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상으로 서멀그리스가 더 가까우나 일본어의 영향으로 그리스(본래는 점액질 형태의 윤할용 기름등을 지칭하는 말)보다는 구리스가 더 친숙한 이름이다보니(그리고 그리스라 하면 나라 이름과 헷갈릴 수도 있고) 이쪽도 서멀 구리스로 굳어진 케이스. 이 명칭 이외에도 서멀 컴파운드(thermal compound), 방열 그리스, HTP(heat transfer paste ←열 전달 반죽) 등이 있습니다.
CPU에서 발생한 열이 쿨러의 방열판으로 열이 잘 전도되도록 하는 전도체입니다. 이론상으로야 아주 매끈한 방열판과 아주 매끈한 CPU 코어 부분이 100% 밀착된다면 제일 높은 전도성을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양쪽 표면 모두 완벽히 매끈한 것은 아니죠. 눈으로 보기에는 아주 매끈하지만 분자 단위로 보게 되면 울퉁불퉁한 게 당연한겁니다. 그리고 각종 기체 분자들은 그 사이로 지나가면서 열의 전도를 방해하겠죠...
조립중 공차 등으로 인하여 아주 미세하게라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세한 틈이라고해도 뭐 상관 있을까 싶지만 공기는 매우 훌륭한 단열재이기 때문에 0.1mm라도 서로 떨어져 있으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또 겉보기에는 완전히 밀착된 것 같아도 가공면의 불균일 등으로 인하여 어딘가는 닿아있고 어딘가는 떨어져있으면 마찬가지로 열 전도율이 떨어집니다.
고급 서멀구리스의 열전도율은 공기의 300배입니다. 싸구려도 공기의 100배입니다. 하지만 잘 골라야 하는 것이, 잘못 고르면 안 바르니만 못한 열전도율을 보여 구매자의 혈압을 올리는데 한몫 단단히 합니다. 서멀구리스만 잘 골라도 온도가 10도 가까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
보통 주사기 형태로 몇 g씩 판매합니다. 많은 양을 통에 담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팔기도 합니다.
몆몆 사람들은 이거 없어도 잘 돌아간다고 하지만, 그건 CPU 사용율이 0~5%일 때 이야기죠. 게임 같은 거 돌리면 CPU의 온도가 순식간에 올라가고 조금 있으면 섭씨 100도까지 치솟아서 쭉 뻗어 버립니다. 뭐 뻗어버리기 전에 자체 스로틀링을 걸어서 cpu의 클럭이 하락하겠지만요.
PC는 CPU 위쪽에 쿨러와 방열판이 반드시 붙는데 그렇기에 현재 PC 조립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입니다. 요즘 CPU의 기본 방열 쿨러에는 이게 기본적으로 발라져있는 상태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가운데 서멀구리스가 발라져 있는 인텔 번들쿨러
사용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컴퓨터를 구입한 지 2~3년 지나면 들어간 용제가 증발해서 서멀 구리스가 굳어버리며, 열 전도율도 떨어집니다. 거기다 가루가 날려서 컴퓨터에게 악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주기적으로 지우고 다시 발라줘야 합니다.
8년째 한 번도 안 발라준 PC에 처음으로 발라주니 렉이 사라졌다 카더라(?)
요즘 나오는 서멀구리스들은 예전 것보다 점성이 높아져 그렇게 자주 발라 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쿨러 교체나 오버클럭 등으로 쿨러를 뗐다가 붙일 땐 반드시 서멀구리스를 다시 발라줘야 하죠.
써멀 구리스 중 일반 제품은 상관 없지만 간혹 금속이 섞인 비싼 제품(리퀴드 프로 등)을 바를 땐 조심해야 합니다. 실수로 기판 위에 어디 떨어트리거나 너무 많이 발라서 넘쳐흐르는 경우 다른곳으로 새어들어가 쇼트(합선)내서 기판 말아먹는 경우도 있죠. 솔더링이 아닌 똥서멀 아이비브릿지 이후에 뚜따한다고 뚜껑 따서 이거 발랐다가 코어 대차게 말아먹고 피눈물 흘리는 유저도 있는 모양입니다. 리퀴드 프로 등을 쓸 때 자신이 없다면 이런 거 전문으로 해 주는 곳도 있으니 의뢰합시다 ㄷㄷ
바를 때 골고루 퍼뜨려 바르면 공기방울이 생겨 냉각 효율이 떨어지며, 그냥 X자모양으로 바른 다음 쿨러로 누르는 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
이것도 취향을 타서 그냥 새똥처럼 짜고 누르는 경우, X로 짜고 누르는 경우, 당구장, 내 천(川) 등 다양한 서멀구리스 도포 방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