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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셔널리즘적 언론과 특정운동단체의 탄압으로부터 박유하 교수를 지킵시다.
게시물ID : history_254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egs47
추천 : 0/14
조회수 : 91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2/21 18:17:00

지켜져야 하는 진실과 자유를 위한 우리들의 제안
<제국의 위안부,법정에서 광장으로!>

2014년6월16일, 한 지식인이 법정으로 소환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박유하. 그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가 위안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출판물의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소송, <나눔의집>에 거주하시는 위안부할머니들에게 총 2억 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 그리고 <제국의 위안부> 출판물의 표현이 범죄에 해당한다는 형사고발 이렇게 3개의 소송입니다. 책을 낸 출판사의 정종주 대표도 함께 소환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절이 몇 번 바뀌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서 일본문제에 관해 ‘일반’의 생각과 다른 생각과 의견은 곧바로 거부와 추방의 대상이 됩니다. 이번 소송은 이와 같은 관습과 금기에 대한 도전을 바라보는 불편함에서 시작되었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런 소송을 개인이 혼자 힘으로 감내하기는 몹시 어렵습니다. 행위가 아니라 출판만을 이유로 금기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째서 고발되었고 어떤 표현이 문제였을까 궁금해집니다. 박유하 교수가 고발된 이후에 <제국의 위안부>를 읽은 독자들이 이곳 저곳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우리'로 연결되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책을 읽었습니다. <제국의 위안부>는 법정에서 범죄의 대상으로 다뤄질 책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이 책이 어울리는 장소가 있다면 '법정'이 아니라 '광장'입니다. 다른 생각, 그것도 구체적인 자료와 새로운 통찰을 제안하는 다른 생각은 소송의 대상이 아니라 경청과 함께 토론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귀를 막고 창을 들었다면, 누군가는 귀를 열고 빈손을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였습니다. 책의 내용이 거짓이고 그 수준이 얕았다면 우리는 금세 흩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일관계는 매우 경색되어 있습니다.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혐한과 반일이라는 증오 감정은 곳곳에서 재생산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위안부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제국의 위안부>는 위안부 문제가 20년 이상 해결되지 않고 더 악화되고 있는 이유를 탐구합니다. 박유하 교수는 이 책에서 좀 더 넓은 시야를 보여줬습니다. <제국의 위안부>와 함께 하는 시간 여행에서는 제국주의체제에서의 여러 사람들과, 전후 한일관계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단체들의 상황, 감정을 냉정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박유하 교수가 안내하는 시간여행은 증오와 전쟁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화해와 평화라는 일관된 방향을 향해 있습니다. 만약 박유하 교수가 말한 화해와 평화의 모색이 낯설고 잘못되었다면 누구든지 비판하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송사의 방식이 아닌 공론이어야 하고, 법정이 아닌 광장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정신적인 성숙도가 그 정도는 되리라 믿습니다. <제국의 위안부>는 지금까지의 위안부의 본질과 운동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고찰합니다. 개인의 기억을 국가나 민족의 이름으로 가공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합의지점을 찾기 위한 한일관계자협의체 구성과 식민지지배 사과를 담은 일본의 "국회 결의"의 필요성을 제안합니다.

위안부 문제가 알려지고 지금까지 20여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제국으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습니다. 오늘날 알려진 위안부 문제에 관한 지식과 기억은 위안부 지원단체의 제공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상당수도 위안부 지원단체가 주장한 이야기만을 진실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제국의 위안부>가 말하는 정보와 지식은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우리 눈을 가린 흐릿한 안개가 걷히자 너무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진실'을 사랑합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최선을 다해 작성한 이야기를 우선 들어야 합니다. 다른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하는 소송을 우리는 반대합니다. 소송과 금기가 드세다면 그에 맞서 공론과 활력을 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우리의 친구들이 이 책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제국의 위안부-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이라는 낯선 체험을 우리의 친구들에게 권합니다. 이 책이 옳다면 우리는 스스럼없이 더 많이 토론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옳지 않다면 우리는 그 결점에 대해서 말할 터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공론입니다.

친구 여러분, 우리는 함께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어딘가로 뛰쳐나가기 위해서 모인 것은 아닙니다. 그저 빈손을 내밀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서로 이어지기 위해서 손을 내밉니다. 이 손을 잡아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연결됩니다. 인사를 하고 자기 이름을 소개하면서 악수를 할 때 우리는 가장 평화로운 순간을 체험합니다. 더 다양한 사람의 연결,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광장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공론을 위한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주위 친구들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십시오.

둘째, 인사를 나눠주십시오. "제국의 위안부, 법정에서 광장으로!", 이렇게 인사를 해주십시오. 그렇게 인사와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페이스북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셋째, 개인이어도 좋고 그룹이어도 좋고 단체여도 좋습니다. 자기 이름을 소개해 주세요. 이름이 모이면 광장이 됩니다. 모여서 책을 읽었다면 사진을 올려 주십시오. (우리는 2015년1월31일, 서울에서 첫번째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그런 토론회가 이곳저곳에서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이 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이후로,저자의 인세와 출판사의 판매수익은 모두 동아시아평화운동에 쓰기로 했음을 밝힙니다.)

우리도 수백 개의 손을 내밀겠습니다. 가장 평화로운 악수를 하겠습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 이 글을 확산해 주십시오.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리트윗을 해주십시오. '공유하기'를 눌러주세요. 우리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우리가 세계를 화평하게 만듭시다. 몹시 어렵지만 또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외면하기를 멈추고 인사를 나눕시다. 다르다는 이유로 억압하고, 다른 생각을 했다고 고발하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외면하는 것을 이제 그만둡시다. 누군가가 반성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반성합니다. 우리 마음의 평화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함께 모색하는, 첫 악수를 청합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2015년1월25일
김관기(법무법인 김앤박 대표변호사), 김남현(<주>미리온 대표), 김미영(텍사스주립대학 교수), 김석희(경희대 연구교수), 박삼헌(건국대 교수), 박세진(애들레이드대학 교수), 서윤(대중예술인), 심준섭(교육가), 이권희(단국대 연구교수), 정승원(인문학연구자), 정우성(변리사), 정찬용(<주>정찬용교육 대표)

<함께 해주시는 분들>
강남순(텍사스크리스천대 교수), 김경옥(한남대), 김두철(오카야마대 교수), 김명인(인하대교수), 김병오(전주대 연구교수), 김영규(인하대 명예교수), 김용운(한양대 명예교수), 김철(연세대 교수), 나일경(주쿄대 교수), 문정인(연세대교수), 박일환(시인) ,박정란(오이타현립예술문화단기대학 교수), 신인섭(건국대 교수), 유승경(경제학자), 윤성호(동서대 교수), 임태훈(미디어연구가, 문학평론가), 최길성(도아대 교수), 최순애(건국대 강사), 김규항(「고래가 그랬어」발행인), 김도언(소설가), 김원우(소설가),이응준(소설가), 장정일(소설가), 김응교(시인), 노혜경(시인), 류근(시인), 박일환(시인), 최규승(시인), 최돈선(시인), 등작(화가), 박진영(사진가), 이상엽(사진가), 정나란(현대무용가), 박원홍(전 국회의원), 이희경(프리랜서 통역가), 곡인무영(예우학당), 민김종훈(성공회 사제), 이민석(변호사, 이민석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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