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의 시작은 아무래도 노홍철의 캐스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 사기꾼이 어떤 걸 보여줄까’하는 마음으로 궁금해했을 것 같은데 (웃음) 출연 제안을 받고 어땠나.
노홍철: 실은 시즌 1 때도 제안을 받았었다. 당시 MBC < 나 혼자 산다 >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절을 했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의 퀄리티가 나올 줄 몰랐고 지금까지 나온 수많은 게임 버라이어티 중에서 가장 진화된 프로그램인 것 같았다. 평소 게임은 물론이고 시즌제 버라이어티와 게임 버라이어티를 좋아하는데, < 지니어스 2 >가 딱 맞는 것 같아 하겠다고 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다 첫 출연인데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남휘종: 나도 전 시즌 시작할 때 제안을 받긴 했었다. 당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못 했는데, 방송 시기가 수능이 끝난 후라 시간이 될 것 같더라. 처음 제안받을 때부터 재미있을 것 같았다. 수학 강사이다 보니 이번 출연을 홍보라 생각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걸 떠나서 게임 자체를 해보고 싶었다.
다들 지난 시즌 방송은 봤나. 특히 조유영 아나운서는 야구 시즌 때문에 최근까지 바빴을 것 같은데.
조유영: 매일 야구장을 다녀야 해서 본 방송은 사실 못 봤다. 시즌이 끝난 후 섭외 연락을 받았고 그때부터 찾아봤는데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야구도 원래 승부의 세계이지 않나. 133경기를 다 보러 다니니까 승부가 익숙하기도 하고.
이다혜: 나도 바둑이 게임이랑 비슷해서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좋아해서 같이 챙겨봤다. 어느 날 친구들이 금요일에 놀다가 갑자기 집에 가야 한다고 해서 물어봤더니 < 지니어스 >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같이 보게 됐는데 점점 너무 재미있었다. 바둑이나 게임 모두 머리를 쓰긴 하지만 어느 쪽이 한 수 더 앞서 쓸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의 판가름이 나는 거라 그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럼 이다혜 기사는 섭외 제안이 왔을 때 흔쾌히 수락했겠다.
이다혜: 난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나한테 제안이 온 건지 궁금하긴 했다. 아, 물론 바둑계에서는 유명하다. 4, 50대의 아이돌이라고 해야 할까? (웃음) 그래도 바둑 인구가 200만인데 그중 80%는 4, 50대니까 젊은 사람은 모르지 않나. 그래서 의아한 점이 있었지만 바둑기사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1:1 대결은 누구보다 자신 있을 것 같다.
이다혜: 프로게이머분들도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바둑기사들이 일반인보다 유리한 건 기억력과 집중력, 수읽기가 능하다는 거다. 가끔 기사들 보면 별걸 다 기억해서 무서울 정도고, 보통 바둑이 2시간 넘게 진행되니까 집중력도 좋다. 수읽기는 늘 바둑을 하며 익히는 거고. 전 시즌의 ‘1·2·3 게임’을 보면서 나라면 다른 수를 만들 거란 생각도 했다. 끝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1등을 만들어준 후 면제권을 달라고 딜을 했을 거다.
노홍철: 우와! 이분 장난이 아니다. (웃음)
조유영 아나운서와 남휘종 강사도 강점이 뚜렷하다. 조유영 아나운서는 일단 긴 경기를 다 보고 기억할 만큼 집중력과 체력이 좋다. 남휘종 강사는 과학고와 카이스트를 졸업했고, 수학에서도 확률, 통계, 경우의 수 강의에 아주 뛰어난 걸로 알고 있다.
조유영: 9회 말까지는 당연하고 연장도 자주 하니까 체력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인터뷰하고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니까 나도 도움을 주고 상대방 도움도 받고 싶다.
남휘종: 나는 정반대인 게, 게임 나오면 혼자 봐도 ‘아, 저렇게 하면 되겠다’ 답 나오는 게 좋다. 전 시즌의 가위바위보 같은 게임도 바로 푼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겠다 싶더라.
실제 방송에서는 온갖 게임이 다 나올 텐데, 평소 게임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노홍철: 어릴 적에 보드게임방 참 좋아했는데 실력은 없었다. 다만 왁자지껄하게 해서 사람 열 받게 하는 거 있지 않나. 다른 사람들 이성을 잃게 만들며 게임 하는 스타일이다. 전 시즌 보면서도 게임이 이해가 하나도 안 돼 실감했다. 난 실력이 아니라 기로 게임을 하는구나, 라고. 그래서 인내력 테스트를 하면서 먼저 흥분하는 사람이 지는 게임을 하게 되면 좋겠다.
조윤영: 나도 보드 카페 유행할 때 좋아했다. 남들보다 집중력이 오래가는 편인 거 같기도 한 게, 젠가 같은 게임보다 클루에 강하다.
