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딸이 기기 시작했습니다.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면서도 결국에는 못기어다니는 게 한참 이어질 때는 얼릉 기어주길 바랐는데,
일단 기기 시작하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군요.
단순히 "기어다니기"를 배운 게 아니라 "순간이동"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분명 방금 전에 여기 있었는데, 순식간에 저쪽으로 가서 기저귀 가방을 헤집고 있군요.
아기방 문을 연 상태로 잠깐 나왔더니 어느새 제 뒤를 따라왔네요.
따뜻한 이불 위에 앉혀서 장난감을 상자째 줬는데,
웃풍이 씽씽 불어오는 문옆으로 일부러 가서 물티슈 봉지를 빨고 있는 건 대체 왜때문일까요.
커다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기어다니는 것도 귀엽고, "어머! 너 거기서 뭐해!!"하면 씩 웃는 얼굴도 귀여운데
누워만 있을 때와는 또 다른 육아가 시작되네요. 아... 정신없어...
어제 오랜만에 아기가 통잠 자줘서 저도 9시간!!!이나 잤는데...
그래서 아침에 컨디션 최고라고 남편 앞에서 씰룩씰룩 춤까지 췄는데...
하루가 다르게 고속으로 기어다니는 아기랑 2시간 씨름하고 나서 체력이 완전 방전되었습니다.
지금 잠깐 알바나와서 휴식-_-;;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곧 다시 아기와 만나면 전쟁이 시작되겠네요.
흐흐흥... 그래도 귀여우니까... 흐흐흥...
얼릉 일끝내고 아기 보고 싶은 마음과 좀 더 쉬다가 가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시간입니다.
아가야... 얼릉 걸어라... 그래서 아빠랑 나가서 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