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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진중권과 김어준
게시물ID : sisa_1693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스고래
추천 : 3
조회수 : 75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2/12 00:17:46
개인 블로그에 쓰고... 
보여줄만 하다 싶으면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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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커뮤니티나 온라인 신문기사를 보다 보면
비중은 크지 않지만 진중권의 나꼼수 비판에 대한 내용들을 접하게 된다.
나꼼수가 '신의 영역'에 있지 않기에 사안에 따라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같은 진보진영이라 속하는 진중권과 나꼼수가 대립각을 세운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나 역시 그 속내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나꼼수... 특히 김어준이 방송을 통해 비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이해가는 측면도 있다.

곽노현 교육감 사태나, 한명숙 현 민주통합당 대표에 대한 재판등에 관한 사안에 있어서 김어준은...
진보는 왜 진보의 잘못에 대해 보수 진영처럼 감싸주지 못하는 것인가?
왜 진보가 같은 진보에 대해 왜 더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가? 
그것은 진보라는 가치에 대한 지나친 순결주의 아닌가?
라는 논점으로 비판을 가한다.
진중권은 이러한 접근 방식에 대해 뭔가 반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시사인이 나꼼수를 처음으로 보도한 당시 주변 인사들의 인터뷰를 실은 기사에서도
진중권은 "곽노현 교육감 부분만 들어봤다. 그 접근방식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짧게 멘트했던 것 같다.
이후로도 진중권이 나꼼수 방송을 들었을지 어땠을지 몰라도 여전히 나꼼수현상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내가 크나큰 통찰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지금껏 보여진 진중권이 경계하는 것은 집단현상을 넘어선 광기인 것 같다.
2006년경 황우석 신화에 대해 PD수첩이 딴지를 걸고 나선 것에 대한 사람들의 집단적인 반응에 대해 
진중권은 분명히 경계하는 입장에 서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와 반다로 딴지일보... 즉 김어준은 여전히 황우석을 옹호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다.
(전적으로 내 기억에만 의지하는 부분이므로 디테일한 언급들이 무엇인지 굳이 찾아보지는 않겠다.)
 결과적으로 황우석신화는 무너졌으며 진중권은 승리자가 되었고 김어준은 패배자가 되었다... 라면 극단적인 표현일까?
최근 진중권은 '김어준은 사과를 모르는 사람 같다'라는 취지의 멘트를 트윗상에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진중권 역시 나꼼수 현상에 대해 과거 황우석사태때의 그것과 비교하여 경계를 하는 것일까?
분명 그런면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실 나꼼수를 즐겨듣고 챙겨듣고 나름 책도 사서보는 나로서 진중권의 비판적 입장이 달갑게 보이지 않는다.
진중권은 계속해서 나꼼수에 내부적인 비판이 없다, 팬덤이 나꼼수의 앞길을 막는다는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집단광기에 진실을 덮었던 황우석때의 사람들과, 지금 나꼼수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현상은 같을까?
매체환경도 변했고, 수용자의 태도도 변했다. 

자꾸 관계없을 듯한 사안에 황우석이 자꾸 언급이 되어서 그분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있지만
당시의 현상과 지금의 나꼼수 현상의 차이가 무엇인지 들춰볼 필요는 있다.
2006년...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황우석에 열광했던 사람들... 나또한 그 신화가 무너지기 전까지는 열광했던 사람중 하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우리가 알던 황우석의 연구 결과는 이른바 '닥치고 진실'이었던 것이다.
신세계가 눈앞에 다가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검증과 비판을 가하던 세력이 있었다.
내부에서 검증하지 못하고 제어하지 못했던 황우석신화는 그렇게 외부의 합리적인 검증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검증의 중심에 PD수첩이 있었고 집단광기를 경계한 입장에 진중권이 있었다.

