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시골집엘 들렀습니다.
세시간 정도 걸리던 곳을 여섯시간 걸려서야 겨우 도착해서 바로 인근 동네앞 연못을 찾았네요. ^^'
오랜 운전 끝이어서인지 몇 시간을 못참고 실컷 차에서 자고 일어났군요.ㅎㅎㅎ
이렇게 땟장을 따라 다섯대에 새우와 옥수수를 썼지만 작은 아기붕어 몇 마리가 고작이었네요...
일교차가 커서인지 제방 너머로 안개가 가득 피어 올라 있군요.
참붕어에 제법 입질이 좋은 편이었는데 밤에 도착했던지라 참붕어 채집이 안돼 아침을 기다리긴 뭣해 시골집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엘 들러 찌맛이라도 볼 요량으로 달려갔더니만......
수심이 50cm 가 채 나오지 않을 만큼 배수를 하고 있군요.
쌀알이 여물어 가는 시기에 왜 물을 빼고 있는지 조금 이해가 가질 않네요.
다만 물 빼내고 그물질 할 목적만 아니길 바랍니다. ㅡ.ㅡ
너무 피곤했던 탓도 있었지만 붕어 등지느러미가 보일만큼 계속 배수중인 못에서 낚시를 하는 것도 우스워 고향집에서 실컷 잠을 자고,
다시 지도를 찾아 네비게이션에 의존해서 산길을 해메고 다니다 이렇게 그림 좋은 연못을 발견합니다.
그림 좋은 곳에 붕어 없다는 격언은 언제나 그렇듯이 욕심앞에 무너지고 맙니다. ㅎㅎㅎ
닥치고 낚시 가방을 꺼내 놓고 한바퀴 돌아 봅니다.
과수원을 따라 있는 제방 우안으로 땟장과 마름이 잘 어우러져 있군요.
제방 좌안쪽을 봐도 역시 마름이 가득한 수면이 보입니다.
이렇게 땟장과 마름이 혼재하는 연못이로군요.
엊그제 밤을 보냈던 연못엔 마름이 거의 삭아 내렸던데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데도 여긴 마름이 꽤 무성합니다.
금새 찌가 솟아 오를 것만 같은 멋진 포인트가 산재해 있지요...
제방을 따라 모서리 부근에 찌를 두 개 세울 겁니다.
이렇게 맑은 산물이 흘러 드는 깨끗한 연못이더군요....
역시나 제방 아래로는 벼가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참 고즈넉한 풍경입니다.
제 자리구요.
이렇게 바로 앞 땟장과 마름의 경계를 파서 찌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마름이 듬성한 중앙 쪽으로 찌를 두 개 세웠군요.
가끔 있던 입질과 영업상무 역할을 충실히 하는 발갱이가 낚싯대를 두 번 정도 끌고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사연을 만들어 내진 못했습니다.
한창 낚시 준비를 하던 중 저 뒤로 포터를 몰고 지나가며 한마디 하시던 농부님의 말씀이 떠오르더군요.
"거기 고기 없심더!!!"
그림 좋은 곳,
붕어 없습니다. ㅡ.ㅡ
.
.
.
간밤의 내상을 치료하고자 경치 좋은 옆 동네 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언제나 잔잔한 찌맛, 손맛을 보장하지만 무엇보다 건너편 수려한 풍광이 끝내주는 곳입니다. ㅎㅎㅎ
축사가 바로 옆에 있지만 정화처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인지, 냄새도 전혀 없고 물은 맑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곳에선 20년도 더 된 추억속의 낚싯대를 꺼내 떡밥 낚시를 하고 싶어집니다.
맑은 물과 마사토 바닥인데다 한창 배수가 진행되고 있던 터라 몇 마리 피라미를 본 것 말고는 조과라 할 게 없군요...
사진이 중복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로서는 지겹지가 않은 경치입니다. ^^;
충분히 내상을 치료했으니 이번 귀성의 마지막 낚시는 신병 훈련소와도 같은 곳에서 그야말로 찌맛을 보며 마무리하려 다시 짐을 꾸립니다.
이 연못 바로 윗쪽에 외딴집에서 지내시는 어르신 말씀이, 이번에 군에서 치어 방류 사업의 일환으로 장어를 300마리 넣었으니 10월 부터 낚시는 금지된다고 하시는군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곳을 찾아 다니며 시골의 향기를 실컷 들이키고 왔습니다.
언제나 조과는 아쉽기 마련이니 붕어 몇 마리 사진을 찍어 봐야 뭣하겠나 싶기도 하다가도
이렇게 조행기 한 장 남기려면 그래도 붕어 사진도 한 두장 올려야 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니...
가급적 다음 조행기엔 붕어 사진도 조금은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붕어 낚시 즐기시는 분들의 조행기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