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서경학자 하후승, 무제를 비판하다
게시물ID : history_252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침
추천 : 4
조회수 : 13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06 10:11:09
옵션
  • 창작글


한나라 7대 황제 선제宣帝 시대의 일입니다.

"증조부이신 효무황제께서는 특별한 공적을 쌓으신 천자이시다. 그분의 영묘에 대해서는 초대 천자이신 고조, 3대 천자이신 문제와 마찬가지로 응당 특별한 시호를 바치고 또한 특별한 음악을 만들어 그분의 영령에 제사를 올려야만 한다."

황제의 말에 신하들 또한 고개를 끄덕였지만, 서경書經학자 하후승夏侯勝만은 이에 완강히 반대하였습니다.

"확실히 사방 이적들을 물리쳐 복종케 하고 국토를 넓히신 공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병사들이 전쟁터에서 죽었으며, 극도의 사치로 말미암아 천지는 피폐해졌고, 유랑하던 농민의 절반 이상이 죽었습니다. 게다가 황충蝗蟲의 재해까지 발생하여 수확이 불가능한 토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고, 그 피폐함은 지금도 회복되지 못하였습니다.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분이라고는 도저히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특별한 제사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대신들은 경악하며 하후승을 말렸습니다.

"이는 천자께서 뜻하고 계신 바요."
"그 천자께서 뜻하시는 바가 옳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옳은 일이라면 목숨을 내놓고 끝까지 주장하는 것이 신하된 자의 도리입니다."

그러나 그의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감옥에 2년 동안 수감되는 신세가 됩니다. 무제가 사망한 후 13년 만의 일입니다.

----------------------------------------------------------------------------------------------------------

이 일화와 비슷한 사건은 150여년만에 또 일어났습니다. 후한 장제章帝때 대학생 두 명이 기숙사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오왕 부차는 처음에는 의기가 좋았다가 끝에 가서는 영 형편없더군. 용을 그리려다 개를 그리고 만 꼴이랄까."
"무제도 그래. 18세에 천자가 되시자 성인의 도를 존숭한다면서 몇년 뒤에는 매사에 재멋대로 굴다가 애초 하려던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잖아."

옆방에서 이 대화를 듣고 있던 학생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럼 무제님이 개라는 소리야?"

다음날 옆방 학생은 관가에 두 사람을 고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제는 이해심이 넓은 사람이라서, 이렇게 말하고는 두 학생을 무죄로 방면해주었습니다.

"비방이라는 말은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것이다. 무제의 사적은 국사에 틀림없이 그렇게 기록되어 있지 아니한가?"


한서에서는 "중화문명을 옛날 이상시대에 근접하게 만든 자는 무제였다" 라고 비평하였으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나 봅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