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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베오베 행이라 짐작되는 군방문 안한 대통령을 읽고
게시물ID : humordata_978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방사불사조
추천 : 2
조회수 : 90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1/24 14:24:27
우선 내 후배가 쓴 글이라 생각되어 방가요.
참고로 저는 닉넴에서 보듯이 수방사 33경비단 출신이야요.
88년 1월 군번으로 138*63**의 군번이디요.
그 글을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내가 군방문하면 사병들이 힘들다고 한 것을 보고 문득 생각나는 한 일화가 있시요. 들어보시라요. 

제 보직상 저는 모든 초소를 다녀봤습니다. 인왕산, 구진봉, 보토현, 북악산까지 말임다.
가끔 대통령, 국무총리, 장성들이 북악 스카이 웨이에 올라오는 날에는 말그대로 비상이지요.
팔각정 밑의 중대본부에는 테니스장이 있었습니다. 거기 가끔 유명한 사람들이 테니스를 치러왔지요.
테니스장의 흙질이 아주 좋았거든요.(날마다 소금뿌리고, 물뿌리고, 비나눈오면 호로치고, 걷고 ㅜ.ㅠ)
암튼 그런 넘(?)들이 오면 사병들은 죽어납니다. 차바퀴 구두약으로 칠하고, 시멘트 바닥 물청소는 기본.
그리고 내무반에 감금됩니다. 그 스트레스로 고참들은 졸병들을 내무반에서 괴롭히구요. 지금도 생각하면 이가 갈리네요. 

근데 가장 웃기는게 무엇인지 아세요?
근위부대라는 호칭을 갖고 있지만, 근위부대를 못믿는 대통령들이었습니다. 
수방사는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가장 외곽 경비를 맡습니다. 
국립묘지, 서울 공항, 팔각정 밑 헬기장 등 말이지요.
그렇게 대통령이 뜨면 우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모든 총기의 공이를 빼 놓는 겁니다. 
그러면 모든 총은 장난감 총이 되어 버립니다. 물론 모든 실탄은 금고에 들어가고요.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초소 근무에 나가면 우리는 올라오기 30분 전부터 배면 경계를 섭니다. 
이게 뭐나면 길이나 정면을 보고 경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뒤 돌아 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탄 차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거나, 비행기가 착륙하는 것을 보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자기 부하들도 못믿는 대통령 때문에 참 자괴감이 많이 들더군요. 이건 뭐하는 시츄에이션인가?하고 말예요. 아마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청와대와 그 외곽경비를 맡으면서 정작 가까이서 볼때는 그냥 인형처럼 서있어야만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차가, 아니면 비행기가 언제 왔는지 물어봤을 때 정확하게 대답(주로 신참 이등병들에게 물어봄)하면 그 분대는 정말 죽었다 복창하는 사태가 벌이지고. 
참 웃기는 부대였습니다. 그러면서 근위부대? 

이상 저의 짧은 소회를 올려 봅니다. 
아래 사진들은 충정 훈련 사진입니다. 시위진압훈련이지요.
89년 통일 투쟁때 저희는 3일 동안 완전군장하고 지냈다는.. 
출동하면 제 2의 광주사태가 있어났겠지요.

모든 예비역들에게 바칩니다. 주서!(충성의 말년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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