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무생각 없이 쓰는 글 1
게시물ID : art_24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글이상
추천 : 0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28 12:10:46
옵션
  • 창작글
1.언제부터인지는모르겠지만나는이곳에놓여있다.일단아주오래있었음이틀림없다.왜냐하면어렸을때기억대부분이여기에있었으니까.
2.이곳은아주넓다.몹시넓다.내가있는곳왼쪽오른쪽모든것들이보이지않는다.길은희미하게나마보이지만이길끝에무엇이있는지를감히상상조차할수없다.난외톨이,혼자,그어떤부정적이고비극적인단어를써도모자람이없다.그런데한편으론편하기도할때가있다.
3.실수,혼자있는것은아니다.적어도저걸생명체라고부를수있다면.키가몹시크고이공간만큼검고어두운색깔의옷을입고있는저물체는너무도비자연스럽게하얀얼굴이라더욱눈에띈다.얼굴은항상무표정하다.입은검고,눈은흰자위가없는보기만해도섬뜩한느낌을주는그런얼굴이다.도대체난저것이웃는것을본적이없다.그래서내가저것을생명체라고부를수있는지의문이드는것이다.어쩌면저건생명체가아니라그냥인형같은게아닐까?
4.난움직이고싶어도움직일수없는상황이다.뭐공포심도있겠지만가장큰문제는나를잡고있는이망할족쇄들때문이다.그것이나의자유를향한갈망.즉칼마르크스가지향했던가장기본적인가치에대한나의갈망을접게만들어야했다.
5.내가지금무슨말을하고있는거지?
6.처음부터내몸이구속되어있던것은아니다.처음에는마음껏움직일기회가있었다.두려워서그러지못했을뿐이지.그러다가내몸에족쇄가하나씩채워지기시작했다.그것은처음에는내왼팔에하나씩,더이상족쇄를채울공간이부족해지자다음에는오른팔에족쇄를,나중에는내허리까지족쇄를채웠다.
7.족쇄는어떤돌에묶여있다.처음족쇄가채워졌을때부터지금까지모든족쇄들은그돌로부터나오고있다.
8.구속된이후처음으로생성된자유에대한갈망은나를그돌을움직이게만들고자하는나의의미없는노력을지속하게만들었다.하지만그럴때마다실패했고결국채념하기시작했다.
9.그렇다고내가나가고싶어하지않는것은아니다.그냥상상만하는거지.저길저끝에있는아름다운에덴의동산에있는원시적이고동시에인간적인자유가있는그런공간을상상하고있는것이다.그리고그런상상이끝나면저물체를제외한나혼자밖에없는가혹한현실이라는악몽을자각할뿐이다.
10.저물체는하는것이라곤그냥저기에서서나를지켜보는것뿐이다.(그리고그것이나의저물체에대한정체를의심하게만드는원인이된다.)아무움직임이없다.그저소리를낼뿐.으어어엉하는의미불명의울음소리는가끔은무겁고,가끔은비웃는것같은경박함이느껴진다.
11.그러다가도저히안되겠다싶어서몸을움직였다.돌을끌려고.물론안됄거란것을알고있지만,그래도끈다.몸에힘을주기시작한다.허리가부서지는것같다.그런데느껴진다.돌이움직이는듯한소리가.
12.드르륵.
13.드르륵.분명히났다.그소리가.그순간저물체가자세를바꾼것을보았다.(그리고그것이내가저것이적어도생명체구나라는판단을내리게했다.)그녀석은주저앉았다.그리고무릎을자기쪽으로끌어당겼다.그리고....
14.고개를왼쪽(그녀석한테는오른쪽이었을것이다.)으로돌렸다.뭐지?도대체뭐지?왜저쪽으로고개를돌리는거지?저쪽으로가면무엇인가가있다는뜻인가?
15.믿지못하겠다.난그녀석이랑함께있었지만그녀석이무엇이지조차제대로판단하지를못했으니.하지만갈데가없다.딱한번만이라도믿어보자.내가상상해왔던그에덴의동산에전혀부합하지않더라도일단가보는것이다.
16.몸을왼쪽으로끌었다.몸이부서지는것같다.저얇디얇은족쇄가내살을파고드는것같다.아니파고든다.내왼쪽,오른쪽팔에강렬한통증과동시에끈적이는액체가묻어나오는것을느끼고있다.그러나간다.왼쪽으로그녀석이가리키는그왼쪽으로.....어?
17.그곳에는길이없었다.무슨소리냐고?길아니공간자체가없었다.그곳은그저벽이었을뿐이었다.
18.벽...?일단그나마자유로운발로벽을두드려보았다.무엇인가가비어있는듯한소리가난다.무엇이있을지는모른다.그러나나는확신한다.저너머에길이있다고,내가가고자하는그길이있다고.그래서난저벽을부수기위해발로찼다
19.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쾅,
20.발이부서질듯아프다.그러나찬다.계속해서.소리가들린다.부서지는듯한,나무가부러지는듯한.제발부서져라.부서져!나에게자유를줘!그동안내가갈망해왔던그자유를!그리고.
21.우지직무너져버린벽너머의공간은나에게큰놀라움을주었다.왜냐하면그곳은내가상상했던에덴의동산보다더욱아름다운공간이었으니까.그리고내가있었던그공간은그저4평남짓한작은상자에불과했다는것도그놀라움에한몫을했다.
22.지친몸을이끌고겨우밖으로나갔을때갑자기내몸을구속했던족쇄들이부식되어부서졌다.자유다.난이제자유야.
23.문득생각이들어서그녀석을보았다.웃고있었다.내착각일까?아니정말이다.웃고있었다.그어떤불순한의도도들어있지않은그런웃음이.(어쩌면그건나의바람일지도모르지만)
24.그래서달렸다.처음느낀다.빛,구름,저푸른초원,등등등의모든것들이사실상처음이다.
25.달빛과밤의남색색깔에물드는호수.흰구름하나없는에메랄드의순수한하늘의색깔.붉은색노을의하늘과콘드라스트를보여주는검은새들.이것들이나의주위를휘감아내가살아있다는감각을뒤흔들어놓는다.이제난자유다.원시의생명력을갖춘진정한인간의모습을가진체로.
 
 
 
 
 
 
 
 
 
 
 
 
 
 
 
 
 
 
26.그런데이상하다.마음에무엇인가위화감이든다
27.처음엔대수롭지않게여겼다.그런데그것은날이갈수록더욱커졌다.
28.무엇인가를잃어버린기분.원래의색깔이갑자기전혀다른색으로바뀐이상한세계의풍경을보는듯한느낌이나를조금씩구속하기시작했다.
29.처음엔그저불안하기만했다.그러다나중에는눈주위가어두워졌다.몸을움직이고싶어도내마음대로움직여지지않는다.더이상은내가꿈꿨던에덴의동산의모습이보이지가않는다.
30.그래서일어섰다.달렸다.계속달렸다.
31.그리고도착했다.그곳.내가가장혐오하고끔직한공간으로인식했던그곳.부서진벽은그대로였고,그녀석도웃는얼굴,쭈구려앉은자세그대로였다.
32.나는반가운마음이들었다.안으로들어서자바위에서다시족쇄가나오기시작했다.이번에는그족쇄를잡고내팔,허리,그리고이번엔다리까지완전히족쇄를채웠다.그제서야내마음이편해지기시작했다.
33.그리고그녀석은내가돌아와족쇄를다채우는것을보자다시무표정한얼굴로돌아왔고일어서서나를지켜보기시작했다.
34.저뚤린벽사이로어둠이몰려오기시작했다.
새 캔버스.jpg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