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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에서 있었던 약사이다
게시물ID : soda_2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내옆에참이슬
추천 : 16
조회수 : 5395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12/30 2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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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라 대전의 고향집에 내려가려고 버스를 탔습니다.



예매해둔 티켓을 끊고 버스에 탑승한 뒤 

버스 기사님이 안전벨트 착용하라고 이야기해주셔서 벨트도 착용하고

바로 숙면 모드를 취할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멀미가 심해서 버스를 타면 무조건 잠을 자야만 하거든요.



제가 신기한게 신나게 잠을 자다가도 도착할 시간이 되면 대충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번에도 얼추 2시간 쯤 지난 것 같아서 잠에서 깼는데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버스가 갖혀있네요?

대전을 60km쯤 남겨두고 버스는 한참을 서행했고, 저도 그 때부터는 그냥 창밖 구경이나 하면서 갔습니다.


지나가다 보니 도로에서 공사를 하느라 길게 병목구간이 있었던 것이라, 공사 구간을 빠져나오니 

다시 정상 속도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평소 도착시간보다는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슬슬 대전에 도착하고부터 문제가 발생되는데 맨 앞자리에 계시던 할머니 한분이 통화를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대충 들어보니 유성에 기다리는 분들이 있는데, 버스 도착이 늦어져서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다는

요지의 대화였습니다.
 
그 정도면 그냥 그러려니 했겠는데 대뜸


"여기 기사가 이상하다. 원래 이렇게 안늦는데 버스가 너무 느리다." - ??? 기사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길도 괜찮았는데 기사가 늦게 가서 늦는거다." - 제가 몇십분 전까지 봤던 서행은 뭐져?, 여기서는 기사분도 좀 화나셨는지

아까 길 막혔었어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이 맨 앞자리에 앉으셔서 사실상 저런 이야기를 기사분 뒷통수에 대고 이야기 하는 꼴)


"다른 버스는 기사한테 빨리 가달라고 하면 가주는데 여기는 안해준다." - ㄷㄷㄷ그렇게 빨리 저승사자랑 하이파이브 하고 싶으시면 혼자서 하시지
(다시 강조하지만 버스는 정속 주행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유성까지 가려면 얼마나 남았냐?(이 버스가 보통 3번 내려줍니다. 북대전 ic쪽에서 한 번, 대전정부정사에서 한 번, 마지막으로 유성)

여기 버스 회사는 뭐냐? 이러면서 기사분께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슬슬 저도 짜증이 나려고 하던 차에


갑자기 끼어든 다른 차 때문에 버스가 경적을 울리며 급정거를 하는데.....





그 분이 갑자기 외마디 비명과 함게 기사석에 얼굴을 부딛침 ㅋㅋㅋㅋㅋㅋㅋㅋ

보니 그 분만 안전벨트를 안했던 거네요 ㅋㅋㅋㅋ


안전벨트 참교육에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는지 그 뒤로는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갈 수 있었습니다. 





p.s. 보통 그러면 기사님께서 위험하니 안전벨트 착용하라고 다시 알려주실 텐데, 그냥 묵묵히 가셨음 ㅋㅋ
내심 통쾌하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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