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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폴아웃 세계관 연재 -9- 파워 아머
게시물ID :
gametalk_239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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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백구한접시
추천 :
15
조회수 :
173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5/02/11 22:34:56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QGWlR
안녕하세요. 백구한접시입니다. 감기때문에 죽을 것 같습니다. 콧물에 열 때문에도 미칠 것 같은데
눈물까지 자꾸 납니다. 아마 코가 자극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자, 지난 시간 우리는 대전쟁 이후 인류의 문명과 명맥이 이어질 수 있었던 기반이자 동시에 잔인한
실험실이었던 볼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폴아웃 시리즈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들라고 한다면 대부분 위에 언급된 방공호인 볼트, 그리고 파워
아머를 들 것입니다. 오늘은 이 파워 아머라는 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야기의 추를 다시 되돌립시다. 2050년 정도로요. 당시 지구는 석유를 거의 다 소비해가고 있어 그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유럽은 석유 확보를 위해 중동과 전쟁을 해야 할 정도로 몰려 있었지요. 그리고 그 전쟁
에서 인류는 이제 21세기 중후반의 전쟁은 그 이전의 전쟁과 아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단 기갑부대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비행기가 한 번 뜰 때마다 들어가는 돈이 너무나도 무지막지하게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미친듯이 올라간 기름값 때문이었지요.
게다가 그렇게 간신히 투입한 기갑 전력은 퍼먹은 돈에 비해서 영 돈값을 못했습니다.
엄밀하게는 중동 연합의 이스라엘 핵테러 이후부터 그랬습니다.
네? 강철의 준마들이 짱먹는 중동 사막지형에서 무슨 X소리냐구요? 아, 그도 그럴게 이쪽 세계는
보병이 끽해야 재블린 혹은 알라봉으로 전차들과 싸워야합니다만...이쪽 세계는..
이딴 물건이 실용화 단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한적 핵전쟁이 되어버린 유럽-중동 전쟁에서 기갑이건 항공이건 매복하고 있던 보병 약간에게 탈탈 털릴
가능성이 있는 상태였고 결국 싸움은 '사람잡기에는 너무 비싸고 강한' 무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잡는' 양상의
보병전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튼, 세계가 본격적으로 핵이 쓰이는 전쟁이 얼마나 무서울지 덜덜 떨면서 유럽-중동 전쟁을 바라보던
이 때,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전쟁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군사기술자들이었지요. 그들은
이제 미래의 지상전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유지비가 오른 기갑 전력 대신 초고화력의 병기로 무장한
보병들이 주도할 것이며 이제 기존의 기갑전력이 하던 역할을 보병들이 대신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사실도요.
이렇게 1차 세계대전에 투입된 기관총 때문에 전장의 주역 자리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던 보병들이
다시 시대가 돌고 돌아 완전한 전쟁터의 주인으로 돌아올 시기가 다가온 셈이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보병을 강화시킬 수 있을까. 라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유사 이래 보병들에게 필요한 강화는 두 가지, 아무리 움직여도 지치지 않는 기동력과 상대의 공격은
웃으며 맞아주는 방호력, 이 두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의 오지에서 수만 달러짜리 무장을 갖춘 미군 병사 한개 분대와 동네 대장간
에서 두드려 만든 AK-47로 무장한 민병대 한 개 분대가 마주친다면 그 둘의 전투력 차이는 들어간
돈에 비해서 아주 작은 수준일 것입니다. 어차피 한대 맞으면 빈사요 두대 맞으면 죽을 무기. 방탄복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고 헬기 한 대 못 들어오는 이 곳에서 가장 강한 화력은 고작해야 수류탄.
휴행하는 탄약의 수도 결국 어슷비슷할 것이고 결국은 몸과 몸으로, 피로 피를 지우면서 나아가는
그런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셈이지요.
