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페이크 스포일러는 스포일러만큼이나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248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IXOSS
추천 : 3/4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7/09 13:21:52
새벽에 글을 하나 썼었어요.
최근 봤던 모노가타리 시리즈 관련해서 참 안타까운 부분이 있어서
혹시나 이런 전개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내용이었어요.

아직 국내 정발이 되지 않은 부분은 못 본지라 앞으로 전개가 어떤지도 모르고
의도적으로 스포일러를 회피하려 관련 게시물이나 리그베다위키 항목도 안 보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제 글에 댓글로 "그거 오와리모노가타리에서 그렇게 되요" 라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더라구요.

순간 짜증이 나더라구요.
사실 가능성이 전혀 없다싶은 이야기이기도 했고 그분의 어투도 딱히 신빙성이 있진 않았지만
"사실 산타는 너희 아버지야" 라는 말이라도 들은 기분이었어요.


소설을 읽을 때 혹은 만화나 드라마, 영화 등을 볼 때
우리는 일방적으로 컨텐츠를 소모하는 입장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잖아요?
뭐, 아프리카 방송이라거나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통상적인 매체들의 특성이 거의 그런 것이죠.
우리는 소비자고 제공된 컨텐츠를 소비한다.

그런데 조금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봐요.
어떤 작품을 대한다는건 그렇게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독서라거나 관람, 시청 등등 일련의 행위들 모두가 작가와 독자(혹은 청자) 간의 소통의 과정이라고요.
그저 읽는, 보는, 듣는 입장일지라도 우리는 계속 의문을 가지고 추리를 하고
기대를 했다가 다시 실망했다가 그러잖아요.
작가들 또한 그런 우리와의 소통을 위해 서술트릭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이야기를 시도하죠.
뭐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던 이야기와 비슷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미건조한 학술서적들이나 문제집같은 것을 보는 것과 달리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소통에 가끔 불청객이 찾아오곤 하죠.
앞에서 말했던 스포일러요.
사실 스포일러가 얼마나 나쁘고 어쩌고를 떠드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모두가 스포일러를 싫어하고 글 제목에 [스포주의]를 붙이는 둥
아직 그 작품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을 여러가지로 배려해주는걸 많이 보고 있어요.

그런데 가끔보면 나오는 장난 있잖아요.
몇몇 장면에 조금은 악의적(?)인 편집을 가한다거나 자막 장난등을 통해서
본편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둔갑시키는 거요.
뭐 다들 재밋어하고 또 누가봐도 장난이니까 좋아요. 악의없는 재밋는 장난이잖아요.
어디까지나 정도의 문제겠지요. 가끔 도가 지나친 경우가 있더라구요.
몇 주 전에 소위 함정애니 추천(보쿠노 피코를 필두로 한......) 관해서도 조금 논쟁이 있었죠.
그리고 종종 누군가의 감상글에 사뭇 진지하게 나오는 결말관련(물론 진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부렁들도 보이고요.

저는 이런 장난이 지나치면 진짜 스포일러 만큼이나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봐요.
본래라면 '이 이야기에는 또 어떤 장치가 숨어 있을까? 어떤 전개가 될까?' 같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대했어야 할 이야기들이 그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 스포일러가 진짜인지 아닌지에만 혈안이 되어 페이지를 넘기는 기계적 행위가 되는게 싫거든요.
작가가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준비만 많은 이야기들은 깡그리 무시하고서
그저 인터넷에서 실수로 보게 된 한두줄의 문장만 찾아헤메는 거 정말 재미없단 말이에요.

간만에 만난 친구와 이야기를 한창 재밋게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다가와서 제 귀에 대고 말을 해요.
"사실 쟤 요새 돈이 궁해서 너한테 돈 빌리려고 그러는거야."
그 순간부터 즐겁던 대화는 끝이죠. 
그 말이 진짜일까? 정말 돈 빌리는게 목적일까?
이런 생각에 빠져들면 그 친구가 아무리 재밋는 이야기를 한들
친구의 말소리며 표정이며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게 될 거 아니에요...


시험 앞두고 새벽에 애게 들어왔다가 괜히 기분만 상했다는 생각으로 오전내내 있다가
시험 치고 와서 이제야 주저리주저리 쓰네요.
뭐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고... 또 경계가 불분명한 정도의 문제인지라 논리적으로 딱히 말이 정리도 안되네요.
아으으으ㅡ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