남휘종: 난 마이티라고, 돈 안 걸고 대선 출마해서 공약 성공해나가면 이기는 게임을 좋아한다. 근데 돈이나 속고 속여야 하는 내용이 들어가면 어렵더라. 이 프로그램의 게임들도 수학으로만 풀리는 게 아니지 않나. 배신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머리 아플 것 같다. 학생들은 내가 잘 설명하면 들어주는 편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다 의심만 할 거 같고.
이다혜: 나도 그렇다. 전략 세우는 건 괜찮은데 블러핑 같은 게임에서는 늘 꼴찌라 심리 게임이 걱정이다.
그럼 동맹 맺었을 때 가장 뒤통수를 잘 때릴 것 같은 사람도 생각해봤겠다.
노홍철: 괜찮아. 이런 거 익숙해. 솔직히 말해도 돼. 하하하하.
남휘종: 누구나 다 예상하시듯이 노홍철 형.
이다혜: 나도 그렇게는 생각하지만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다. (웃음)
본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노홍철: 아무래도 잃을 게 없는 사람이겠지? 아마 이상민 씨일 거 같다. 시즌 1의 경험이 그분에게는 득보다 실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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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구(스튜디오H)
홍진호도 전 시즌 출연자인데, 지난 시즌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나 플레이어가 있었나.
이다혜: 단연 홍진호 씨가 돋보였다. 인맥이 없는데 우승했다는 건 확실히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조유영: 처음에 이상민 씨 플레이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긴 했지만, 끝으로 갈수록 뒤통수만 치는 건 아니더라. 오히려 떨어지셨을 때 아쉬웠다.
남휘종: 난 성규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능글맞고 게임을 즐기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내가 그렇게 못 하니까 좋게 보인 것 같다.
노홍철: 난 박은지가 너무 웃기더라. 개인적으로도 친한데 다음 회에는 없어지겠지, 없어져야지 했는데 계속 있는 거다. 어쨌든 발톱을 보이면 정리가 되는 프로그램이라 끝까지 발톱을 감춘 전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시즌에서도 그런 전략이 유효하지 않을까.
전 시즌보다 정보도 많고 누가 유리한 지 파악이 돼 오히려 그럴 수도 있겠다. 혹시 가장 빨리 떨어뜨리고 싶은 사람이 있나.
남휘종: 임요환 씨 아닐까? 저그 유저였는데 임요환 씨가 홍진호 씨 이길 때마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약점을 하나 잡으면 그만했으면 할 때까지 가장 싫은 방법으로 떨어뜨리지 않나. 그때 억눌린 게 있어서 적어도 홍진호 씨가 임요환 씨보다 오래갔으면 좋겠다. 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임요환은 바둑으로 치면 조훈현 기사처럼 99:0이라도 100:0을 만들려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조유영: 그 정도인가? 원래는 이상민 씨가 너무 잘하셔서 빨리 떨어뜨려야 하나 했는데, 방금 임요환 씨로 생각이 바뀌었다. (웃음)
이다혜: 난 테란이라 임요환 씨 편이지만 전 시즌 보고 홍진호 씨도 좋아져서 두 분의 대결을 오래 보고 싶다. 그 사이에서 노홍철 씨는 게임의 빛이 될 것 같고.
노홍철: 어찌 됐든 동종업계 종사자가 쭉 같이 가는 것은 좋지 않다. 두 분 중 한 분이 다른 색과 섞여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우리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꼭 내 편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나 절대로 이 사람만큼은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출연진은 있나.
남휘종: 홍철이 형은 적으로 두고 싶지 않다. 말할 때마다 스트레스받을 거 같고 저렇게 웃으면 ‘아, 속뜻이 뭘까’ 생각해야 되지 않나. 부담스럽다.
노홍철: 난 다 나를 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적으로 생각할 때 사람이 휩쓸리면 이성을 잃기 쉽거든. 편 만들고 싶은 사람은 솔직히 없고 떨어지더라도 그냥 혼자 가고 싶다.
조유영: 노홍철 씨와 편을 지어보고 싶었는데.
이다혜: 나도 그랬는데 이제 대안은 없다.
연합도 중요하지만 데스매치에서는 1:1로 만나지 않나. 그때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이다혜: 홍진호 씨. 기억력은 자신 있지만 그런 게임이 아니면 무조건 질 것 같다.
남휘종: 임요환 씨랑 붙어도 부담스러울 것 같다. 질 때 지더라도 너무 집요하게 깨지면 충격받지 않나.
조유영: 난 오히려 남휘종 씨가 두렵다. 1:1 경기는 경우의 수인데, 수학적인 머리에 안 될 것 같다. 생각할수록 다들 대단하셔서 지금 난 왜 여기에 있나 싶다.