하지만 만약 상대의 총알을 그냥 맞아버리고 무시해도 좋은 방어력을 갖춘다면? 상대는 꿈도 못 꿀
중화력-수십 킬로그램의 유탄 기관총이나 중기관총 등-을 몇 개씩 들고 움직이는 기동력이 있다면?
상대보다 수십배의 총알을 바리바리 싸들고도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들이 꿈꾸는 것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11이런 곳에서 완전군장하고 탄약상자까지 손으로 추진하면서 산타면 참 신나겠죠.
우선 개발자들이 생각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해결이 쉬운 방호력 부분이었습니다. 그냥 철갑을 입히면
되는 문제였으니까요.
11 방어력이 딸리면 갑옷을 입으면 된다. 간단한 진리입니다. 물론 벗을 수록 방어력이 올라기는 경우도....
하지만 현대의 총기는 중세 칼하고는 비교도 못하게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고 그것을 해결하자면 아주
두꺼운 철갑이 되어버리니 도저히 사람이 입고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티타늄 등의가볍고 단단한 물질을
쓴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명확했지요.
그래서 두번째 해결책이 제시됩니다. 바로 동력제공. 사람의 힘이 모자란다면 기계가 사람을 돕게 만들면
된다는 간단한 방법이었습니다.
동력을 제공함으로서 보통 불가능한 수준의 중화기를 개인이 운용할 수 있게 되고 쉽게 지치지 않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하며 기갑부대고 뭐고 투입이 불가능한 험지나 오지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겨나게 되는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
제 아무리 미국이라도 이런 초월적인 개념의 물건을 '나와라 얍'한다고 해서 만들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미국 정부의 의뢰로 갖은 연구를 다 하고 있던 웨스트-텍에 파워 아머에 대한 의뢰가 추가로 들어갔으며
웨스트-텍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 연구에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실적은 미비해서 알루미늄과 티타늄, 합성 플라스틱 등을 이용하는 재료 공학, 관절부 기동을
위한 소형 서브 모터, 장기간 밀폐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생명 유지 기술, 에너지 무기에 대한 저항력을
올려주는 도금 기술...등등, 수많은 연구 기술들이 발전했습니다만 정작 가장 중요한 동력원의 개발이 영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이렇다할 시제품도 내놓지 못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것들은 전략적으로 별 가치가
없는 쓰레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하는 법인 것일까요? 전 세계의 석유가 정말로 완전히 고갈되어가던 2066년,
드디어 핵융합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들어섭니다. 비록 그 물량은 불충분했지만 아무튼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구할 길이 열린 셈이지요.
이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은 최초의 파워 아머를 위해 급하게 투입됩니다.
11만약 여러분이 이런 물건을 개발한다면 중동의 암살자들에게 죽을 겁니다(?)
그리고 동력원이 제공되자 파워 아머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결국 2067년 웨스트-텍은 미군의
지휘관들이 만족스러워할만한 성능의 파워 아머를 선보입니다. 제식 명칭은 T-45.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가볍고 단단한 몸체는 7.62mm 탄환이나 수류탄 파편에 대한 충분한 방호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갑옷 내부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 관절은 병사 개인이 수백 kg의 무게부담을 지고도 아무 문제없이 수시간을
걸어다닐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성능에 흥분한 미군은 당장 중국군의 공세에 위협을 받고 있던
알래스카 전선에 이 파워 아머를 투입합니다.
이 가공할 신무기는 첫 투입부터 한 명의 미군 병사가 중국군의 중대급 주둔지를 쓸어버리는 쾌거를 이루며
그 위력을 완벽하게 입증해보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위력에 기겁한 중국군은 급하게 자신들도 파워 아머
개발을 시도하지만 핵융합 기술도 없는 중국군으로서는 무리였고 그 대신 스텔스 갑옷 기술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가공할 위력의 파워 아머에도 문제는 있었으니 우선 상대적으로 소모가 아주 빠른 에너지원인
에너지 셀을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전 반경이 넓지 않아 알래스카의 미군
본부에서 출발해서 너무 먼 거리까지는 작전이 불가능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알루미늄과 강철, 크롬 등이 합성된 합금으로 만들어진 갑옷은 지나치게 무거웠습니다.
