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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증들 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까?
게시물ID : psy_24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0
조회수 : 365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4/21 00:10:34

심증들 만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까?

심증으로는 분명 범인인데 확증이 없어서 처벌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은 영화든 드라마든 또는 현실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 확증 없이 심증들만으로도 범인을 특정할 방법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놀랍게도 불가능 한 것은 아닌것 같다.


우선 확증의 의미부터 정해놓고 시작해 보자.

확증의 사전적 의미는 대략 '범인을 단정지어 특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쯤 된다.

그러나 확증이라고 해도 그것이 범인을 100% 단정짓는 증거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데카르트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세상에 100% 확실한 것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당연히 뜨게 될 내일 해 조차도 100%에 가까울 지언정 100% 그 자체일 수는 없다.

그러니까, 100% 확실한 증거를 확증이라고 규정한다면 세상에 확증이란 것은 없다.

따라서 확증을 규정할 때는 불가피하게도 확률치에 대한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100%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대략 근사적으로 100%라도 간주해도 될법한 어떤 확률적 수준 말이다.


예를 들어서 방금전에 식탁위에 두었던 간식이 사라졌는데

남편이 그 간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을 확보했다면 이 영상은 대략 확증으로 간주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남편이 범인이라는 100% 증거라고 할수는 없다.

데카르트 식으로 따져 들어가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고 따라서 

남편과 똑같이 생긴 다른사람이거나 착각이거나 왜곡이거나 조작일 가능성이 아주 0%라고 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는 (100%는 아닐지라도) 근사적으로 100%라 할수 있다.

왜냐하면 직관적으로 이 수준은 틀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는 어떤 확률치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이런 정도의 동영상을 확증으로 간주한다면,

만약 심증들 만으로 산출된 결론이 틀렸을 가능성이 확증영상으로부터의 결론이 틀렸을 가능성 보다 낮다면

이는 확증없이 심증들만 가지고도 범인을 특정할수 있게 되는 상황이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이런것이 가능한가?


첫번째 방법은 확실한 결론에서의 교집합으로 용의자를 찾는 방법이다.

예컨대 정황상 범인을 그당시 집에 있던 사람들 중 1인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범인은 100%에 가까운 확률로 가족 중 한명이 된다.

다시 말하면 정황상 용의자가 가족 이외일 확률은 남편이 간식을 먹는 동영상이 있음에도 범인은 남편이라는 결론이 틀렸을 확률과 비견될 수준인 상황인 경우다.

가족 구성원이 나를 제외하고 4명이라고 한다면 이 경우, 4명 모두에게는 확증은 없지만 심증은 생긴다.

범인이 1명이고 구성원간에 조건이 같다면 각각 범인일 확률은 동일하게 (100/4) 25%가 된다. 

동시에 가족 구성원 이외의 모든사람들의 범인 가능성이 0%가 된다.

그런데 집에 있는 간식 뚜껑을 열려면 100%에 가까운 확률로 건장한 성인 정도의 힘과 지능이 필요하다.

즉, 정황상 성인이 아닌 사람이 혼자 해당 간식뚜껑을 열었을 확률은 남편이 간식을 먹는 동영상이 있음에도 범인은 남편이라는 결론이 틀렸을 확률과 비견될 수준인 상황인 경우다.

이렇게 되면 범인은 건장한 성인 중에 있을 확률이 100%로 수렴하고, 반면 범인이 어린이 중에 있을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건장한 성인이 10000명이고 이들 모두 같은 조건이라고 한다면 이들 모두에게 심증이 생기며, 성인 개개인의 범인일 확률은 (100/10000) 0.01%가 된다.


0.01%의 확률은 물론이고 25%의 확률로도 범인을 단정지어 특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만족해야 하는 두 조건을 모두 고려한다면 용의자는 남편 1명으로 수렴된다.

즉, 첫번째 조건으로부터 가족외의 사람은 용의선상에서 지워지고, 두번째 조건으로부터 아빠만 유일한 용의자,즉 범인이 된다.   

즉, 위 상황에서라면 간식을 먹는 동영상 같은 확증이 없더라도 심증 뿐인 남편을 범인으로 단정지어 특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위의 결론은 언급된 두 조건이 참일 확률이 100%에 가까울 때의 이야기다.

그러나 100%확률이 불가능 하듯이, 100% 확률에 가깝다고 단정지을수 있는 상황은 흔한 것은 아니다.

그럴경우, 100%는 아니지만 충분히 높은 확률적 조건들을 활용해서도 100% 조건으로 수렴시킬수 있다.

계산이 조금은 복잡하지만 말이다.


예를들어, 두번째 조건을 바꿔서, 간식은 복어였으며, 따라서 범인은 복어 자격증 보유자 중에 있을 확률이 50%라고 쳐 보자.

여기서 포인트는 범인이 복어 자격증 보유자 중에 있을 확률이 100%가 아닌 50%여도 복어 자격증 보유자가 극 소수라면 범인을 특정할수 가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데 복어 자격증 보유자가 전체 인구 10만명중 10명이라고 친다면, 그리고 각각 복어 자격증 보유자를 모두 같은 조건이라고 한다면 보유자 각각 범인일 확률은 동일하게 (50/10) 5%가 된다.

반면, 범인이 나머지인 복어 자격증 미 보유자 중에 있을 확률은 나머지인 50%이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고 한다면 미보유자 각각이 범인일 확률은 (~50/100000) 0.0005%가 된다.

즉, 보유자 개개인이 범인일 확률은 미보유자 개개인의 확률보다 10000배나 높다.

그런데 아빠가 마침 복어 자격증 보유자라고 한다면 이것만 보면 아빠가 범인일 확률은 5%이지만

그리고 첫번째 가정에 의해 4명 각각의 범인일 확률의 합은 100%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빠가 범인일 확률은 나머지 구성원의 10000배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 용의자 개개의 범인일 확률은 원래는 전부 25%에서 0.01% 0.01% 0.01% 99.97%가 된다.

만약 99.97% 정도를 먹는 동영상 같은 확증 수준의 가능성이라 한다면 아빠는 확증 없이 심증만으로 범인이 특정이 된다. 

 

마지막으로 조건들 모두 100% 가 아닌 경우 역시 조금더 복잡한데 기본적으로 방법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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