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뭐랄까... 씁쓸하네요...
일단 공연은 맘에 들지 못했습니다. 예상 외로 자리가 거의 다 차서 한껏 들떴는데, 막상 서태지가 모아이를 부를때 긴장을 해서인지 많이 떨려하더라구요.. 살짝 울먹인것도 같았는데, 듣기에 안타까웠습니다. 게다가 소격동, 크리스말로윈에서는 베이스가 지나치게 강해서 소음으로 인식될 정도였어요. 다른 신곡이 가사도 안들릴 정도로 처참해서 모두가 멍때린걸 생각하면, 확실히 실황으로 구현하긴 힘든 사운드인것 같아요.
그래도 옛날 곡들은 기막히게 잘불렀어요. 너에게 를 오리지널 버전으로 불렀을땐 다들 울먹울먹하시고, 인터넷 전쟁때는 자기 컨디션 찾으셔서 그런지 완전히 폭발했네요ㅎㅎㅎ밴드도 락을 하니 엄청나게 강해져서, 제대로 음향 덕을 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고작 85분밖에 못했죠. 그것도 일곱시까지 기다렸는데...많이 아쉬웠습니다. 한번도 안쉬고 18곡을 부른 걸 보면 도망치려하나라는 느낌까지 받았어요...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그 이유를 대충 짐작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음원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이번 신곡 중에 90's Icon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서태지가 이 곡을 부르기 전에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한물 간 퇴물이 여러분들께 바치는 노래" 정확하진 않지만 서태지의 입에서 자기 자신을 '퇴물'이라고 하다니 참 기분이 씁쓸했습니다..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많은 팬들이 떠났고, 그들이 "서태지는 이제 한 물 갔다" 라고 했으니 상심이 클 법도 합니다만, 이게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지니...노래가 될 리가 없었어요. 어쩐지 유달리 벌벌 떠시고 자신감이 부쩍 없어 보이더라구요..또 하나는 이제 '양군'이 아닌 '양현석씨'라고 부른다는거... 뭔가 일이 있었나봐요..
팬으로서 오늘 공연은 5년을 기다린 것 치고는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팬이니까, 그리고 아직 팬들이 많으니까, 우리들을 보면서 힘 좀 내고 전국투어때는 좀 더 멋진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늘 그러했듯, 그는 수많은 논란을 음악으로 종식시켰으니까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멋지게 음악을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줄
1. 오늘 공연은 졸빡
2. 태지형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