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한가지는 생각 좀 하셔야 해요.
조선왕조의 그 모든 적폐를 혁파하려고 한 게 대원군이죠.
기득권 세력이 가만 있겠어요?
다들 독기오른 눈으로 어디 껀수 없나 처 보고 있는 실정이죠.
이런 와중에 아... 생각 좀 해 보니깐 역쉬 개항을 하긴 해야겠네. 어이 박규수 영감... 함 정책 좀 짜 봐.
이랬다가는 그날로 총공격을 받아 당장 하야해야 할 겁니다.
대원군이 서 있는 자리가 그래요.
그나마 두 차례의 양요도 극복했기에 망정이지...
이겼는데 뭘 개항해가 되니 개항은 곤란한 일이 되엇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대판 깨져서 한양으로 서구 열강의 포함이 물밀듯이 밀려와 포격을 가하는 사태까지 이르러 항복하고 개항을 강요당한다 하면
그건 그것대로 하야깜이죠.
아마 기득권층들은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를 모두 쏟아낼 겁니다.
왕의 아버지라 해도 얼마나 무사할 수 있을까요?
결국 개항은 필경 고종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듭니다.
문제는...
이 고종의 역량이 문제라는 겁니다.
아빠 물러나게 한 후로 그가 한 일이라고는 그동안 억눌린 사치 욕구나 발산하는 일이었고, 아빠가 다시 컴백할까봐 전전긍긍하느라 아빠가 건립해 놓은 군비를 모조리 약화시켜 버렸다는 겁니다.
고종빠들이 노래부르는 것처럼 고종이 정녕 개항에 뜻을 둔 개명군주였다면 말입니다.
아마도 아빠 물러나게 한 후로는 개항에 대비하기 위해 청나라며 일본이며 또 가능하다면 서구 열강에 직접 사람이라도 파견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마련햇을 겁니다만... 그런 거 없었죠.
그냥 일본군이 강화도와 부산을 군사력으로 압박하니깐 깨갱한 거 뿐이에요.
기왕에 개항을 했으니 밀어부치자 정도...
그래도 고종은 개항을 고집해도 버텨낼 수 있습니다. 왜냐?
군주자나여.
지엄하신 지존이십니다.
어디 감히 상감마마 앞에서 망발을???
그래서 고종은 개항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유생 하나를 찢어 죽여 버려도 괜찮았던 겁니다.
알고 보면 무서운 사람이예요.
조선의 불운은
바로 이 고종이 무능할 뿐만 아니라 부패했다는 데 있습니다.
대원군은 자기 맡은 바 역할은 충실히 이행한 거라 평가해야 합니다.
만약 고종이 아빠가 이뤄 놓은 개혁성과를 계속 이어나가면서 개항에 대비했더라면... 아마 어떻게든 살아는 남아 21세기로 넘어왔을 지 모르는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