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퇴근했습니다. 베오베에 와있어서 신이 났음으로 음슴체.
호텔에 도착한 시각이 저녁 7시쯤 되었을 것임. 방에 가보니 전화했던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음.
일전에 한국에서 같이 일했던 동갑네기 외주업체 1명이랑. 내일부터 힘들테니 오늘하루 같이 놀자고 했음.
당시 동관은 대단했음..도로가에는 아가씨들을 태운 오토바이가 수십대씩 지나가고, 대부분의 호텔 앞에는 수영복, 미스코리아 드레스,
교복 등등. 컨셉을 갖춘 아가씨들이 수십에서 100명가까이 대기하며 인사를 하고있는.. 역시 대륙의 머릿수.....
KTV라고 적인 가라오케들이 성황이었음. (사람들은 방송국이라고 불렀음. 방송국 가자~하면서.)
어쨌든 셋이서 야외 식당에서 꼬치구이와 맥주를 마시며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음. (배불리 먹어도 우리돈 2만원도 안나옴. 역시 대륙의 가격..).
내폰이 LX폰인데, 중국에 내릴때부터 상태가 상당히 안좋았음. 껐다 키면 시간이 안맞는다거나, 중국 시간을 못맞춰서 한국시간으로 자꾸
바뀌는 현상. 오전 오후가 뒤바뀌는 현상..
7시 30분에 호텔에서 출근버스가 출발한다고 들었기에 첫날부터 늦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고 잤음.
알람을 7시에 맞췄는데, 이게 문제가 된거임. 핸드폰이 오후 7시로 바뀌어 있었던거임. 알람이 울리지 않았고, 기적적으로 7시 25분에
눈을 뜨게 됨. 씻지도 않고 엉망인 상태로 뛰어내려감.
다행히 버스는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 직전인 상태. 뛰어가서 버스 문을 두드렸음. 그런데 사람들이 다 모른척 하는거임. 그렇게 버스는
출발함. 아.. 이새끼들이 지각하게 만들고 역공격해서 자존심 회복할라는 거구만~ 똥강아지들 보소~~
어제 흑염룡을 개방했는데, 오늘 이런일로 혼나면 얼마나 개쪽임.
중국 호텔앞에는 항상 택시 혹은 불법택시들이 2-3대씩 대기하고 있음. 택시기사 한명을 붙들고 버스를 가리키며 쩌거 쩌거!!!를 외쳤음.
택시기사 니 취 날? 당연히 난 못알아 들음. 그냥 쩌거!! ㅇㅇ!! 쩌거!! ㅇㅇ!! 발을 동동구르며... 택시기사 하오~하며 나를 택시에 태웠음.
그리고 미친 총알택시, 버스를 앞지르고, 도로 인도 가리지 않고 전력질주 함. (어찌나 신이나던지...ㅎㅎ오오 여기가 대륙~!! )
덕분에 공장앞에 일찍 도착해서 담배한대 피우며 회사 사람들을 기다렸음. 15분쯤 있으니 사람들이 옴. 총원 25명 정도, 그중에 외주2명, 친구, 나 빼고는 다 제조팀. 와 인간들 험상궂게도 생김. 특히 PM은 대략 키 187정도에 80-90kg 나가보이는 떡대였음. 눈은 약간 풀린듯한 백치미와 야수같은 빛이 번들번들 거리는 온세상이 귀찮다는 아우라를 뿜어대는 범상치않은 인물이었음.
당시 신분증을 보안실에 맡기고, 공장에 들어갔는데, 중국 공장은 보안요원들이 대부분 여자였음. 아니...그냥 공장 전체가 여자였음. (좋았음)
암튼..방진복 이라는 파란색 작업복에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세균소독 하듯이 바람을 쏟아내는 문을 지나 현장으로 들어갔음. 거기서
내가 한국에서 열심히 조립했던 검사기가 샅샅이 해체된 채로 대기하고 있었음. (당췌 한국에서 조립했다가 해체하고 다시 중국에서 조립하고..
에효...) 한국에서 했던일을 여기서 다시 해야하는거임. 이미 요령이 생겨서 이것저것 맞춰나가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음.
그때 친구가 떨리는 눈으로 나를 불렀음.
"ㅇㅇ야 PM님이...부르셔..."
현장 한복판 테이블 앞에서 그 떡대가 짝다리를 짚고, 한손은 주머니에, 한손은 손가락을 까닥까닥~ 하며 나를 손짓하고 있었음.
순간 나의 흑염룡이 뱃속에서 꿈틀함을 느꼈음.
나: "안녕하세요. 비전팀 신입사원 ㅇㅇ입니다. 어제는..."
PM: "마! 니 뭐고?"
나: "네?"
PM: " 니 뭐하는 놈이냐고 새끼야."
나: "뭐가요??"
PM: "뭐가요? 뭐~~~~어~~~~~가~~~요!??" (마치 분노를 단전에 모으듯이,,,)
주변 사람들... 다른 업체 사람들마저 떨리는 눈으로 우릴 보고있었음. 그와중에 공장에 꼬맹이들도 한국인들 싸운다 하고 우르르 몰려와서
그야말로 천하제일 무술대회가 만들어짐.
나: "아뇨 반항하는 뜻의 뭐가요가 아니고,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여쭤보는 겁니다."
