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 글을 쓴 글쓴이입니다.
너무 좋게들 봐주셔서 당황했습니다 사실.. 전 그냥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 친구에 대한 제 마음을 꼭꼭 눌러담아 쓴 것 뿐인데
무플로 베스트 베오베까지 순식간에 올라가버려서 와... 조금 벙쪘습니다 ㅋㅋ
아 저 문과 맞습니다 ㅋㅋ 문과는 문과인데 딱딱한(?) 문과라... 딱히 감수성이 좋거나 그런건 아닐거에요(경영학과)
그때 이 글을 쓰고 많이 혼란스럽던 마음이 가라앉는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침 주말에 친구가 직장생활을 하는 도시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가는 김에 오랜만에 친구도 보고 밥이나 한 끼 하면서 어쩌면 분위기가 좋았으면 거기서 한 번 엑셀을 밟아보기도 할 생각이었지만
아뿔사, 하필 그때가 친구가 오랜만에 고향 집에 올라가기로 한 날이라네요.
뭐, 그렇게 불발이 됐습니다.
사실 처음엔 약간 철렁했습니다. 이건 어쩌면 완곡한 거절의 표현일수도 있거든요
그런 생각이 들어 바로 구체적인 약속을 잡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친구가 일하는 중인 시간이기도 하기에 그냥 농담 몇 마디 하면서 연락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생각을 했습니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구요.
친구가 저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한창 학교다닐때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던
친근한 친구로서의 호의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성감정은 없을거에요
제가 차라리 소개팅 등으로 만나 알게 된 지 얼마 안되는 남자라면
변함없이 꼬박꼬박 친근하게 대답해주는 카톡 메시지들에 조금 넘겨짚어볼수도 있을 법하겠지만
오히려 나름 오래 알았던 친근한 친구기때문에 그거가지고 설레여선 안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길게 잡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저는 살살 불어오는 봄바람에 저도 모르게 취했던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없진 않지만 당분간은 이 마음을 조금 누르더라도 친구 얼굴을 떠올리는것 보다
나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제 10kg만 무게를 더 올리면 처음 목표로 잡았던 제 몸무게만큼의 데드리프트를 치게 되는군요
운동은 꼬박꼬박 했지만 맨몸에 뜀뛰기만 하다가 나도 근육 좀 배우들처럼 만들어보고 싶어서 한번 시작해본 3대 운동인데
목표가 눈앞에 보이니 뭔가 뿌듯합니다.
4학년 1학기이지만 사실상 마지막 학기입니다. 꼬박꼬박 학점을 채워 들었더니 졸업학점이 어느새 전부 차버렸네요.
마지막 학기라니 뭔가 꼭 장학금 놓치지 않고 받아보자는 결심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학부 4학년생으로써 전문성을 가지고있을까 뒤돌아보게 되는군요
유독 저는 재무와 회계가 쥐약인데, 문과로써 직업전선에서 회사들이 제일 원할 과목이 저 두개군요...복습이라도 빡시게 해야겠습니다.
집에 가면서 김종해 시인이 쓰신 '그대 앞에 봄이 있다'라는 시집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습니다.
제목도 그 내용도 삽화도 그리고 시도 너무 좋네요, '새벽 세시'라는 SNS시집 모음과 고민하다가 이 시집이 더 얇아서 샀는데
너무 잘 샀다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다음에 기회 제대로 잡고 친구에게 고백하게 된다면 이 시집을 건네고 싶네요.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해보니, 약속도 못잡았고, 사실 진전된건 하나도 없는데 왠지 힘이 빠지지는 않더라구요
친구가 일하는 곳은 주변에서 가장 큰 대도시라서, 저도 마지막 학기는 더 들을 수업도 없으니 사실상 여름부턴 거기서 공부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때 제대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ㅋㅋㅋ 뭐 몇 가지 운과... 그리고 저 하기 나름일 것 같습니다.
너와 함께 봄냄새를 맡으며 걸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거기에 취해 너를 배려하지 못 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를 생각하고, 너와의 기억을 생각하고, 그렇게 좋아하는 감정을 깨닫고, 그 감정에서 힘이 생긴다.
이 사랑의 힘은 오롯이 너에게 주라고 생기는 거겠지만, 잠깐 내가 가져다 쓰고 있겠다.
연애는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연애하는 사람만큼 예뻐지고 있겠다.
그렇게 너에게 한번 다가가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