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글에 어떤 분이 군경험 후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부분에 대해서 쓰신글을 읽고 몇자 적어봅니다. 저를 비롯한 다수의 오유유저님들은 당연히 군생활을 경험하셨겠죠.(절대다수의 남자분들, 절대다수의 축복받지 못한 계층.....ㅎㅎ) 저는 90년대초반 군번이며 IT 벤처회사에서 개발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개발팀장까지 해보고 현재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 면접을 면접관으로서 많이 참석했고 몇 안되지만 부하직원을 팀원으로 이끌면서 군필자를 선호하는 분들의 의견에 동조하게되었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다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이런면이 있지 않나 하는 거죠. 욕먹는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뭏튼 군경험의 장점은 크게 의지력과 조직 융합도를 들수가 있겠는데요.
먼저 의지.. 숱한 폭언과 구타 속에서도 꾿꾿히 이겨내고 참아내는 인내와 의지....저항할수 없는 상태에서 당하는 폭언과 구타는 삶의 의지를 꺾어 놓습니다. 그래서 몇몇 분들은 안타깝게도 극단의 선택을 하기도 하죠. 그 죽고싶다는 욕망을 이겨낸다는 것은 삶에 대한 열정, 살아서 제대해야 한다는 욕망을 가지게 합니다. 물론 부조리함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것도 좋겠죠. 하지만 군대는 전쟁을 준비하는 폭력집단이라고 하잖아요. 사병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내가 안하고 안받는 수밖에요.(구타 안하고 열외안하고....ㅎㅎ) 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지 싶은 일들을 하게 됩니다. 900고지 꼭대기에 집을 지어라.......명령이 떨어지면 뉘미 이걸 왜? 어떻게? 좆됬따~~~~~ 하지만 군대는 합니다. 하다보면 합니다.시불시불 하면서도 집은 올라갑니다. 사회에서 막막한 일을 다쳤을때 이걸 어떻게.....왜 하필 내가....... 하다보면 됩니다. 시불시불 하면서도 하면 됩니다. 안되면 비슷하게라도 됩니다. 최근 사원 채용 면접을 들어가거나 신입사원들을 관찰하면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경향이 두드러 집니다. 불합리함을 항변하는것은 그럴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을 잃어버리면 곤란합니다. 산위에 집을 짓는것은 필요에 의해 정해진 일이고 어찌됐든 해야하는 일이라면 좀더 편하게 좀더 안전하게 좀더 빨리 할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건의하고 실행하는것이 젊은 사람들이 할일이죠.
그담 조직 융합도.. 목적의식이 뚜렷하기로는 군대만한 곳이 없습니다. 싸워서 이겨야 하니깐요. 군기, 훈련, 보급, 휴식 군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이 전투시 이기기 위해서 입니다.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하거나 무언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조직역시 상명하복 체계이긴하나 군대도 사람이 만든것이고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점점더 민주적인 절차와 인권이 존중받을수 있도록 천천히 변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변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목적을 방해하면 안되니깐요..절대적 가치를 지닌 목적이므로...이겨서 살아야 한다는... 사회도 억시 하나의 전쟁터이고 이겨서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회사가 돈을 벌어야 하고 내가 월급을 받아야 합니다.그래야 가족을 먹여 살릴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기본적인 틀이 상명하복입니다. 다만 더 많은 민주적 절차와 인권존중이 필요합니다. 동료와의 불화, 상사와의 갈등 처우에 대한 불만등은 조직을 해칠수 있습니다. 조직이 와해되면 생산성과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그로인해 경쟁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결국 큰 의미에서 나-상사-회사를 동일시 하는 마인드를 갖는것은 동일 구조의 정점에 있는 군대를 경험한 사람이 더 잘 이해한다고 보고 또한 경험적으로도 그러더군요.
길지 않은 사회생활의 경험이지만 상사 잘만나는거,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거, 이것도 복불복입니다. 상사가 맘에 안든다고 때려치겠습니까? 아님 상사를 잘 구슬려서 옳은 결정을 하도록 돕겠습니까? 하고계신 일이 맘에 안들어서 때려치겠습니까? 아님 맘에 맞는 일을 찾아서 그일을 할수 있도록 준비하시겠습니까? 급여가 적다고 불평하시겠습니까? 아님 자신이 회사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실적으로 급여인상을 요구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컵에 물이 반밖에 안남았다고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하시겠습니까?
어줍잖은 글로 심기를 어지렵혔다면 죄송합니다. 시작은 군대 문화로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새 출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되버렸네요. 좋은 저녁되세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