입고있는 병사 개인에게야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력원의 수명에는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용접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관절의 기동부나 보조 전자장비 일부가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어
그런 부분을 저격당하면 꼼짝없이 멈춰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사람이 그냥 입고 움직일 수 없는 구조의 금속 덩어리다보니 일단 리콘 아머라 불리는 보조 동력
복장을 갖추고 나서야 입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또한 극한 지방인 알래스카 지역에서 작전하기에는
영 추운 감이 있었습니다.
이런 여러 단점들 때문에 알래스카 전선에 파워 아머가 투입되고도 몇년 째, 미군은 중국군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중국군도 미군하고 그대로 부딛히면 박살이 날 상황이기에 상호간에 가벼운 잽만이
오가는 소강 상태였지요. 이런 전선의 고착에 먼저 초조해진 것은 자국 영토에 적군이 들어온 미군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상대적으로 파워 아머가 활동하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중국 본토에 대한 대대적인 상륙
작전을 입안합니다. 이런 얼핏 보기에 굉장히 무모해보이는 작전을 입안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파워 아머가
보여준 위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소수의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찬성 아래 미군 지휘부는 약 1개 사단의 파워 아머 무장 부대.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 부대로 이루어진 상륙군을 중국 본토에 상륙시키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2067년의 초기 투입시기처럼 가공할 위력으로 중국군을 쓸어버릴 것으로 기대되었던 파워 아머
부대는 중국 전선에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중국 본토다보니 동원 가능한 병력의 수가 알래스카와는 차원이 달랐으며 전투에 대한 의지도, 중국
지휘부의 위기 의식도 훨씬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수년간의 알래스카 전투로 인해 중국군도 나름대로
파워 아머 상대에 대한 요령이 있었으며 슬슬 중국군에서 실전 투입되기 시작한 스텔스 아머로 무장한 흑귀
부대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파워 아머의 작전 반경이 에너지 셀의 용량에 의해 제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위력으로 중국군을 쓸어버리며 진격하다가 작전 반경이 다 되어 충전과 보급을
위해 되돌아오면 아까 뚫어둔 혈로는 어느새 이미 중국군이 다시 점령하는...마치 모래밭 위를 움직이는
쇠구슬처럼 미군은 끝없는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중국 전선은 미군의 안그래도 얼마 안 남은 석유를 포함한 모든 군수물자를 미친듯이 흡수
하는 블랙홀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이미 손을 뻗은 이상 중국 본토에서 물러나는 것은 중국군의
사기를 올려줄 뿐이라서 미군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비사막 작전 등의 추가적인 타격을 계획하지만 그리
큰 의미는 없었으며 미군과 중국군 병사들은 알래스카에서, 양쯔강 유역에서 그렇게 죽고 또 죽어갔습니다.
중국 본토 상륙 후 미군이 지지부진하던 2년이 지나고 웨스트-텍에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합니다.
T-51b 라고 명명된 신형 파워 아머였지요. 기존의 에너지 셀 대신 신형
Tx-28
핵융합로를 동력원으로 장착한
이 파워 아머는 천년이라는 실질적으로는 무제한에 가까운 가동 연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전에서 얻은 데이터와 새롭게 적용된 미국의 신기술이 모조리 투입된 이 파워 아머는 기존의 T-45가
가진 단점을 거의 다 해결한 명품 중의 명품이었습니다.
우선 관절 기동부 등의 주요 부위가 모두 장갑으로 둘러져 어이없이 총알 한 방에 무력화되는 사태를
방지하고 기존의 알루미늄 합금 대신 강화 플라스틱을 재질로 하여 훨씬 가벼운 무게와 온도에 대한
저항력을 키웠습니다. 게다가 우주복 등에 적용하는 생명 순환 장치를 장착하여 인체의 부산물들을
정화하여 다시 식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준비하여 파워 아머를 입고 적지에 고립된 상태에서도
상당한 기간을 버틸 수 있게 준비하였으며 에너지 무기에 대한 저항력도 은도금을 통해 더욱 강화한
상태였습니다.
