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주문화재연구소 보고서 받고도
문화재청, 언론에 미공개 뒤 건물 착공
“유적파괴·과정도 사기 가까워” 비판
“어? 이거 연못터잖아?”
2010년 3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조사원들은 경주 황룡사터 서쪽 외곽의 황룡사연구센터(현 황룡사역사문화관) 건립 예정터를 발굴하다 눈이 휘둥그래졌다. 신라왕경의 집과 도로터가 나오리라 짐작했던 곳에서 뜻밖에도 장방형의 큰 연못터가 드러난 것이다. 연못터는 남북으로 최대 길이 33. 7m, 동서 최대 너비 22.3m에, 면적은 244평이나 됐다. 밤자갈층으로 바닥을 고르고 배수로를 틔웠으며, 정성껏 석축을 쌓은 신라 귀족의 저택 정원 일부임에 분명했다. 석축 앞에는 돌다리 부재로 보이는 귀틀석까지 나와 연못 안에 다리로 연결되는 인공섬을 쌓은 흔적까지 확인됐다. 몇안되는 경주의 신라시대 연못터들 가운데 장방형 연못은 처음 나타난 희귀 사례였다.
앞서 연구소는 1999~2005년 인근 분황사 동쪽 일대를 황룡사전시관터로 점찍고 사전 조사를 벌이다 역시 연못이 나와 건립을 포기한 바 있다. 연구소 한 관계자는 “전시관 터 자리마다 연못이 나타나 우연치곤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적 경관 훼손으로 논란을 빚고있는 황룡사역사문화관은 이런 사연이 있는 신라 연못터 위에 2013년부터 건립되고 있다. 연구소는 연못터를 조사한 뒤인 이듬해 11월 발굴보고서까지 냈지만, 문화재청은 쉬쉬하며 건물이 착공된 뒤에도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출처 |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60104011606104&RIGHT_REPLY=R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