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보도에 실망한 국민의 분노가 인터넷상에서 조선일보와 MBC 광고주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누리꾼들은 동시에 JTBC 광고주 구매운동도 펼치고 있어, 이번 사고 보도로 각 언론사들이 받은 평가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제비22'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누리꾼은 지난달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거짓 언론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광고주 불매, 구매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JTBC에만 광고하는 제품 중 하나를 선정해 구매운동을 하고, MBC와 조선일보에만 광고하는 제품 중 하나를 선정하여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의 선택은 그 어떤 정치적 행위보다 더욱 정치적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의 입장에 반하는 언론사에게는 광고를 주지 않음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왜 못하나"라며 불매, 구매운동을 제안한 배경을 설명했다.

   
▲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올라온 MBC 뉴스데스크 광고주 목록. 사진=뽐뿌 갈무리
 
이 글은 작성한지 9일이 지난 5일 기준 뽐뿌에서만 16만명 이상이 읽고, 2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또한 '죽전엄마들의 cafe', '성동구 중구 엄마들의 모임' 등 지역별 엄마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고 있다. 해당 카페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 이번 사고가 자녀를 가진 대부분의 부모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이 이처럼 빠른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불매운동이라, 다양한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달 30일 불매운동에 대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아래 앱)을 만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렸다. 불매운동 관련 글을 모아볼 수 있는 이 앱은 5일 현재 5천번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앱을 만든 개발자는 "정직한 보도를 하지 않으면 광고가 줄어든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 언론사 광고주 불매운동을 알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또한 '제비22'는 불매운동과 함께 진행한 모금운동도 3일 만에 2천만원을 모으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제비22는 지난달 24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망한 유아무개양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장녀로 힘겨운 생활을 했다는 기사를 소개한 후 유양의 가족에게 전달할 2달치 생활비 400만원을 모금한다고 밝혔다. 곧바로 뽐뿌 회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이 이어졌고, 제비22는 27일 2천200만원이 모아졌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일부에선 불매운동의 대상 선정이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광고 집행 시스템을 모르는 운동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그냥 A업체 홈페이지 고객 게시판에 가서 '광고를 내려달라' 글을 올리는 게 훨씬 빠르겠다"는 의견을 남겼고, 또 다른 누리꾼은 "불매운동의 기업에 대한 정확한 사전조사와 선정이유에 대한 타당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주요 언론사의 광고불매운동을 펼쳤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아래 언소주)도 지난 2일 광고주 불매운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언소주는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4개 종합편성채널(TV조선, JTBC, 채널A, MBN)의 메인뉴스 광고를 주간 단위로 정리해 매주 월요일에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