이 신형 파워 아머는 중국군의 버티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알래스카 전선에 급히 투입되어
10년에 걸친 장대한 전쟁에 막을 순식간에 내려버립니다. 중국군은 기존의 파워 아머와는 다르게 한번
전장에 투입되면 되돌아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이 신형 파워 아머 앞에서 속수무책이었고 급박하게
공사용 중장비에 대포를 달아 사용하기도 하는 등 최후의 발악을 펼쳤으나 결국 압도적인 위력에
제압당하고 총 사령관인 징웨이 장군의 자살로 알래스카 전선의 허무한 끝을 알립니다.
신형 파워 아머의 압도적인 성능에 만족한 미군은 이 파워 아머를 미군 제식 병기로 정하고 생산 체계에
박차를 가하는 한 편, 중국 전선에서 고통받고 있는 미군들의 파워 아머를 전량 신형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의 T-45 파워 아머는 후방으로 돌려져 구형 에너지 셀 동력원을
Tx-28
핵융합로로 교체
하는 개량을 받고 새로운 제식명인 T-45d 로서 후방에 재배치되었습니다.
한편, 중국 전선에 투입된 T-51b는 미군 지휘관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파워 아머 입은 미군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중화기를 포함해서 수십배의 병력이 필요했던 중국군은 이제 작전이 끝나고 복귀하는 대신
진영을 확보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다음 전투를 준비하는 미군을 막아낼 여력이 없었습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스텔스 정예부대 흑귀들도 안 보이면 구역째로 날려버리는 미군의 화력 앞에서는 속수
무책이었고 인해전술도 물자와 병력의 한계가 슬슬 찾아오고 있었기에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1140mm 유탄 기관포(...)인 자비. 자세히 보시면 bye bye 흑귀라는 글귀가 적혀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결국 중국군은 최종방어선인 양쯔강 일대를 미군에게 빼앗기고 미군은 베이징 함락을 코 앞에 둔 상황
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2년 간 그토록 미군을 애먹이던 중국 전선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11 양쯔 승전 기념비
이렇게 중국 전선에서의 승리가 확실해진 2077년, 미군은 일부 병력과 파워 아머를 본토로 돌립니다.
당시 미국은 전염병 창궐, 정치적인 시민 탄압, 식량 부족, 연료 부족, 신기술의 군사 부문 우선 투입으로
인한 불만으로 대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었는데 날이 갈 수록 격렬해지는 시위에 기존 경찰 병력은
폭동진압용 산탄총으로 실탄 사격까지 가하는 개막장 짓을 했음에도 점점 힘에 부치고 있었던 상황이었
습니다. 그래서 미군은 대규모의 군대, 그것도 무적의 파워 아머로 무장한 부대를 국내 치안 유지용으로
'내부의 적' 소탕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1그들이 말하는 '내부의 적'은 항상 견디다 못해 거리로 뛰어나온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11폴아웃 1 인트로 35초 부근에서 시위대를 총살하는 파워 아머 입은 병사가 보이시나요?
하지만 아무리 많은 병력을 투입하고, 아무리 잔혹하게 시위대를 진압해도 결국 굶주리고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점점 더 격해지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점점 더 군인들은 잔인하게 행동해야
했고 이런 상황을 견디다 못한 군인들이 탈영을 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이런 시위대나 탈영병들은 미국이 파워 아머와 함께 추진하던 또 다른 '초인 병사' 프로젝트인 FEV의 실험에
생체 실험대상으로 투입되어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런 불안과 공포, 사회적인 파멸이 넘실거리던 와중,
중국의 베이징 함락이 확실시 된 그 때, 미군은 지휘부가 어디론가 사라졌음을 알았고 며칠간 패닉에 빠져
우왕좌왕합니다. 하지만 곧 그들도, 중국인들도, 시위대도, 군인들도 모조리 같은 운명을 맞이합니다.
