가정했을때, 그저 남들보다 잘 뛰고 공 던지는 놀이가 뭔 소용이냐.. 정도로 무식하게 들립니다.
 
이해를 못한다고해서 그게 가치없다는 건.. 마치 어느나라의 콘크리트를 보는것과 같다랄까요? 정치도 답답한데 대중들도 답답한거죠.  그건 그저 상대방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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