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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수님이 국정화 집필진에 들어간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
게시물ID : history_242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몽더쿠
추천 : 6
조회수 : 91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1/24 03:49:22
멘붕게로 갈까 하다가 아직 사실여부가 확실하지 않아서 여기로 왔습니다

저는 모 국립대에 다니는 학생인데요 저희 학교에는 역사학계에서 유명하신 교수님이 계세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한국사 수업을 기뻐하며 듣던 중 갑자기 오늘(날짜상으로는 어제네요) 수업시간이 되자 다른교수님이 들어오십니다

어?뭐지? 하면서 교수님을 멍하니 쳐다보자 교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학우여러분 갑자기 처음 보는 제가 들어와서 놀라셨죠? 허허허 이번주와 다음주 수업은 ㅇㅇㅇ교수님대신 제가 진행합니다."

교실이 웅성대기 시작합니다. 저도 멘붕이 옵니다. 아프신가? 아니면 또 북한에가셨나?(간첩이 아니라 저번달에 고려 왕릉 복원단에 끼어서 개성다녀오셨음)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 새로운 교수님의 말이 이어집니다.

"교수님이 여러분께는 미안하다는 말만 전하셨어요. 어... 여러분이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 수업해주시는 교수님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일본, 중국 역사학자들과도 교류하시는 분이고 역사학계의 ㅇㅇㅇㅇ부분(혹시 무슨부분인지 얘기했다가 실명 알아채실까 자체 블라처리합니더... 저도 저희교수님 맘껏자랑하고싶지만...엉엉ㅇ....ㅠㅠㅠㅠㅠㅠ) 에서는 엄청난 권위자에요." 

여기까지는 저도 아는 얘기니 뭐야 서론이 왜저리 길담? 이러면서 슬슬 잠이 오려 하는 눈꺼풀을 애써 부빕니다.

교수님의 말은 계속 이어집니다.

"2주 동안 수업을 못 나가는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고, 무슨 일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국가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부름을 받고 가셨어요. 저희가 국립대이기도 하다 보니 나라에서 부르면 거절할 수가 없겠죠?"

아... 뭔가 쎄합니다. 설마....
밤새서 반쯤 닫히던 눈꺼풀은 언제 졸렸냐는 양 확 늘어납니다. 여러분 이시기에 국가가 비밀리에 중요하게 진행되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요..?

손은 기계적으로 필기를 하고 귀는 열어 놓았지만 수업에는 전혀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손이 벌벌 떨립니다. 바로 저번주까지도 국정 교과서는 미친 짓이고 이건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열심히 성토하시던 교수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평정을 잃지 않고 교수님 질문에 대답까지 척척 했지만 속으로는 지옥 같았던 수업 시간이 끝납니다. 교수님에게 제 추측을 말해 보려다가 괜히 찍힐지 몰라 입을 꾹 닫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아무 일도 아닐 꺼라며 애써 안심해 봅니다. 저녁이 되자 마음이 살짝 안정됩니다. 별 생각없이 들어간 포털 사이트에 기사가 뜹니다. "국정 교과서 집필진 47명 확정"

저는 더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알바도 무슨 정신으로 끝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지금은 내일 9시에 전공수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도 못 이루고 오유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일이 제발 아니길 빕니다. 만약 제 추측이 사실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교수님은 지금쯤 얼마나 고통스러우실까요. 스스로의 신념이 휴지조각처럼 짓밟히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신다면, 자신의 역사관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면...

저는 그저 제발 교수님이 며칠 전 논란이 됐던 최모 교수님처럼 행동하기를 빌어야겠습니다. 물론 정말 국가에서 다른 비밀리에 진행하는 중요한 일이 있다면 이건 그저 단순히 하나의 해프닝이겠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교수님이 집필진에 포함되신 거 같아서가 아니라, 지금 정부는 자주적인 역사관 형성 시도를 또 한 번 짓밟은 것입니다. 47명 중 대부분이 자원이 아닌 초빙이라는 사실을 무시하면 안 되겠죠. (이와중에 자원한 17명 ㅂㄷㅂㄷ.....) 분야를 밝힐 수는 없지만 저희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부분은 대내외적으로 정말 중요한, 우리의 자주적인 역사와 많이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러기에 더더욱 걱정이 됩니다.

게시판에 어울리는 넋두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교수님이 정말 국정 교과서에 참여한다면 그 문제 자체에 대해 옹호할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제발 교수님이 떳떳한 선택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퍼킹 국정화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집앞에 마티즈가 도착한다)

죄송해여 멘붕해서 마무리가 엉망이네예.... 하......
출처 멘붕온내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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