2077년 10월 23일. 세상이 핵의 불길로 정화된 날입니다.
세상을 뒤덮는 핵의 불길 아래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그야말로 극소수였고 인류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기술, 과학, 문화, 문명을 잃어버린 것 같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시 사람들은 땅 위에서
삶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그 시점에서 파워 아머를 비롯해 과거의 군사 기술을 지닌 조직은 단 두 군데 있었습니다.
바로 도망간 지배자들. 엔클레이브와 은둔한 군인들,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었습니다. 이들은 파워 아머를
지니고 있는 유이한 집단이었고 이 파워 아머라는 과거의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는 그들에게 황무지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투력을 선물해주었습니다.
파워 아머의 숙적인 대구경 화포, 전차, 항공기가 없는 세상에서 파워 아머로 무장한 병력은 그야말로 무적.
이 파워 아머에 힘입어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은 그들의 정의를 관철해나가며 서부 지역에서 마스터의 군대
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들은 독자적으로 파워 아머를 개발, 개량할 수준의 기술력은 갖추지 못했었고 그저 과거에 만들어진
파워 아머들을 발굴하여 정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진짜 파워 아머의 역사는 저 멀리 포세이돈 해상 기지에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포세이돈 해상 기지로 일찌감치 도주한 엔클레이브는 군사 기술의 유용함과 그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집단이었습니다. 미리 빼돌려둔 물자도 충분했으며 미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그들은 다른 어떤 집단과도
비교를 불허하는 최고의 환경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역시 이제 황무지에 진출한다고 하면 다른 무기보다 파워 아머가 가장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핵으로 황폐화된 황무지는 더 이상 전차나 다른 차량이 돌아다닐 환경이
아니었고 사방에서 분출하는 방사능이나 돌연변이들의 습격에 대처하기에도 파워 아머로 무장한 병력
다수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엔클레이브는 파워 아머에 대한 연구를 개시, 2198년에 약간의 개량을 이룹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본토 수복에 큰 의의를 두지 않던 엔클레이브는 그다지 파워 아머 개량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성과는
미비했습니다. 하지만 엔클레이브가 미국 본토 수복을 결심한 2215년, 엔클레이브 대통령은 황무지의
민간 세력을 확실하게 처리하려면 더 강한 파워 아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를 위해 T-51b의 성능을
뛰어넘는 신형 파워 아머의 개발을 명령합니다. 그로부터 5년 후, 엔클레이브의 우수한 과학자들의 손에
의해 더 강력한 성능의 어드밴스드 파워 아머가 탄생하며 이는 엔클레이브의 제식 무장으로 채택됩니다.
이 파워 아머의 급속한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사고와 피해가 있었지만 신임 대통령의 명령으로 그 모든
사건은 함구됩니다. 이 신형 어드밴스드 파워 아머는 기존 T-51b의 서브 모터를 더욱 강화하여 사용자의
근력을 훨씬 강화하였으며 플라스틱 합금 대신 경금속 합금과 세라믹 주물로 만들어진 장갑을 장착했습니다.
그리고 자세 제어장치를 통해 전투시 자세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고 더 강력한 정화 장치 탑재로 정말
며칠 정도는 식료의 보급없이 버틸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더욱 강력한 소형 핵융합로를 장착하여 더
높은 출력을 발휘했습니다.
이 파워 아머의 위력은 엄청나서 처음 엔클레이브가 황무지로 진출했을 때, 그나마 저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던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꼬리를 내리게 만들었지요. 2242년, 선택받은 자의 손에 엔클레이브가
무너졌을 때, 동부 황무지로 탈출한 엔클레이브 세력은 기존의 서부 나바로 기지에서 연구하던 에너지
무기 저항력을 크게 키운 테슬라 아머를 비롯해 보다 개량된 어드밴스드 파워 아머 Mk.ll와 헬파이어 파워
아머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동부의 엔클레이브도 무너진 지금, 더 이상 파워 아머를 개량하거나 개발, 제작할 기술을 가진 집단은
존재하지 않으니 파워 아머가 더 탄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좋겠습니다.
