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김수지기자]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을 겪었지만, 기억은 180도로 어긋나 있다. 교제시점부터 폭행횟수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한류스타' 김현중이 여자친구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고소인 A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 김현중은 그녀의 주장에 대해 4가지로 반박한 뒤 태국으로 떠났다.
김현중과 A씨의 주장은 어느 한 부분도 일치하지 않는다. ① 시점이 다르고, ② 횟수가 엇갈리고, ③ 상습 여부에는 이견이 있다. ④ 갈비뼈 골절 이유 또한 전혀 반대의 입장으로 대립중이다.
과연 누구의 말이 사실일까. 대립 쟁점 4가지를 되짚었다. 과거 두 사람의 사진 기록을 입수했고, 사건 당시 주고 받은 대화 내용도 확인했다. A씨의 주장과 김현중의 반박, 증거 자료를 통해 살펴봤다.
① 키이스트 : 두 사람은 2012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하지만 교제가 이뤄진 시점은 최근 몇 달간이다.
우선 '키이스트'는 두 사람의 교제 시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양 측이 밝힌 둘의 연애 시점은 2012년 4월. 반면 키이스트는 "2012년부터 알고 지냈으나 본격적인 교제는 최근 몇 달간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디스패치'는 두 사람이 2012년 4월에 함께 찍은 사진을 입수했다. 장소는 김현중이 살고 있던 청담동 자택. 사진 속 김현중은 밝은 표정으로 A씨를 포옹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3년에도 만남을 이어갔다. A씨는 지난해 8월 김현중의 친형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올해 초에도 골프장, 제주도 등 다양한 곳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둘이서 나눈 문자 내용으로도 관계를 알 수 있었다.
A씨의 측근은 "2013년에도 '보고싶어', '사랑해', '같이 살자' 등의 문자를 지속히 보냈다"면서 "2013년이 어떻게 최근 몇 개월이냐"고 반문했다.
지난 8월, 김현중이 보낸 정리문자에도 둘의 열애 기간이 나온다. A씨 측은 " 당시 김현중이 '미안하다. 잃어버린 2년을 다시 찾길 바란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 결론 : '키이스트'의 해명 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사진과 문자 등이 최소 1년 이상, 햇수로 따지면 최소 2년 이상임을 증명한다.
② 키이스트 : 두 사람간의 심한 말다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서로 몸싸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김현중 측이 사용한 키워드, '몸싸움'이다. 키이스트는 이 몸싸움 앞에 '서로'를 붙여 쌍방폭행임을 암시했다. 이는 A씨가 제출한 전치 2주 진단서(5월 30일)에 대한 해명이었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두 사람 사이에서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김현중의 여자관계가 발단이 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결별을 선언했고, 김현중이 폭발했다.
A씨 측근에 따르면, 일방적인 구타였다. 그는 "A씨가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말하자, 김현중이 '왜 자꾸 의심하냐'며 손과 발을 이용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이후 나눈 두 사람의 문자대화도 이를 증명한다. A씨는 "온몸이 멍투성이다. 아프다. (내가) 이렇게 맞을 이유가 아니지 않냐"는 등의 내용을 보냈다.
김현중은 '실수'를 인정했다. A씨 측은 "김현중이 폭력을 행사한 이후, '미안하다'. '이제 그만하자', '너 때문에 몇 년간 못 봤던 내 모습을 본 것 같다'는 답장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김현중은 일본 공연이 끝난 뒤에는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냈다.
A씨 측근은 "김현중이 '하루도 안되서 미안해질텐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멍들고 아팠던 거, 빨리 낫기를 바래. 진심으로 미안해' 등의 사과 메세지를 썼다"고 전했다.
☞ 결론 : '키이스트'의 해명 ② 역시 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김현중은 폭행 다음 날, '감격시대' 팬미팅(5.31)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당시 김현중에겐 어떤 상처도 발견되지 않았다. 팬미팅이 끝난 새벽에는 장문의 사과 문자도 보냈다.
③ 키이스트 : 2개월간의 상습적인 폭행이나 수차례에 걸친 구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키이스트'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폭행 사실은 2014년 5월 30일 뿐이다.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서에 대해서만 인정할 뿐, 나머지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반면 A씨 측은 5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송파경찰서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2개월 동안 3차례 이상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상습'이란 용어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숨어 있었다. 법률용어로 '상습'(常習)이란 < 일정한 범죄를 반복해 저질렀다는 뜻 > 이다.
A씨 측에 따르면 2개월간 적어도 3차례 이상 폭행을 당했다. 이에 A씨 측은 법적 절차를 진행하면서 '상습'이라는 단어를 택했다.
하지만 김현중의 경우 단 1차례의 폭행 사실만 인정하고 있다. '상습'이란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실제로 갈비뼈 골절 부분에 대해서도 '장난'으로 넘기고 있다.
그렇다면, 진실을 무엇일까. 경찰의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선 A씨는 상해 진단서를 제출했다. 또한 폭행 정황이 담긴 문자 내역, 폭행 이후 목격자 등도 증인으로 내세웠다.
☞ 결론 : 해명 ③은 폭행을 바라보는 당사자 간의 극명한 입장차를 증명한다. 김현중을 주먹을 날린 것만 폭행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대로 A씨는 김현중에 의해 가해진 물리력을 폭행에 포함시켰다. 만약 김현중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경찰의 대질심문 등이 필요해 보인다.
④ 키이스트 : 갈비뼈 골절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 몸싸움 중 일어난 일이 아닌 예전 서로 장난을 치던 과정 가운데 다친 것….
'키이스트'의 보도자료를 보면, 시점이 불분명하다. "이번 몸싸움 중 일어난 일이 아닌 예전 서로 장난을 치던 과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분명한 시간 상의 오류를 담고 있다.
'디스패치'과 확인한 폭행의 시점은 '전신구타'(5월 30일)- > '늑골골절'(7월 21일)이다. 즉, 갈비뼈 골절은 50일 뒤에 일어난 사건이다.
'전치 6주의 상해 VS 장난치다 골절', 이 극명한 시각차는 어떻게 발생한 걸까. 상해 진단서에 의하면, 분명 갈비뼈가 부러진 것은 사실이다.
A씨 측은 '디스패치'와의 만남에서 "김현중이 다시는 상처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여자문제는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다 구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장난이 아닌 이유는, 당시 분위기에서 짐작할 수 있다. 당시 A씨는 한 지인에게 "김현중과 싸웠다. 내일 (동반여행을) 가기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을 보냈다.
하지만 A씨는 여행을 미룰 수 없었다. A씨 측은 "지인 커플과의 중요한 일이 있었다.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켰지만 계속해서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김현중은 왜 이를 '장난'으로 설명했을까. 적어도 상해 부분의 혐의만은 피하고 싶다는 의지다. 그도 그럴 것이 늑골골절로 인한 전치 6주면, '상해죄'가 성립된다.
상해죄는 피해자의 신체적 기능을 훼손했을 때 적용된다. '폭행'보다 무거운 범죄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 결론 : 김현중 측은 골절을 장난으로 마무리, 상해혐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이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의 배경과 방법 등에 대한 진술을 마쳤다. 그렇다면, '장난'이라는 것은 김현중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왜 양쪽 다리로 여친의 몸을 걸어 압박했는지….
한편, 김현중은 지난 23일 오후 5시 '2014 김현중 월드투어 : 몽환 in 방콕' 참석차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키이스트' 측은 "예정된 행사라 취소할 수 없다.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