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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주의) 미운 네살 아이 관찰일지
게시물ID : baby_25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린몬스터
추천 : 14
조회수 : 181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1/04/11 23:05:17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내아이의 성향은 이렇다, 저렇다 함부러 말하기 어렵긴 하지만,

내 아이는 관계중심적인 아이인것 같다.

 

아이가 관계를 중요시 한다는것을 알기까지는 많은 착오가 있었는데,

아이의 성향이 이렇다고 생각하고 나니 그간의 아이의 행동들이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 이해되기 시작했다.

물론, 성향을 단정짓는건 위험하긴 하지만, 육아를 하는것에 있어서 조금은 가이드가 되어주는듯 하다.

 

성향을 알기전에는

1. 요구하는것이 많고, 질문도 많다.(같은 질문을 몇번씩 한다), 일부러 반대말을 하기도 한다.

2. 세이펜을 사줘도 only!!!!엄마가 책 읽어줘야함..

3. 놀이터에서 다른사람에게 자꾸만 말건다.

 

이렇게 세가지정도가 조금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육아 공부를 하며 내 아이를 관찰하다보니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관계 중심적인 아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1.요구하는것이 많고, 질문도 많다. 일부러 반대말을 하기도 한다.

->딱히 원해서 요구하는게 아니고 그냥 엄마랑 소통하는게 좋았던것이다.

딱히 답을 원해서 질문하는게 아니고 묻고 답하고 묻고 답하는게 이아이한텐 말놀이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해줘도 좋아하고, 다른 답을 해주면 더 좋아한다.

반대로 말하는거도 마찬가지로 약올린다기 보다는 그냥 엄마 반응보고싶어서 그러는거 같다.

 

->떼를 쓰는 상황을 관찰해보니, 요구를 안들어줘서 떼를 쓸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자신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드는것 같을때 발생한다. 눈을 마주치며 "난 너의 이야기를 듣고있어" 를 최선을 다해 어필해주면 괜찮아진다.

 

--->>>오롯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니 아이도 요구하는게 줄었다.

두시간 바짝 놀아주니 40분쯤 부엌에 있어도 날 찾지 않았다.

주말 루틴은 20분 티비->식사->두시간~세시간 바짝 함께 시간보내기->식사준비로 난 부엌->식사 로 잡으니 쾌적한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2. 세이펜을 사줘도 only!!!!엄마가 책 읽어줘야함..

-> 책을 읽는것도 재밌지만 엄마와 "함께"가 더 좋은것 같다.(넘 당연한 이야기인가 ㅎㅎ)

책에서 과일이나 음식이 나오면 꼭 먹는 시늉을하고 등장인물한테 말을 걸기도 하는데, 내가 다 받아주니 그게 세이펜보다 재밌나보다.

"늑대야~~ 돼지가 지푸라기로 집만들면 후하면 안돼!!"

하고 아이가 말하면 내가 늑대가 되어서 "돼지를 못먹으면 배가 너무 고픈데 어떡하지?" 하고 대답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늑대야 그럼 내가 사과줄게. (어디선가 사과 장난감을 가져옴) 그러면 괜찮지?" 하고 말한다.

그렇게 늑대는 사과먹고 배불러서 잠자고 돼지들은 셋이서 행복하게 지내는 해피엔딩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늑대인 내가 "아니~!!! 난 지금 배가 꼬르륵 꼬르륵 너무 고파서 아기 돼지를 잡아먹을거야!!! 후~~~~" 하면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기도 하는데,

이런것들이 아이한텐 단순히 책읽는 시간이 아닌 나랑 소통하며 노는 시간이였던 것이다.

 

아이는 세이펜을 쥐어주면 세이펜 싫어!! 라고 말하는데, 소통을 좋아하는 아이란걸 알기전에는 이런 행동이 내심 서운하기도 하고,

세이펜이랑 친해져서 날 좀 혼자 뒀으면 좋겠기도 했었다.

세이펜을 싫어하는 이유는 세이펜을 하며 노는 시간동안 엄마가 안놀아준다는걸 알아서 인듯 하다.

 

3. 놀이터에서 다른사람에게 자꾸만 말건다.

-> 친구든 동생이든 언니오빠든 놀이터에서 오는게 보이면 "친구야~~(혹은 오빠야~ 혹은 언니야~) 아안녕~!!!! 하고 큰소리로 인사하고,

문센에서도 친구 하나하나 들어올때마다 입구로 다가가서 인사한다.

아싸인 나로썬 굉장히 불편했는데.. 어린이집 선생님을 통해 들려오는 이야기론 울 딸이 누군지 친구들 엄마가 궁금해한다고..

다들 집에가면 우리아이 이야기를 한다고.... 핵인싸인듯하다.

성향을 알기전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려는 아이를 자꾸 다른데로 데려가기도 하고, 놀이터에 사람있으면 안가기도 했는데,

성향을 인정하고 나니 놀이터를 가는게 즐거워졌다.

주로 오빠들이 우리 아이를 잘받아주는데

"오빠야~ 이거도 할수있어?" 하고 깜찍한 도발을 한다거나

"오빠는 진~~~짜 높이 잘올라간다, 오빠는 킥보드도 쌩쌩 빠르게 달린다~ 우와~ 치타같다~~"는 칭찬을 해주니

6세 7세 남아들의 허세가 폭발하고 마는것이다.

그런 남아들의 모습을 보는것도 너무 귀엽고, 딸도 좋아하는듯 하니 보고있으면 흐뭇해진다.

다회에 걸쳐 터득한것인지, 한번 말시켰는데 데면데면하면 딸도 더이상 말시키지 않아서 오히려 좀 내가 편해진것도 있는듯 하다.

그래도 놀이터를 가면 난 딸 뒷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긴 하지만..ㅎㅎ

 

딸은 오늘도 입을 쉬지 않았다.

잠을 자는 그순간 까지도 쫑알거리다가 잠이든다.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도, 그네를 타도, 유모차를 타고 집에 갈때도 단 한순간도 입을 쉬지 않는다.

그래도 이제는 예전보다는 스트레스를 덜받는다.

단순히 요구가 많고, 질문이 많고, 의사표현이 뚜렷한 고집센 아이가 아니라

소통하는것 자체를 좋아하는 (고집센) 아이란걸 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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