황무지 최고의 과학력을 가진 집단인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도 과거의 생산품을 발굴해서 쓰는 정도이며
NCR 등의 황무지 토착 세력은 아예 기본적인 파워 아머의 개념도 이해하지 못해 단순한 쇳덩이가 되버린
모터가 망가진 파워 아머를 중보병들이 입을 정도이니까요.
물론 폴아웃 세계관에서 파워 아머가 흔한 물건은 아닙니다. 오로지 전쟁 후의 두 집단만이 파워 아머를
가질 수 있었고 그나마 한 집단은
그냥 발굴해서 쓰는 법을 아는 거지 실제로 만들거나 할 줄 아는 것은
아니지요. 비록 NCR이 서부 전체를 지배권에 두고 시저의 군단이 콜로라도
강을 건너 미친듯이 돌진한다고
해도 파워 아머는 아무나 쓸 물건이 아닙니다. 당장 수리, 개조만 해도 엄청난
산업, 기술 기반이 필수적이지요.
그야말로 극 소수의 선택받은 자만이 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설정 상 파워아머 입은 브라더후드
한 명은 수백명의 약탈자 때를
간단히 학살할 수 있지요.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강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 전의 미국은 이런 대단한 무기가 자신들을, 미국을 구원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엔클레이브 역시 이 강력한 무기가 자신들을 다시 미국의 주인으로 만들 것이라 믿었으며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 역시 황무지의 야만인들은 이 강력한 무기로 박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핏 보기에 이 어마어마한 무기로 무장한 병사들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 중국을 굴복시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내부에서 시위하는 국민들을 철저하게 밟는 것에도 충분한 효용을 보였으며 아이러니
하게도 2077년의 미국은 속으로 곪아들어가면서도 의외로 상황이 괜찮아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되돌아온 것은 2077년 10월 23일의 세계의 파멸 뿐이었습니다. 만약 미국이 핵융합 기술을
독점하고 자신들의 무기를 만드는 대신, 전 세계와 공유하며 석유를 대체할 제 2의 에너지원으로. 인류의
희망으로 떠오르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운송능력 부족으로 말라죽어가고 있는 국민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운송수단의 운영에 우선 투입했다면 어땠을까요?
엔클레이브가 황무지인들을 미국인으로서 보호하고, 황무지를 정화하고 다시 미국이 일어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 어땠을까요?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이 폐쇄적인 삶과 기술의 약탈 대신, 황무지를 구원하는
고통스럽지만 고결한 길을 택했다면 어땠을까요?(동부 브라더후드 처럼요)
화려한 에너지 무기 대신 국민들에게 식량을, 파워 아머 대신 주변국들의 숨통을 열리게 해줄 기술 제공을
했더라면.....황무지 생명체의 말살 대신 공존과 정화를 택했다면, 폐쇄와 집착 대신 화해와 평화를 택했다면
.........그랬더라면
어쩌면 폴아웃의 세계는 우리가 아는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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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리그베다 위키/폴아웃 위키/오픈위키/뷔엘위키 기타 폴아웃에 관련된 사이트나 매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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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선택이시지만 덧글은 필수입니다^^
폴아웃 인원 좀 늘어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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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링크
1편-세상이 갈라지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992137
2편-모든 것을 끝낼 전쟁
http://toda
yhumor.com/?bestofbest_190860
3편-엔클레이브
http://todayhumor.com/?humorbest_994283
4편-슈퍼 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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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브라더후드 오브 스틸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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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뉴 캘리포니아 공화국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06874
7편-묵시록의 추종자.시저의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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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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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에버그린 밀즈 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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