어찌보면 지금의 나꼼수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경향 역시 '닥치고 정치', '쫄지마'라는 슬로건에 현혹된 
집단 광기와 비슷할지 모른다.
사실 민주주의의 위기, 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라는 (김대중 대통령은 이점을 잘 정리해 주셨다.) 현 상황에서
사람들은 나꼼수에 열광했고, 서울시장 선거국면에서 사람들의 열광은 정점을 이루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2~3% 이길 선거를 7~8% 차이로 이기게 한 원동력은 나꼼수에 있다고 평가한다.
근데 과연 그것이 진중권이 경계해야 할 집단적 광기, 그릇된 팬덤으로 봐야 할까?

황우석의 연구에 열광했던 사람들 대부분 황우석의 연구... 즉 '과학'이라는 부분에 대해 검증할 능력이 없었다.
PD수첩 보도 당시만 해도 감히 '언론'이 '과학'을 검증하려 드느냐라는 비판이 드셌다.
결론은 '언론'이 '과학'을 검증할 수도 있구나 였지만...
즉 진정한 과학적 접근방식이라면 '과학'이 아닌 것이 '과학'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꼼수'는 어떨까?
적어도 '정치'의 문제대해 사람들 대부분은 천만가지의 오만 생각을 다 가지고 있다.
진중권이 이 대목에서 거 파시즘이나, 50년대 중반 메카시즘을 예로 들어 경계할 수도 있다.
그럼 '나꼼수'현상이 파시즘이나 메카시즘처럼 일방적인 권력으로 나아갈 확률이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기에 지금 진중권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어쩌면 고맙다.
그렇다고 한들 지금의 대중이 과거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들어본 사람은 짐작하겠지만 '나꼼수'는 특정한 팩트를 강요하지 않는다. 
가만히 잘 들어보면 '나꼼수'는 문제의 추론(언제나 결론은 없다.)에 접근하기까지 합리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즉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여러가지 근거를 종합하고,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선관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선관위 홈페이지 문제가 디도스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것임에 대해 자신들의 추론 방식을 까보여 주는 것이다.
오죽하면 '뉴스타파' 첫 방송에서 선관위 문제를 취재하면서
 '나꼼수의 추론이 합리적인 것임을 받아들인다'라고까지 했을까.
사람들이 나꼼수에 수긍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그러한 합리적 추론의 과정에 수긍하기 때문이다.
결코 황우석때의 닥치고 줄기세포때와는 다른 맥락이라는 것이다.

분명 '나꼼수'가 틀릴 부분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들도 인간이고 천하무적이 아니니까
그리고 주변의 다른 시각에도 불구하 '나꼼수'가 무조건 옳아 라고 하는 잘못된 팬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진중권이 무조건 옳아'라고 하는 시선은 절대로 없을까?
상대에 대해 내부 비판을 요구할 정도면 자기 스스로는 비판의 기재가 마련되어 있지는 않는 것일까?

나역시 '하이 히틀러' 하던 것처럼 '하이 나꼼수'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시즘이나 메카시즘이 권력의 입장에서 약자를 짓밟는 논리였다면
적어도 꼼수니즘은 약자의 편에 선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꼼수를 권력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아직 권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 같다.
김어준은 방송을 통해 가카가 퇴임하면 방송을 멈출것이라고 했다.
다르게 해석하면 자기들 스스로 권력이 되려는 순간 그만두려고 한다는 것이된다.

나꼼수 떨거지 특집때 심상정 대표가 밝혔듯이... 진보의 가장 큰 맹점은 스스로 권력화 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권력에 대한 태생적인 경계가 권력을 잡는 것에 대한 것 까지 경계하게 만드는 것이다.
진보에게 있어서 그것은 문제다.
현 상황에서 1%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진중권씨의 독설은 고맙다.
각종 토론과 매체들에 대한 노출을 통해 진보의 역사관, 가치를 납득시켜주는 것에 대해서도 늘 고맙고 통쾌하다.
하지만 비슷한 진영에서의 나꼼수에 대한 공격은 포인트를 잘 맞춰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까지 진중권씨의 나꼼수 비판은 조금 오버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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