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바꿔야 할 한국사] 〈4〉식민사학의 뿌리 일제·친일파 학자들 ‘한국사 말살’ 합작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인 올해, 일본은 임나일본부설(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설)을 교과서에 포함하며 다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의 분노는 크다. 고대사 왜곡일 뿐만 아니라 독도 영유권, 위안부 불인정 등 일본의 후안무치한 행태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점도 있다. 우리는 식민지배의 그늘을 일소했을까. 한국 사학계는 아직도 조선총독부가 우리 백성을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왜곡했던 역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과서에서 사라졌던 ‘단군신화’라는 용어가 되살아났다. 지난해에는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세금 10억원을 들인 ‘The Han Commanderies in Early KoreanHistory(한국 고대사 속 한나라 영토)’라는 제목의 책을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 이름으로 출판해 논란이 됐다. 조선총독부의 주장대로 한사군이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국내 교육으로 부족하니 ‘우리는 중국의 식민지로부터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인지 한심할 지경이다. 이처럼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식민사학의 뿌리는 어디일까. 식민지배를 합리화하고 한국·일본의 동화를 위해 시작된 역사왜곡의 시작을 파헤쳐 본다.
일제강점기 한국사 왜곡은 총독 등 일제의 최고권력자들, 일본 역사학자, 친일파 정치인, 친일 역사학자들의 합작품이었다. 1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 3대 총독 사이토 마코토, 이완용, 최남선, 이마니시 류, 이병도, 신석호(사진 왼쪽부터)가 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