PM: " 이새끼야. 니 오늘 몇시에 일어났어? 이새끼가 첫날부터 빠져가지고. 미친거 아이가"
(순간 머리가 빠르게 돌아감. 나에게 명분이 있나? 없나? 빠져나갈 구멍이 있나? 순간 한가지 생각났음. 만약 이놈이 아침에 버스문을 열어
줬고, 나를 혼냈다면 나는 걍 혼나야한다...그러나 이새끼는 버스문을 두드리는데도 일부러 놔두고 갔다. 이긴다. 이건 내가 이기는 게임.!!)
나: "네 정확히 7시 28분에 일어났습니다. 뭔가 문제되는 일이라도??"
PM: "와~~~나. 당당하네. 어!? 이야~ 당당하네 진짜. 니같은놈은 필요없어. 내 권한으로 회사에 보고 할테니까. 저녁에 당장 짐싸."
(저렇게 극단적인 상황만 아니고 단순히 훈계하는 정도였다면, 내 흑염룡이 날뛰진 않았을 것임.)
나: "(짝다리를 짚어주며..) 기왕 짐싼다면 지금 싸는게 더 낫구요. 회사에 뭐라고 보고할라고요?"
PM: "업무 태도, 그리고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태도. 기본 소양이 안되있어."
나: "업무태도? 하아...저기요 PM님. 오늘 삼성공장 입구에 몇시에 도착했어요? 난 댁들보다 15분 일찍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PM: ".....!!!??"
나: "아니 사람들이 빠져 가지고, 나보다 늦게와요? 내눈에는 여러분이 빠져보이는데. 씨발. 내가 솔직히 말해서 당신네들이 버스만
태워주고 혼냈어도 어른들 말씀이니 달게 듣겠다...했을텐데.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쫓아오는데도 그냥 버려두고 출근? 한가지는
분명히 하지요. 여기 내보다 어른은 없는거 같은데? "
PM: " 이야...이거 또라이네...또라이..."
나: "개새끼는 개장수를 알아보는 법이고, 업무태도?? 허허. 그래서 어제 택시 안보내주고 엿을 먹이셨는지? 아제요. 보고하시이~소.
나도 회사가서 정식으로 해볼라니까. 누구 명분이 더 쎈지 함 대봅시다."
PM: " 야...그거는 나도 미안하게 생각했다. 근데 일단 니가 늦게 일어난건 사실이고."
나: " 그게 아니죠. 누가 일찍 일어났느냐가 아니고, 누가 일찍 회사에 도착했느냐지요. 나는 본인 과실로 늦게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개인 사비로
택시를 타고 회사에 왔으니, 나는 내 과실에대한 책음을 스스로 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당당하지요.
그러니 어제의 PM님 과실도 나한테 책임을 지시구요."
PM: "내가 어떻게 책임을 지노?"
나: "나는 맺고 끊는건 확실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시원하게 함 사과해보세요. 시원하게 받아줄테니. 자~ 어서."
PM: "그래. 미안하다.(어금니를 꽉 깨물며) 됐나?"
나: "네. 그 사과 받아들이겠습니다. 공과 사는 확실히 하는게 사회생활 아닙니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PM: "......"
그렇게 현장의 열기는 사그러 들었고, 타 업체 아저씨들은 우와...대박...하는 눈빛. 우리 회사 제조팀은 ㅅㅂ..두고보자..
중국인들은 뭐야?뭐야? 쟤네들 뭐한거야? 팅부동 팅부동 하면서 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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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점심을 먹으며, 외주업체 직원이...
"ㅇㅇ씨. 저 감동했습니다....저 악마를...대꿀멍 시키다니..ㅠㅠ"
친구는 걱정을 했음.
"ㅇㅇ아 너 계속 이러면 진짜 힘들어져...난 벌써부터 걱정된다.. 내가 아는 사회생활이 아닌데....."
나: "야. 사회초년생 주제에 뭔 사회생활. 흥칫핏. 지들이 우리팀 상사여?
울 아부지 어머니도 말씀하시길 사회에 나가면 우짜든동 어른들 말씀에 예예 맞심더 해래이~
하셨는데. 내가 그랬지. 아니 아버지 어머니는 아들래미 기를죽여요? 사회초년생이 좋은게 뭐요? 지 꼴리는대로 하다가 한방 크게 맞으면
그때 예예 맞심더~해도 될껄, 시작부터 예예~하는건 아니지요."
친구: "그래도 그건 아닌거 같아.."
나: "야. 그러면 나랑 내기 하나 하자. 너는 지금 하듯이 그인간들 말 잘듣고, 고분고분해봐. 그사람들이 너한테 잘해주고 챙겨주면 니 방식이 옳은거고,
그게 아니면 내방식이 니방식 보다는 나은걸로. 오케이? 니가 옳으면 나도 너처럼 인내하고 참으면서 남은인생 살께."
친구: "뭘 그런걸로 내기를..ㅎㅎㅎㅎ 치킨빵? ㅋㅋㅋ"
그리고.....중국에서 2개월...친구는 나에게 치킨을 사주었음.
다음 사이다썰로 본인이 중국의 소황제로 군림하게 되는 사이다 썰을 풀어보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