노홍철: 근데 데스매치에서는 어려운 상대일수록 좋은 거다. ‘저런 사람이니까 질 수도 있지’ 이렇게 생각하게 되니까. 난 임윤선 씨와 맞선으로 친해진 사이기도 하니까 데스매치에서 다시 한 번 단 둘이 만나면 묘할 것 같다. 데스매치를 떠나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유리할 사람은 사실 은지원 형이다. 예전에 프로그램 같이 할 때 “형, 어제 뭐했어?” 물어보면 “게임”이라고 하고, 전화해서 “형! 뭐해?” 하면 “게임” 다 이런 식이다. 이상민 형도 무섭지만 나랑 상민이 형은 생각을 해서 전략을 짜는 편인데 지원이 형은 본능적으로 짜기 때문에 예상을 할 수가 없다.
가넷에 대한 전략은 생각해둔 게 있나. 생존을 위해 가넷을 조절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까지 쓸 수 있을 것 같나.
노홍철: 보통 승부할 때는 그 순간에 다 거는 스타일이라 무조건 100%다.
이다혜: 돈 욕심보다 한 번 더 살아남는 게 중요하니까 100% 다 쓸 수도 있다.
조유영: 맞다. 어차피 100%. 우승하지 않으면 어차피 내 것이 아닌데.
남휘종: 전 시즌 보며 가넷이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막상 위기에 몰리면 왕창 쓸 수도 있겠지만, 쓰더라도 모았다가 한꺼번에 다 쓸 거다. 무기가 되도록.
다들 우승을 노리겠지만 이번 시즌 최고의 우승 후보는 누구일까.
노홍철: 전혀 정보가 없어서 예측을 쉽게 못 하겠다.
이다혜: 홍진호 씨 팬이지만 이번에도 또 우승하면 재미없을 것 같고, 이 네 명 중에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비연예인은 연합하기 힘드니까 오래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남휘종: 다혜 씨도 잘할 거 같은데.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먼저 인사해주셨다. 그리고 1:1은 무조건 강할 거고.
우승해서 상금을 받는다면 어디에 쓰고 싶나.
노홍철: 전 시즌을 보니 우승을 했다는 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뜻이더라. 그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 일부를 쓰고 싶다. 나머지는 시즌 3이 만들어진다면 그때 조금 보태고 싶다.
이다혜: 요즘 바둑계가 힘드니까 젊은 친구들에게 바둑 보급하는 데에 어느 정도 쓰고 싶다.
조유영: 충주성심학교라고, 해설위원님들 봉사활동 다니시는 곳에 갔었는데 야구용품이 많이 없더라. 그 아이들을 도와주고 나머지는 나도 좀 어려워서 조금은 날 위해 쓰고 싶다. 진짜 출장 다니면서 경기 보려면 힘들다. (웃음)
남휘종: 난 이미 약속을 해버렸는데, 성적 올린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일동: 우와!) 근데 어차피 우승 못 할 거 같아서 부담 없이 약속해버렸다.
우승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올라가고 싶은 단계나 이번 방송으로 얻고 싶은 게 있다면 뭘까.
노홍철: 처음 출연한다고 할 때 많은 분들이 부담될 것 같다고 묻더라. 하지만 난 가장 부담이 없는 출연자 중 하나다. 잘되면 원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고, 정말 운 좋게 1회전에서 탈락하면 다른 이미지로 출발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나. 솔직히 1회전 탈락을 가장 원하고 있는데, 이슈도 생기면서 내 이미지를 바꿀 수 있으니 잃을 게 없다. 어쨌든 처절하게 죽거나 재미있게 끝까지 가고 싶다.
이다혜: 지난 시즌의 차민수 선배님이 바둑기사인데 3회전에서 탈락하셨으니 난 4회전까진 가고 싶다. 바둑 하면 딱딱하거나 아저씨들만 할 것 같은 이미지도 깨고.
조유영: 아무래도 난 회사에서 막내라 선배님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는데. 중간까지는 가야 할 텐데 걱정이다. 선수들이나 위원님들도 이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많아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는데 좋은 팁을 주시긴 했다.
남휘종: 나야말로 학생들이 보고 있으니 1회전에서 탈락하면 안 된다. 쟤한테 수학을 배웠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면 창피하지 않나. 일단 게임 자체를 좋아하니까 갈 수 있을 때까지 가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각오가 있다면.
노홍철: 다들 탁월한 재능도 있으시지만 이 프로그램 게임은 공정하더라. 재능만으로는 되지 않으니까 마음이 편하다. 늘 비슷한 사람들과 일하다가 다른 분야에 있는 좋은 분들을 만날 기회가 됐으니 재미있게 즐기고 친구들도 잘 사귀고 싶다. 어찌 됐든 진하게 발광하다 끝내려고 한다.
이다혜: 아무쪼록 프로 기사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겠다.
조유영: 가끔 야구 아나운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데 매일 생중계하고 출장 다니고, 누구보다 치열한 직종이다. 스포츠 콘텐츠 팀의 명예를 걸고 하겠다.
남휘종: 재미있게, 오래 했으면 좋겠다. 끝나서 집에 갈 때 후회 없도록.
인터뷰. 강명석
남휘종씨 인터뷰가 왜이리 재밌죠 ㅋㅋㅋ
문제시 빛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