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저는 왜 글을 쓰는 걸까요?
게시물ID : readers_24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른영혼
추천 : 2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29 22:50:20
아까 베스트에 올라온 글 중에, 어떤 대학의 소설창작수업 글을 보고나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저는 스스로 '작가지망생'이라고 자칭하고 다녔어요.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던 때부터 저는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었나봐요.
 
내게 숨겨진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그걸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지금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어요.
 
 
솔직히, 아주 솔직히
 
독서를 많이 하지도 않았고, 습작도 많이 하지 못했어요.
 
아주 가끔씩, 어줍짢은 시 구절 몇 마디 적어놓고 자위해요.
 
 
재능이 있어야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 수없이 많이 들어봤어요.
 
집안에서는 그 말을 근거로 항상 반대하고, 딴짓취급했고, 상처주기도 했어요.
 
남들한테 글쓰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게 처음엔 그리 떳떳하지도 못했어요.
 
그런 가난한 직업을 왜 가지려 하냐.
 
그냥 생긴대로 살아. 적절히 타협해가면서.
 
 
그런 말 들으면 들을수록 더 반발심이 생겼더랬죠.
 
어렸으니까. 내가 하고 싶다는 데. 왜 그러는 걸까.
 
 
나이 더 먹고 먹어 이제 20대 중반쯤 되니까,
 
사람을 살게하는 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구나,
 
어차피 꿈은 그저 꿈일 뿐이구나...
 
모두 생계를 걱정하고, 그러다보면 하고 싶었던 것들도 자연스럽게 놓게 되는 거구나.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남들한테 말하고 다녔던 것들이나
 
제 머릿속에서 맴돌던 것들 때문에 단칼에 포기하지도 못하고 있었어요.
 
아직도 전 더 고집부려도 되는 거 아닐까 생각해요.
 
어리석죠? 철딱서니 없어보이고...
 
 
정말, 나에게 재능이란 게 있을지, 회의감이 들어요 이젠.
 
그래도 좀 억울해요. 바로 포기해버리기는.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모아왔던 글감들은 어떻게든 다 풀어내보고 포기하든가 하고 싶어요.
 
이리저리 현실적인 핑곗거리나 만들어대면서 안하고 있지만...
 
작가가 못되어도 좋으니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면, 그 생각이 정말 미련없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해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내가 왜 이런 희망도 앞날도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리고 있는지... 참 한심스럽고 답답하고 우울하기만 해요.
 
나는 왜 글을 쓰려는 건지...
 
도대체 뭘 바라고 있는 건지...
 
그래도 뭔가 써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재능도 자신도 없는데, 자위라도 해야 할까봐서?
 
제가 이걸 포기해버리는 그 순간, 그리고 그 이후의 삶들이 너무나도 막연하고 심지어는 두려워요.
 
그 이전의 제 삶들이 송두리째 부정당할 것 같아요.
 
정말 ㅎㅎ 아까 본 그 글에서 나온 말처럼 글쓰기는 마약인 것 같아요
 
술 담배 마약같은 거... 한번 빠지면 다시 나오기 힘든 그런 것 같아요
 
 
 
한밤중에 이런 심란한 긴 글이나 올려놔서 정말 죄송해요..
 
이걸 고민게에 올려야 되는 건지 아직도 헷갈려요.
 
작가지망생인 분들 말씀을 들어보고 싶어서 일부러 책게에다 올려요.
 
 
 
혹시 너무 길어서 정리가 필요하실 분들께 말씀드리자면
 
제가 재능이 없는지 있는지 혼란스럽구요
 
포기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서 포기하고 싶진 않은데
 
또 재능과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쳐 허우적거리고 있는 저 자신이 한심하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