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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이것 말씀드리고 싶어요
게시물ID : travel_24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rssola
추천 : 13
조회수 : 877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7/06/28 12:06:57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게시판에 덧글도 많이 달고 하는데요.
질문이나 답변을 읽다보면, 괜히 답답해질때도 있고,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여행은 단순히 경치를 보고 오는 것이 
전부는 아닐지도 몰라요.

최근 구글맵도 잘 나오고, 엄청나게 고화질의 풍경이 사진으로 올라오죠
500px 이나 인스타를 보면, 실제 풍경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물론, 여행을 풍경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삼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그런 여행을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최근에는 빡빡한 일정으로 질문을 올리시고,
답변도 구글맵 등을 통한 최소시간으로 계산해서 가능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그게 나쁜건 아니에요. 그것도 여행의 방법이겠죠. 
하지만 저는 여행하는 분에게 묻고 싶어요.

여행 왜 하시는 걸까요? 

서울을 예로 들어서,
아침 9시에 서울역에 도착해서 10시까지 남산타워에 도착.
남산타워 올라가서 딱히 볼 것 없으니까 30분이면 충분.
10시30분에 출발해서 11시20분까지 인사동 도착.
인사동은 사실 가게들만 많고 딱히 볼 것 없는 동네고
가게만 많으니까 30분 보고 12시까지 보고.... 블라블라 

위와 같이 명소를 찍고 가는 것도 여행이겠지만,
저는 가능하다면, 인사동에 갔으면, 자그마한 미술관이 많은데 
들어가서 무슨 그림이 있을까 살펴보기도 하고,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찾집에 가서 오미자차도 마시기도 하고
그 흔한 가게에서 뭐가 있을까 둘러보기도 하고 그런 시간도
가져보라고 할 것 같아요.

예전에 교토 은각사에서 철학의길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는 분도 계셨는데...
저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은각사 올라가는 길에 조그마한 상점들에 볼만한 것이 많거든요
그리고 정원을 가만히 서서 느껴보고, 얕은 뒷 정원을 올라가서 
교토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그것만해도 저는 30분 이상 1시간도 충분히 보낼 수 있다 생각해요.

그리고 철학의 길도 주변에 예쁘고 여유로운 카페도 많고, 
들어가서 살펴볼만한 가게도 많아요. 단순히 골목 골목을 휘저어가며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있구요. 

여행에 큰 동선을 세워서 잡고 돌아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 빡빡하게 잡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심지어 점심시간도 계산에 넣지 않고 이동시간을 계산 한 것도 보았는데...
이게 뭐지? 싶었어요.


여행지를 언제 다시 갈지 모른다는 마음에
더 많은 곳을 가고 싶은 마음을 알겠어요. 이해해요.

하지만 제 생각은 
우리는 더 많은 곳을 보지 못 해 아쉬운 것이 아니라
하나도 제대로 느끼지 못 해 아쉽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것도 여행을 스타일이니, 뭐가 옳고 그르다는 말은 아니에요
다만 제 경험상은 정신없이 이동하기 바빴던 여행보다는 
내 감정에 충실한 여행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지 한번 떠올려보세요.

저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료안지 문턱에 앉아서 아무 생각없이 몇 십분동안 모래정원을 바라보았던 때
오하라의 어느 길가에서 돌아다니던 고양이를 졸졸 쫓아다니며 골목을 배회하던 때
알렉산드르3세다리 앞의 공원에서 수건을 펼치고 앉아 화이트와인을 비우던 때
소호거리의 어느 펍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지나가던 행인을 보던 때
빅토리아피크 뤼가드로드의 전망대에서 캔맥주 마시며 야경을 바라보던 때
바꽁 성소 위에서 바람 맞으며, 낮잠을 잤었던 그런 때 였었어요

여행이 최대한 많은 장소를 보는 것이 목적이시라면, 그건 그것대로 존중해야하지만
여행의 목적이 꼭 많은 장소를 가는 것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최소한 여행 동선은 어느 정도 여유시간은 넣으셔서
내가 마음에 드는 곳이 생긴다면 그곳에 한시간 이상 머물러도 
다음 일정에 무리가 없는 정도로 잡으시는 걸 추천드려요.

답변에 30분 정도 머물러도 된다고 하셔도, 그건 답변을 남긴 분의 취향 때문이지
나에게도 그렇다는 건 아니니까요. 

어떤 분에게는 유후인은 30분 정도면 충분한 공간이겠지만,
저는 유후인 미술관에서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그림 편지를 쓰고 그리는 데에만, 
30분 이상을 보냈어요, 그리고 그건 저에게 매우 소중한 추억 중의 하나로 남아있구요. 

다른 이에겐 그저 그랬던 공간이 나에겐 인생에 남을 장소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가능하면 여유시간을 1시간 정도는 두시면서 동선을 잡으시길 추천드려요

그리고 장담하건데, 여행을 가면서 해당 국가와 도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동선을 물어보시는 분이 구글맵의 최소시간으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해요. 

구글맵의 동선 시간에서 20-30분 정도는 여유를 두시는 게 좋아요.
저는 구글맵을 사랑하고, 개인여행자에게 축복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소시간과 실제이동시간은 전혀 다른 문제에요. 
특히 지하철이 아닌 버스로 이동할 때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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