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일하는 편순이이예요.
제가 일하는 편의점은 약간 후미진 골목이고, 빌라촌 입구쪽이라서
밤 10시가 넘어가면은 술먹는 손님들 좀 있고 사람들 왕래가 좀 적은 곳이예요.
(그 이전에는 퇴근손님도 많고, 거기가 특정 가게가 몰려있는 무슨 거리여서 사람이 꽤 많아요)
일단 이 또라이를 제가 2번을 봤는데..
첫번째는 한 1-2달전 쯤 제가 주말 오전에 잠깐 땜빵을 해야할일이 생겨서
주말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있었던 날이 있었어요.
한 3-4시쯤 점심 사먹는 손님도 별로 없는 그 시간에
왠 나이가 한 5-60대 정도 되보이는 깡마르고 인상이 험악하게 생긴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갑자기 소리를 치더라구요.
또라이 - 담배내놔 담배 10개 내놔
나 - ?? (들어오자마자 저러길래 상황파악이 안됐음) 네??
또라이 - 이거 다 엎어버릴꺼야!! 여기 다 신고할거라고, 이 개새끼들 씨발새끼들, 너네 성매매도 했지? 여기 내가 신고할꺼야
나 - ??! (상황파악됨) 아저씨, 좋은말로 할때 그냥 나가세요. (그리고 이때 수화기를 내려놔서 신고 했어요)
또라이 - 야이 새끼야 담배내놓으라고, 안내놔? 나 그럼 이거 그냥 가져갈거야.
이러면서 계산기 앞에있는 아몬드류를 그냥 집어가길래 제가 카운터에서 나와가지고 그아저씨를 잡았어요.
나 - 아저씨 좋은말로 하실때 그냥 가세요. 그거 제자리에 두시구요.
또라이 - 담배 10개내놓으라고!!!! 야이년아 저년아 어쩌구 저쩌구 (이러면서 매장 밖으로 나감)
도망갈까봐 매장 밖에서 계속 보고 있었고, 계속 이렇게 실랑이 하는 사이에 경찰아저씨가 오셨는데
알고보니 약간 정신이상자인데 그렇게 동네 편의점 돌아다니면서 깽판을 치고다녔더라구요.
(신고 당해서 두어번 잡혀들어갔던 사람인듯)
경찰아저씨가 오자마자 얼굴 보더니
"이분 또 이러시네, 그만하세요! 이사람아"
하면서 막 고함도 지르고, 편의점 앞에는 사람 모이고..
경찰아저씨 오니 알았습니다 알았습니다 하면서 그냥 가더라구요. 그러면서 경찰아저씨가 저를 좀 위로해주시고..
저도 저런 진상 종종 있었는데 이런적은 첨이라 당황해서 그냥 보냈어요. 도망갔길래ㅠㅠ
근데 오늘 이 또라이가 또 왔더라구요.
일단 처음에 한 눈에 못알아봤는데 이 또라이가 들어오면서
쓰레기를 모은 봉지를 문이랑 부딪히면서 바닥에 쏟았는데,
저를 보면서 자기 긴 팔소매를 가르키고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조용히 하라고 하더라구요.
긴 팔소매 위로 실루엣이 뭔가 딱딱한게 볼록 튀어나와있어서 칼인갑다. 하고
이걸 본순간 강도인가보다 하고 바로 수화기를 내려놔서 신고를 했어요.
다행히 매장에 손님이 좀 많았는데,
이 또라이가 소세지쪽으로 가서 막 팡팡 뭘 두들기더니 또 나가면서 찌르는 시늉을 하는거예요.
근데 자기 입으로 "소세지 가져간다! 두개! 내가 다 일임받았어!" 이러면서 개소리 하길래
아 이새끼 소세지 훔쳤다 싶어서 바로 카운터에서 나와가지고 팔을 잡았어요.
나 - 아저씨 지금 소세지 훔쳐가셨죠? 그 봉투좀 볼게요. 빨리 주세요.
또라이 - 이거 안줄거면 담배내놔! 확! 찔러버린다
이러면서 찌를려고 저를 겁주는거예요.
매장에 어떤 아저씨가 있었고 손님도 한 5-6명이서 다들 놀라가지고 보고 있었고
저는 얼굴 가까이서 보니 아 그 또라이다 이번엔 꼭 잡아쳐넣어야지 하는 심보로 팔을 잡았거든요
그러면서도 저를 계속 찌를려고 하는거예요.
소매 안에 숨긴게 보여서 보니 다행히 칼은 아니고 볼펜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도 무슨 정신으로 잡았는지 모르겠어요ㅠㅠ
어떤 아저씨가 아저씨 지금 뭐하시냐고 알바생한테 왜 협박하냐고
그러고 저는 그제서야 정신차려가지고 겁먹고 그러는 와중에 도망갈까봐
그 봉투 잡았떠니 또 찌르는 시늉하고ㅠㅠ
그사이에 경찰아저씨가 와서 무슨일이냐고 물으니깐 이 또라이가
내가 찔렀어? 찔렀냐고! 저년이 도둑년이야 하면서 저한테 뭐라하더라구요.
그 때 경찰아저씨가 볼펜을 뺏으면서 그 또라이한테
"내가 이걸로 당신 눈찌르면 이게 흉기지 뭐야!" 하면서 고함을 엄청 크게 지르시고
경찰아저씨가 어떻게 처벌해드릴까요 하길래 저도 순간 너무 놀랬고 무서워서 꼭 잡아쳐넣어야겠단 생각에 처벌해달라고 했고
경찰 아저씨가 진술서 써야된다길래 잠깐 점장님 부르고 경찰아저씨랑 얘기하던 와중에 그 또라이는 또 도망갔어요ㅠㅠ
경찰아저씨가 저를 달래시면서 일단 진술서는 오늘은 쓰지말고
담에 또 오면 그떄 쓰자고. 오늘은 자기네가 편의점 앞에서 대기하겠다고
그리고 앞으로 여기 좀 더 중점적으로 순찰하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상황이 좀 마무리 됐는데
위에 도와주신 손님 아저씨 한분이 아가씨 괜찮아요? 안놀랬어요? 라고 물었는데
그제서야 아 너무 무섭고 큰일날뻔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혼자 있는데 울음 나오려는거 겨우 참고..
정말 너무 무서웠었어요.
그 때 당시엔 별 생각 없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찔렀거나 그랬으면 큰일났겠구나 생각들면서 손이 벌벌벌 떨리더라구요.
앞으로는 호신용 스프레이 하나 사서 오면 바로 뿌릴려구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