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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은비 母, '은비 몫까지 해줘…절대 포기하지 마'
게시물ID : star_250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스티
추천 : 13
조회수 : 153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9/05 15: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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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그날 사고 후, 벌써 사흘이 흘렀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자랑스러운 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던 은비(22·고은비)는 5일 세상과 영원히 이별했다. 유족들과 동료들은 비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생을 마감한 은비의 영혼을 위해 울었다. 이젠 눈물도 다 말랐을 엄마는 "내 새끼 한번 만 안아보고 싶다"며 힘없이 흐느꼈다. 모든게 절망적인 순간, 그래도 엄마는 남은 아이들을 챙겼다. 엄마는 레이디스 코드의 남은 딸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절대 포기하지마. 은비가 지켜줄거야. 은비 몫까지 열심히 해줘."

#1. '은비야 안녕'

어머니의 절규는 모두의 가슴을 쳤다. 낳아 기른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이 믿기지 않았다. 검은색 차 안에 딸이 누운 관을 넣어버리면 그것으로 모든게 끝날것만 같았다. "은비야 엄마가 많이 못해줘서 너무 미안해…" 엄마는 딸의 마지막 길에서 작은 몸을 들썩거리며 오열했다.

함께 차를 타고가다 사고를 당한 레이디스 코드의 애슐리와 주니가 목과 등에 깁스를 하고 지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고 은비의 발인 예배에 참석했다. 고 은비와 마지막 무대에 함께 서고, 같은 차에 올라탔다. 살아 남은 죄책감이 가슴을 눌러 누구보다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고인의 영정 사진을 따라 걷는 길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울다 지친 두 사람은 휠체어로 옮겨 탔다가 다시 일어서기도 했다.



#2. "얘들아 포기하지 마"

자식을 잃고 절규했지만 엄마는 분노하지 않았다. 울다 울다 지친 은비의 모친은 애슐리와 주니를 안았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우리 은비대신 너희들이 더 열심히 해줘. 애슐리야 엄마가 한국에 안 계시니 내가 네 한국 엄마 해줄게." 엄마는 살아온 것이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운 딸들을 그렇게 끌어안았다.

리세의 엄마도 은비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리세는 사고 후 사흘이 흘렀지만 여전히 힘겹게 삶의 끈을 부여잡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래도 리세 엄마는 은비 엄마를 위로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은비의 시신이 안치될 서울 추모공원에 온 리세 엄마는 은비의 엄마, 멤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훔치다 다시 딸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3. 소정 "왜 직원들이 까만옷을 입고 다니지?"

가족들도 소속사 직원들도 소정에게 은비와 리세의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소정은 5일 오전 2차 얼굴뼈 골절상 수술을 받았다. 은비의 장례식장 옆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제 소정도 동료들의 비극을 눈치 챈 기색이다. 하지만 누구도 사실을 감히 말할 수 없다. 소정은 4일 직원들이 입은 검정 상복을 보고 "왜 자꾸 까만 옷을 입고 와?"라고 한 차례 물었다. 소정은 무너져 내릴 현실을 감당하지 못할 것처럼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있다.



#.4 '사랑을 베풀 줄 알던 아이' 은비

한결 같이 밝고 사랑을 베풀줄 알던 '은 비타민'은비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았다. 발인식에는 양동근과 럼블피쉬를 비롯해 고인의 잔잔한 우정을 기억하는 동료와 지인들이 함께했다. 한 지인은 "은비가 하늘나라에서도 남을 챙기느라 바쁠 것 같다"며 "이제는 자기 욕심도 부리고, 남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울었다. 전날 밤에도 유재석·김제동·정준하 등 동료들이 은비의 빈소를 찾아 해맑고 착한 아이 은비의 이야기를 나눴다.

3일 레이디스 코드를 태운 차량은 대구 스케줄 후 서울로 이동하던 중 이날 새벽 1시30분 경 고속도로(경기도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박았다. 이 사고로 멤버 은비가 사망했고, 리세와 소정이 크게 다쳤다. 고인은 이날 발인 후 서울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 화장터에서 화장 후 서울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이경란·박현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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