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이 얼마 안 남아서 혼자 회사 나와 앉아 있어요.
번역물 출판사인데, 점점 외국 책 계약할 돈이 쪼들려서
사장이 자꾸 계약 안 해도 되는 책을 물어와요.
작가가 죽어버리고 70년 지난 책이요.
지금으로부터 70년전이면 광복할때네요.
70년 사이에 언어가 변한 건 우리나라만이 아닐진데
그래도 언어사전들이 개화기(?) 수준이라 찾아보면 나오긴 나와요.
하지만 아무래도 70년 사이에 잊힌 말들과 사람들이 참 많네요.
암튼 어렵고 어렵고 또 어렵네요.
작업할 시간도 줄어들고 있어요.
쪼들릴 수록 내용은 어려워지고 시간은 줄고
월급은 4년째 동결인데 물가는 두 배가 되어 있고.
사장님은 우리한테 이번달 월급 2주만 미뤘다 주겠다고 미리 선언한 주제에 지금
일본 가 있답니다. 목적은 모르겠는데 별 얘기 없는거 보니 놀러간듯요.
꼴랑 있는 직원 둘 월급줄 돈은 없으면서
여행은 가는구나 그렇구나.
출처 |
엉덩이는 의자에 붙어있지만
정신은 어드메인지 모르겠는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